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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타스틸, 영국 정부에 거액의 탈탄소 보조금 요구...제철소 폐쇄 위협

  • 기자명 김민정 기자
  • 입력 2022.08.02 17:49
  • 수정 2022.08.02 2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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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탄소화 투자 자금 30억 파운드 중 절반 보조 요구
노동조합 "정부와 산업계 전략적 파트너십 필요"

인도 철강기업 타타스틸이 공장의 탈탄소화를 위해 영국 정부에 보조금 2조4천억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사진=Tata Steel uk
인도 철강기업 타타스틸이 공장의 탈탄소화를 위해 영국 정부에 보조금 2조4천억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사진=Tata Steel uk

[ESG경제=김민정 기자] 철강제조기업 타타스틸(Tata Steel)이 영국 정부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보조금으로 향후 12개월 동안 약 15억파운드(한화 2조4000억)를 지급하지 않으면 영국 내 제철소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파이낸셜 타임즈(FT) 등 외신은 "타타스틸이 탈탄소화를 위한 사업으로 약 30억 파운드(한화 5조)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으며, 금액의 절반을 영국 정부로부터 보조금 형태로 지원 받기를 희망한다"고 보도했다.

현재의 철강 공정은 철광석을 녹이고 산소를 제거하기 위해 코크스 석탄을 사용하기 때문에 탄소 집약도가 높다.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섭씨 1000도 이상의 고로를 가열하려면 에너지도 많이 필요하다.

타타스틸은 영국 내 탈탄소화 사업을 위해 웨일스 지방의 포트 탤벗에서 운영 중인 용광로 2개를 폐쇄하고, 대신 탄소 집약도가 낮은 전기로 2개를 건설할 계획이다. 전기로는 고철을 재활용하며 고로보다 탄소 집약도가 낮아 탈탄소화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회사는 포트 탤버트에 있는 철강 제조 공장에서 약 4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이는 영국에서 가장 큰 산업 그룹 중 하나로 꼽히지만, 수익성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타 그룹의 전 전략책임자인 니르말야 쿠마는 BBC 웨일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포트 탤벗 공장은 지난 15년 동안 수익성이 거의 없었다”며, “2016년 타타를 그만두기 전, 회사는 하루 100만 파운드(한화 약 16억)의 손실을 보고 있었다”고 밝혔다.

나타라잔 찬드라세카란(Natarajan Chandrasekaran) 타타그룹 회장은 "친환경적인 철강 제조 공장으로 전환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함께 원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는 정부의 재정적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영국, 2035년 철강산업 탄소중립 필요

영국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높은 목표를 설정해 둔 상태다. 영국에서 제조되는 철강의 약 80%는 웨일즈의 포트 탤벗 공장과 스컨소프에 있는 또 다른 영국 철강기업인 브리티시 스틸 공장에서 조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국이 2050년 탄소중립 약속을 지키려면 철강 산업의 탈탄소화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영국 정부 자문기구인 기후변화위원회(Climate Change Committee)는 2035년까지 철강 분야의 탈탄소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타타의 영국제철소 경영진은 탈탄소 계획에 대해 정부와 협의해 왔지만,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져있다.

타타그룹 회장은 "탈탄소화를 위해 정부와 지난 2년간 논의해 왔으며, 앞으로 12개월 안에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 정부 지원이 불가하다면 우리는 공장 폐쇄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의견을 밝혔다.

영국 정부는 "철강은 영국 경제의 모든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타타는 영국에서 중요한 철강 생산자이자 중요한 고용주"라고 했다.

하지만 타타가 요구하는 보조금이 영국정부가 이 분야에 할당한 금액보다 크기 때문에 협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영국정부가 제공하는 탈탄소화 기금에는 2억8900만파운드(약 4582억원)의 산업에너지 전환기금과 에너지 효율, 탈탄소 인프라와 연구 개발을 위한 10억파운드(약 1조5857억원)의 기금이 있다.

지역사회 노동자들은 타타의 발표에 반발하고 있다. 철강노동조합 대변인은 "타타의 이번 발표는 노조와의 어떠한 협의도 없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원 샬롯 차일즈는 "정부와 산업계 간의 전략에 대한 파트너십, 산업 파트너십이 없다면 철강 산업뿐만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서 변화를 만들 수 없을 것“이라며, ”영국 철강은 국가의 산업 기반 시설의 중요한 부분이자 국가 안보의 중심인 만큼 정부의 신속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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