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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사람들] 코끼리공장, 장난감 자원순환 협업 10년

  • 기자명 이가은
  • 입력 2023.02.19 10:34
  • 수정 2023.02.2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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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우리동네ESG센터 개소…상생협력의 모범 사례
민관과 기업의 시너지로 버려지는 장난감 자원순환

이채진 코끼리공장 대표.폐 장난감으로 만든 작품이 인상적이다.  사진=이가은
이채진 코끼리공장 대표. 배경 작품도 폐 장난감으로 만든 것이다. 사진=이가은

[ESG경제=이가은 기자] ESG경영이 대기업, 공기업, 스타트업 등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해관계자들과의 유기적 협력은 지속가능한 ESG경영 실천의 중점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작년 12월 부산에 문을 연  ‘우리동네ESG센터’가 그런 상생협력의 좋은 사례다. 부산광역시,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이마트,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남부발전, 부산도시공사, 롯데케미칼, 코끼리공장이 함께한 ESG센터는 수거한 폐플라스틱을 새활용(리사이클)하여 지역주민에게 되돌려주고, 환경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자원순환센터’로, 지역민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공실 상가의 활용 △노인 일자리 창출 △플라스틱 자원 재순환 측면에서의 성과가 기대된다. 사업에 참여한 협력사는 공간, 인력, 콘텐츠, 자금, 기술, 교육, 운영 지원 등 각자의 역할에 힘쓴다.

코끼리공장 이채진 대표를 만나, 폐플라스틱의 새활용과 어린이 환경 교육 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코끼리 공장은 장난감 자원 순환하는 기업입니다. 가정 또는 회사,기관에서 쓰지 않거나 고장 난 장난감을 수거하여 수리한 후, 소외계층 아동과 해외 난민에게 나눠주는 일을 합니다. 재사용이 어려운 장난감은 분해하여 재생소재로 만드는 폐기물 처리업도 함께 합니다. 봉사단체로 시작하여 어느 덧 10년이 되었습니다.” 회사를 창업한 이 대표의 말이다.

폐 장난감의 새활용 제품 '브릭'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는 문준필 환경교육 교사. 사진=이가은
폐 장난감의 새활용 제품 '브릭'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는 문준필 환경교육 교사. 사진=이가은

◇상생 협력은 공동의 목표, 방향, 역할 뚜렷해야

아동학을 전공하고, 어린이집 운영 경력이 있는 이 대표는 아동의 교육과 복지에 관심이 많다. 보건복지부 산하기관 육아지원센터에서 장난감 대여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장난감 수리의 어려움을 느껴 장난감 무료수리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코끼리 공장의 시작이다. 

울산을 거점으로 △아이, 부모, 기관의 장난감 수거 및 수리 △장난감 수요처 기부 △기부가 어려운 장난감의 새활용 △환경교육 및 체험을 3년째 운영한다. 작년 한 해 1만3000명이 방문할 정도로 시민 참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꾸준히 지속하기에는 행정적, 정책적 측면의 아쉬움이 적잖았다.

“부산 우리동네ESG센터는 지자체, 대기업, 공기업, 민간기업 등 이해관계자들이 공동의 목표와 방향을 도출한 후 △100평의 공실 공간활용△390명의 노인 인력 △자원순환을 위한 기술력 △운영 자금확보 △장난감 새활용 제품화 등 프로젝트 활성화에 필요한 요소들을 지원합니다. 상생 협력의 좋은 선례가 될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난감 순환실에서 새활용을 기다리는 수거 장난감들. 사진=이가은
장난감 순환실에서 새활용을 기다리는 수거 장난감들. 사진=이가은

◇버려진 장난감 자원순환 효과 커…수급 과정은 힘들어

어린이집은 매년 주기적으로 장난감을 폐기하고 새로운 장난감으로 교체한다. 폐기된 장난감 금액은 100만원 정도에서 수천 만원에 달한다. 코끼리공장은 장난감이 쉽게 버려지는 사회적 문제, 장난감을 구하기 힘든 소외계층에 주목했다.

수거한 장난감 중 70%에 해당하는 정상 제품을 수리하거나 세척하여 필요한 기관에 나눠 준다. 특히 좋은 교구(학습 도구) 구비 예산이 상대적으로 적은 민간과 가정 어린이집, 지역아동, 복지부 산하 드림스타트(저소득층 가정,다문화 가정 지원 사업)에 집중적으로 제공한다. 나머지 30%는 장난감의 플라스틱과 부속품을 분리한 후, 플라스틱만 별도로 울산 공장에서 재생소재로 바뀐다. 재생소재는 브릭, 의류 등의 새활용에 사용된다. 

“필요한 곳에 장난감이 제공되면 전체 기관의 보육의 질을 향상시킵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복지 예산과 폐기물 예산의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코끼리공장은 한 해 평균 300톤을 수거합니다. 폐 장난감 1톤 당 폐기비용이 약 50만원임을 감안하면 1만톤만 해도 한 해 500억원 비용을 절감하는 셈이니 경제적 가치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장난감 수급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한 해 약 4만 개 장난감이 어린이를 만납니다. 일부 물량은 몽골, 라오스, 탄자니아 등 외국 난민에게도 전달됩니다. 장난감을 공급하고 싶어하는 곳은 많지만 장난감을 수거하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쉽지 않기 때문이죠. 장난감을 대량 수거하려면 수거관리플랫폼, 차량, 인력 등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행정과 인력은 준비되었지만 차량과 운영과 자본이 부족하여 수거량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관계 기관과 기업의 참여가 절실합니다.” 

수거한 장난감은 세부 부품까지 모두 분해한 뒤 재생 소재로 만든다. 사진=이가은
수거한 장난감은 세부 부품까지 모두 분해한 뒤 재생 소재로 만든다. 사진=이가은

◇환경문제 해결도 협업으로…사회적 가치 창출도 함께

장난감은 다양한 플라스틱 소재와 부속물이 섞여 있어 재활용이 까다롭다. 특히 플라스틱 소재마다 녹는점이 달라 재생 가능한 원료로 만드는 것이 어렵다. 코끼리공장은 플라스틱 소재의 분자를 분석하여 선별하는 기술 및 설비를 갖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공동 개발한 이 설비는 좋은 품질의 재생 원료를 확보하는데 용이하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 공간, 차량, 자금 등을 지원해줍니다. 덕분에 사업 진행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을 해결하고, 다양한 환경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환경적 가치에 대한 진정성이 인상적입니다. 탄소중립, 새활용에 대한 정보 공유와 피드백 또한 함께 성장하는 바탕이 되었습니다.” 

현대차그룹과 함께 만든 사회적협동조합 ‘그린무브공작소’를 통해 수도권 지역 아동기관의 폐 장난감 순환과 환경교육을 한다.  

이 대표의 포부다.  “장난감 소재와 디자인의 통일화 전략입니다. 장난감 회사와 협업하여 장난감의 설계 단계부터 참여하거나 자체 개발한 장난감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소재를 통일해야 재활용이 용이하고, 고 품질 재생 원료의 장난감 재생산이 가능합니다. 환경적, 경제적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해 보고 싶습니다.” 

환경 도슨트 어르신 직원들과 이채진 대표. (왼쪽부터 문준필, 김종연 대리, 이채진 대표, 김정주, 모건상, 심용우 님). 사진=이가은
환경 도슨트 어르신 직원들과 이채진 대표. (왼쪽부터 문준필, 김종연 대리, 이채진 대표, 김정주, 모건상, 심용우 님). 사진=이가은

코끼리공장은 사회적 가치 활동에도 힘을 쏟는다. 현재 인력은 30여명으로 직원의 대부분은 지역의 학교 밖 또는 장애인 청년을 고용했다. 작년 1000명의 자원봉사자의 참여도 눈에 띈다. 올해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관계 부서와의 프로젝트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자원순환센터 지점을 늘려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지역민, 지역 복지관, 청년, 퇴직자, 노인들이 직접 센터를 운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고자 합니다. 지역 아동 센터 대상 무료 환경 교육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장난감이 새활용 되는 과정을 체험함으로써 환경에 대한 인식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하고 싶습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코끼리공장이 ESG를 성공적으로 실행하려믄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환경과 사회는 혼자서 절대 바꿀 수 없습니다. 모든 이해관계자의 협력이 있어야 이슈를 해결하고 환경적,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힘을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각자의 역량의 힘을 모아 주기를 바랍니다” 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장난감 순환을 통해 ‘아이들의 행복’, ‘환경보호’, ‘지역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는 코끼리 공장을 전국에서 만나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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