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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의 이해] ESG가 헷갈린다는 기업들에 정용진 부회장이 답하다

  • 기자명 김광기 기자
  • 입력 2021.04.16 16:55
  • 수정 2021.07.18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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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각자 처한 상황에서 작은 실천을 모아가는 것"
ESG 경영과 평가에 정답은 없어. 최선의 실천 방법은 직원들이 더 잘 알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14일 서울 성수동 이마트 주변 길거리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14일 서울 성수동 이마트 주변 길거리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다.

[ESG경제=김광기 기자] “ESG에 대한 관심은 높다(66.3%). 그러나 개념에 모호하고(29.7%), 기관마다 평가방식이 달라(17.8%) 헷갈린다.” (전경련 국내 500대 기업 CEO 설문 조사)

국내에 ESG경영 열풍이 불고 있지만, 정작 이를 실행해야할 기업 리더 중 절반은 뭐가 뭔지 종잡기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이에 대해 명쾌한 답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으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그는 14일 SNS를 통해 “ESG 경영은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게 아니라 (각가 처한 상황에서) 작은 실천을 모으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이날 서울 성수동 이마트 주변 길거리에서 평상복 차림으로 약 1시간동안 쓰레기를 주운 뒤 SNS에 이런 글을 남겼다. 이날 그의 등장은 지구의날(22일)을 맞아 조깅하며 환경보호도 하는 '플로깅'(Plogging ; 줍다(Pick up)와 조깅(Jogging)의 합성어)에 동참하면서다.

정 부회장의 말대로 신세계그룹의 ESG경영은 거창하지도 요란하지도 않으면서 작은 실천을 모아가기 과정이다. 이마트 등에서 고객이 용기를 가져오면 화장품이나 세제 등 내용물만 싸게 판매하는 ’리필형 매장‘을 운영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신세계그룹은 일상적 생산과 유통, 임직원의 생활 속에서 플라스틱과 에너지 소비,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한다.

ESG경영의 답은 바로 자기 회사안에

ESG경영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높아지자 컨설팅회사와 법무법인, ESG평가회사, 교육회사, 일부 미디어 등이 바람몰이를 하고 있다. "ESG경영의 답을 찾아드리고, 높은 평가를 받게 해드리고, 우수기업 상도 드리겠다"고 한다.

남들이 ESG경영을 한다는데 우리도 안하면 시대에 뒤쳐지는 듯하고, 환경과 사회문제도 도외시하는 것처럼 비춰질까 고민하는 기업이 적지않은 게 사실이다. 스스로 필요성을 절감해서라기 보다는 체면치레용 ESG인 셈이다. 평소 깊이 생각해 보지 않은 이슈이다 보니, 그 개념이 잘 와닿지 않는 건 당연하다.

그래서 쉽게 어디선가 정답을 찾고자 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그들을 대상으로 한 큰 장이 서고 있는 상황이다. 여건이 되면 주변의 조언을 받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ESG경영에 모범 답안이 없다는 사실은 알아야 한다. 컨설팅이나 평가는 어디까지나 참고용일 뿐이고, 답은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친환경ㆍ사회책임 활동과 지배구조는 기업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우리가 착하게 살자고 마음 먹어도 그 실행은 끝이 없고 다양하듯이, '착한 기업'이 되는데도 정답은 없다. 하루하루 작은 실천들을 축적해 나가다 보면 저절로 착한 기업에 근접해 가고, 좋은 평가를 받게 마련이다.

가야할 길, 실천 항목은 사실 내부 조직원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우리 회사 제품의 생산 전 과정을 한번 펼쳐보자. 원재료의 구입과 가공, 완제품의 생산과 포장, 배송과 판매, 폐기물 회수와 재활용 등 전 과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말이다. 

수입 원재료가 환경파괴나 아동 노동착취를 통해 만들어졌는지 구매부서 직원들은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은 얼마나 되며, 에너지와 물은 얼마나 쓰는지를 꿰뚫고 있는 것도 우리 직원들이다. 제품 판매 과정에서 플라스틱과 비닐 포장재가 얼마나 쓰이고, 폐기된 제품의 회수ㆍ재활용에 회사가 얼마나 책임지고 있는지도 직원들은 안다.

생산ㆍ유통 전 과정에서의 안전과 보건, 인권침해, 관계사에 대한 갑질, 비정규직 홀대 등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사회가 주주들을 대신해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하며 경영진을 견제ㆍ감시하고 있는지도 임직원이 더 잘 안다.   

외부 ESG평가기관들이 무슨 대단한 일을 하는 것 같지만, 사실 우리 회사가 만든 과거 데이터를 수집해 점수화하는데 불과하다. 그 데이터의 정확한 의미는 평가기관보다 우리 회사 임직원들이 더 잘 안다. 그러니 평가기관들의 ESG 점수와 등급에 일희일비할 것도 없다. 그저 '저렇게도 볼 수도 있구나' 하며 참고하고, 더 좋은 기초 데이터가 나오도록 ESG경영에 충실하면 그만이다. 

종교활동과 비슷한 ESG경영

ESG경영은 어찌보면 종교활동과 비슷하다. 종교활동을 한다고 선한 사람이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다.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고 반성하며 선하게 살고자 노력하는 과정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외부 기관이 주는 ESG 평가등급에 연연하는 것은 종교에서 면죄부를 얻고자하는 사람들의 심리와 비슷할 수도 있다. 내 안에 신이 있다는 마음으로 선하게 살아가는 게 참 신앙이듯이, 환경과 사회에 대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책임감을 갖고 차근차근 실천해 나가는 게 바로 ESG경영인 것이다. 

우리 회사가 ESG경영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지 고민에 된다면 컨설팅회사나 로펌을 찾기 전에, 직원들과 진솔하게 대화해 보자. 답은 직원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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