ESG 북, 2017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5년간 투자 성과 비교·분석
기업지배구조 우수한 기업 비중 높은 펀드가 가장 뛰어난 성적 보여

[ESG경제=이진원 기자] ESG(환경·사회·거버넌스) 점수가 높은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주식형 펀드가 지난 5년간 글로벌 증시에서 벤치마크(비교대상 펀드)의 수익률을 상회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가능성 데이터 회사인 ESG 북(ESG Book)의 분석 결과다.
다만 ESG 구성요소별로 운용성과에는 편차가 있었다. 지배구조 점수가 높은 기업이 편입된 펀드들의 성과가 가장 좋았고, 사회와 환경 우수 기업들이 편입된 펀드들의 성과는 여기에 못미쳤다.
ESG 북은 평균 60~85개 종목이 포함된 모델 포트폴리오들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분석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시가총액이 낮고 일 주식 거래량이 적은 기업들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ESG 북이 로이터와 공유한 이번 분석 결과는 ESG 펀드로 수조 달러가 유입되면서 ESG 요소가 펀드 수익률에 실제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ESG 북이 2017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5년간의 성과를 분석해본 결과, ESG 선두기업들 편입 비중이 높은 유럽 주식 모델 포트폴리오의 연평균 수익률이 '가중치를 두지 않은(unweighted)' 벤치마크보다 1.59% 높아 지역별로 가장 좋은 성과를 나타냈다.
비슷하게 구성된 아·태 지역 기업 포트폴리오는 벤치마크 대비 연평균 1.02% 수익률이 높았고, 북미와 글로벌 포트폴리오는 각각 0.17%, 0.13%의 초과 수익률을 기록했다.
<ESG 기업 중심 포트폴리오 대 벤치마크>

ESG 북은 기업의 지속가능성 데이터를 보다 투명하고 비교할 수 있게 만들자는 목적으로 HSBC, 도이체방크, 스위스 리 등의 후원하에 2021년 12월에 출범했다.
장기적으로 ESG 투자 성과가 더 양호
올해 기술주 침체와 에너지주 상승으로 인해 많은 ESG 주식형 펀드의 실적이 저조하자, ESG 투자자들은 시련의 시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ESG 북의 이번 분석 결과는 ESG 요소가 장기간에 걸쳐 여전히 평균 이상의 견조한 실적을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ESG 북의 ESG 리서치 및 지속가능 투자 담당 책임자인 토드 브릿지는 로이터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지역 별로 큰 편차없이 글로벌 증시 전반에 걸쳐 ESG 투자 성과가 더 높다”라고 말했다.
ESG 북이 ESG의 3대 구성요소인 환경, 사회,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각각의 모델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을 때 포트폴리오 간 운용성과에 차이가 있었다.
예를 들어, 기업지배구조 점수가 높은 기업 비중을 높게 구성한 포트폴리오는 ESG 북이 분석한 4개 지역 전체에서 벤치마크를 크게 앞서는 운용성과 냈다. 유럽에서는 연평균 수익률이 벤치마크 대비 최대 2.17%가 더 높았다.
이에 대해 브리지는 “이것은 시장이 거버넌스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이를 가치 창출기회로 보고 있다는 신호”라며 "거버넌스가 좋은 기업은 ESG의 실행력이 뛰어나 환경과 사회 부문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지배구조 점수 높은 기업 포트폴리오 대 벤치마크>

반면에 사회 점수가 높은 기업 비중이 높은 북미와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경우 실적이 벤치마크보다 저조했지만, 아·태 지역과 유럽에서는 벤치마크를 웃도는 성과를 달성했다.
<사회 점수 높은 기업 포트폴리오 대 벤치마크>

또 ESG 북이 환경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준 기업은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제외한 모든 지역 포트폴리오에서 초과 수익률을 달성했다. 반면에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경우 신흥시장에서의 부진 때문에 벤치마크보다 연평균 수익률이 0.82%가 낮았다.
다니엘 클리어 ESG 북 CEO는 “기업들이 기후 관련 위험을 측정하고 줄이려고 하기 때문에 환경적 요인의 가치에 대한 공감대가 점차 더 크게 형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 점수 높은 기업 포트폴리오 대 벤치마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