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기업 vs 갑질기업 이미지로 대비.

[ESG경제=조윤성 선임에디터] 식품업계의 라이벌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이 ESG경영 성과에 따라 실적과 주가에서 희비의 쌍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른바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 이후 남양유업은 8년 동안 시가총액이 3분의 1 토막으로 떨어진 반면 사회책임 활동을 꾸준히 펼쳐온 매일유업은 시가총액이 40%이상 성장했다. 실적에서도 남양유업이 9489억원의 매출을 기록한데 반해 매일유업은 1조6461억 원으로 크게 앞질렀다.
18일 한국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종가 기준 남양유업의 보통주와 우선주를 더한 시가총액은 2619억원으로 마감됐다.
남양유업은 지난 8년여 간 시가총액이 4600억 원 가까이 줄었다. 2012년 당시 7209억 원 보다 63.7%나 감소한 규모다. 주가도 같은 기간 94만2000원(2012년 12월 28일 종가)에서 32만 6500원(16일 현재)으로 65.3%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실적에서는 2012년 당시 637억 원 흑자에서 771억 원 손실로, 610억 원 순이익에서 535억 원 순손실로 추락했다.

반면 경쟁사인 매일유업은 2012년 말 시가총액 4188억 원에서 16일 현재 6000여억 원으로 43.3% 증가했다. 2017년 매일유업과 분할된 지주회사 매일홀딩스 시가총액까지 더하면 매일유업의 시가총액은 1.75배로 불어난 규모다.
영업실적에서도 매일유업은 865억 원 흑자를 기록해 남양유업을 크게 앞섰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 갑질’ 논란 이후에도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는 논란이 끊임없이 터져나왔다. 특히 작년에는 홍원식 회장 등이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매일유업을 비방하는 글을 올리도록 한 것이 수사결과 드러나 홍 회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가 검찰에 기소되는 굴욕을 겪었다.
반면 매일유업은 김선희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ESG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대표를 중심으로 매일유업은 기존 PET 패키지로 판매하던 상하목장 유기농우유와 저온살균 슬로우밀크를 종이 소재 ‘후레쉬팩’ 패키지로 변경했고 엔요100 요구르트 제품에서 빨대를 제거하는 등 친환경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매일유업은 친환경 기반 지속가능 경영을 적극적으로 펼쳐왔다. 기존 PET 패키지로 판매하던 상하목장 유기농우유와 저온살균 슬로우밀크를 2019년부터 차례대로 종이소재 ‘후레쉬팩’ 패키지로 변경했고, 지난해 엔요100 요구르트 제품에서 빨대까지 제거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김선희 대표는 올해 ㈜SK의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기업 ESG 등급 평가 결과 남양유업의 작년 기준 ESG 통합등급은 '보통' 수준인 B로 나타났다. 남양유업의 ESG 등급은 사회책임 B+, 지배구조 B+ 등의 등급을 받았지만 환경부문에서는 낙제수준인 C등급을 받아들었다.
남양유업은 최근 ESG 추진위원회를 출범하며 친환경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광범 대표이사를 주축으로 생산, 마케팅, 홍보 등 총 10개팀 인원들로 ESG 추진 위원회가 구성돼 있다. 앞으로 '친환경 그린(Green) 경영' 추진과 함께 취약계층을 위한 기존 사회 공헌 활동들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매일유업은 작년 기준 ESG통합 등급이 ‘보통 이상’ 수준인 B+로 나타났다. 매일유업은 ESG등급 각 등급에서 고르게 B+를 받았다.
매일유업은 무엇보다도 김 대표가 형성해온 모범적인 지배구조로 주목받는 기업이다. 김선희 대표는 김복용 매일유업 창업주의 조카이자, 김정완 매일홀딩스 대표이사 회장과 사촌지간이다. 그럼에도 회사 지분율은 소수점 이하로 갖고서 경영에 몰두해왔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라는 면에서 모범적인 지배구조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런 지배구조 개선의 의지에 SK그룹이 적임자로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매일유업도 기존 친환경 활동과 사회공헌을 통합하는 ESG위원회 출범을 염두해 두고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종원 한국ESG평가원 대표는 “ESG에서 높은 등급의 기업들이 실적과 주가면에서 우수하다는 것은 글로벌 기업들의 평가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며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간 비교는 동종업계에서 어떤 기업이 착한활동을 활발히 펼쳤는지 수치로 나타나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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