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500대 기업 설문, 최고경영진 ESG 관심도 66%.
개념과 평가방식 여전히 혼란스러워

[ESG경제=김도산 기자] ESG경영에 나서는 국내 기업 경영진의 솔직한 입장이 나왔다. ESG경영을 하는 이유를 묻자 ▶기업 이미지 제고와 ▶국내외 수익 제고와 직결되기 때문이란 답이 가장 많았다.
ESG경영을 표방하지 않으면 환경과 사회책임이란 시대정신에 뒤떨어지는 것으로 비출까 걱정되기 때문이란 얘기다. 그렇게 ESG경영을 해야 국내외 시장에서 수익도 커질 것이란 기대도 깔려있다.
국내 기업의 경영진은 또한 ESG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지만, 그 개념과 평가 방식이 분명치 않아 혼란스럽다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5일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ESG 준비실태 및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ESG에 대한 최고경영진의 관심도는 66.3%(매우 높다 36.6%, 다소 높다 29.7%)로 높게 나타났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석유화학·제품, 철강, 반도체, 일반기계·선박, 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 건설, 숙박·음식업 등의 순으로 관심이 높았다. 탄소배출이 많은 업종이 높은 관심도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SG경영이 필요한 이유로는 ▶기업 이미지 제고 목적 43.2% ▶국내외 수익에 직결되기 때문 20.8% ▶ESG 규제 부담 때문 18.0% ▶투자자 관리를 위해 15.3% 순이었다. 전체적으로 ESG에 대해 실용적으로 접근해 장기적으로 기업 수익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셈이다.
ESG 관련 전략 수립에 애로요인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29.7%가 'ESG의 모호한 범위와 개념'을 꼽았다. 이어 자사 사업과 낮은 연관성(19.8%), 기관마다 상이한 ESG 평가방식(17.8%), 추가비용 초래(17.8%), 지나치게 빠른 ESG 규제도입 속도(11.9%) 등을 꼽았다.
ESG 경영의 구체적인 연간목표 수립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31.7%가 '수립했다', 39.6%는 '계획이 있다'고 응답해 열 곳 중 일곱 곳이 ESG경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반도체, 석유화학 업종은 모든 응답 기업이 ESG를 실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ESG 위원회 설치 여부에 대해서는 45.5%가 설치(17.8%)했거나 할 예정(27.7%)이라고 답했다. 위원회 구성원의 경력은 전직 기업인(24.1%), 회계 전문가(20.7%), 교수(13.8%), 전직 관료(6.9%) 순이었다.
별도 ESG 전담조직을 묻는 질문에는 절반가량인 53.5%가 이미 마련(23.8%)했거나 마련할 계획이 있다(29.7%)고 답했다. 다만 관련 전문인력 채용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8.9%만 ‘그렇다’고 답했다.

ESG에 따른 매출액 증감 전망치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차이 없다'는 응답이 33.7%, '0~5% 증가' 25.7%, '5%~10% 증가' 17.9% 순으로 응답해 기업 열 곳 중 네 곳 가량은 10% 이내의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았다.
전경련은 "다만 ESG 경영을 추진하면서 관련 투자 등 추가적인 비용 소요가 불가피한 관계로 수익에 대한 효과는 매출 증대 전망과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과 관련한 준비 정도를 묻는 질문에는 보통이다(37.6%), 비교적 잘 준비됐다(21.8%), 잘 모르겠다(17.8%), 미흡하다(12.9%), 매우 미흡하다(6.9%), 매우 잘 준비됐다(3.0%) 순으로 응답했다.
업종별로 철강, 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는 비교적 잘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나, 석유화학·제품, 숙박·음식업, 일반기계·선박 업종 등에서는 준비가 미흡한 편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번 조사는 전경련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기업은 101곳이며 응답률은 20.2%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