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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위기로 효율 개선 급물살

  • 기자명 이진원 기자
  • 입력 2022.12.05 11:06
  • 수정 2022.12.06 0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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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A “정부·소비자, 에너지 효율화에 매진”
에너지 효율 개선율 2%, 투자액 16% 급증

올해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효율 제고에 속도가 붙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올해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효율 제고에 속도가 붙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ESG경제=이진원 기자]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각국 정부와 소비자들이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한 활동과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펼쳤다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진단했다.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에너지 가격이 고공 행진을 하자 최근 몇 년 동안 진척이 없던 에너지 효율 제고 노력에 속도가 붙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각국 정부는 에너지 절감 정책과 에너지 절약 운동을 전보다 적극적으로 펼쳤다.

IEA가 2일(현지시간) 발표한 ‘에너지 효율 2022(Energy Efficiency 2022)’ 보고서에 따르면 건물 리노베이션이나 대중교통 및 전기차 인프라 구축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올해 전 세계 투자액이 지난해 대비 16% 급증해 5600억 달러(약 72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IEA는 “이번 집계치는 올해 글로벌 경제가 전년 대비  2% 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는 지난 2년에 비해서 4배 가까이, 그리고 지난 5년에 비해선 2배 가까이 개선된 수준이다.

<에너지 효율 개선율 추이·전망>

출처: IEA '에너지 효율 2022' 보고서 
출처: IEA '에너지 효율 2022' 보고서 

"올해는 에너지 효율화의 중대 전환점" 

IEA는 또 “향후 수년 동안 현재와 같은 속도로 에너지 효율 제고 활동이 진행된다면 올해가 에너지 효율 면에서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면서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EA 분석을 살펴보면, 2000년 이후 취해진 에너지 효율화 조치 덕에 IEA 회원국들은 올해 6800억 달러의 에너지 비용을 추가로 아긴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올해 전체 에너지 지출의 약 15%에 해당하는 액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심해지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거라는 우려가 커지자 각국은 에너지 효율 제고를 위해 올해 발벗고 나섰다.

IEA  "에너지 위기 극복에 소비효율 제고는 필수" 

파티 비롤(Faith Biron) IEA 사무총장은 “1970년대 오일 쇼크가 일어나자 각국 정부가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박차를 가하면서 자동차, 가전제품, 건물의 에너지 효율성이 크게 개선됐다”면서 “지금 같은 에너지 위기 때 우리는 또다시 정부들이 에너지 효율 제고를 최우선 정책으로 삼고 있다고 파악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에너지 효율은 작금의 위기 극복에 필수적이며 에너지 가격 적정성, 에너지 안보, 기후변화 등의 도전을 해결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에너지 효율화 노력은 전례없이 저조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하락▲이동제한 조치에 따른  자동차 판매 감소 ▲스마트미터기 보급 둔화 ▲코로나19 경기부양책 중 에너지 효율 개선 정책 부족 등이 원인이었다. 이런 탓에 2020년과 2021년의 에너지 효율 개선율은 약 0.5% 정도에 불과했다.

사실 에너지 효율 개선 속도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이미 둔화 조짐을 보였다. 지난 10년을 기준으로 상반기 5년 동안의 전 세계 에너지 효율 개선율은 2% 정도였지만, 하반기 5년 동안의 개선율은 1.3%로 급락했다. 이에 대해 IEA는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 시나리오를 준수하려면 2020년대의 10년 동안 에너지 효율 개선율이 매년 평균 4% 정도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각국 정부가 에너지 효율 제고 주도해야" 

전 세계에서 팔리는 차량 8대 중 1대는 전기차고, 올해 유럽에서만 열에너지를 아껴주는 열펌프(heat pump)가 2019년 대비 두 배인 300만개가 팔렸다. 이처럼 운송수단과 난방 분야에서 고무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IEA는 진단했다.

IEA는 또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이나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는 노력, 친환경 전환 가속화를 겨냥한 유럽연합의 리파워EU(RePowerEU) 계획, 일본의 녹색전환 프로그램(Green Transformation Programme) 등 에너지 절감과 관련 투자증대를 위한 주요국 정책들이 향후 수년간 건물, 자동차, 산업계의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수천억 달러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낙관했다. 

다만  IEA는 “이러한 투자와 정책들이 선진국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어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서의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커지고 있지만 에너지 효율 개선 논의는 부진한 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19일 보고서에서 "수출 둔화가 눈에 띄는 가운데  에너지 가격은 높은 수준을 이어가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흔들리고 있다"며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한 노력을 정부와 기업, 소비자가 동시에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눈에 띄는 에너지 효율화 정책은 아직까지 나오고 있지 않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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