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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리튬 가격 속절없는 추락...원인과 전망은?

  • 기자명 이진원 기자
  • 입력 2023.03.27 16:51
  • 수정 2023.03.28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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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탄산리튬 현물 가격 4개월 새 반토막, 14개월 최저로 추락
중국 전기차 보조금 지급 중단 따른 수요 둔화 가능성 우려
국내 리튬 관련 기업 영향은 아직...일부 관련주는 올해 급등세

2020년 11월 29일 중국 허베이성의 한 리튬 배터리 공장. 작업자들이 배터리 생산품을 검수하고 있다. 신화=연합
2020년 11월 29일 중국 허베이성의 한 리튬 배터리 공장. 작업자들이 배터리 생산품을 검수하고 있다. 신화=연합

[ESG경제=이진원 기자]  늘어난 리튬 생산량을 수요가 따라잡지 못하면서 연내 공급 과잉이 예상되자 중국 내 리튬 가격이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하락세가 더 빨라지고 있다. 국내 리튬 관련주들은 아직 이로 인한 직접적 영향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향후 리튬 가격이 더 하락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닷컴에 따르면 중국에서 거래되는 탄산리튬 현물가격은 지난 24일 기준 14개월 만에 최저인 톤당 27만6500위안(5230만원)까지 내려왔다. 이로써 리튬 가격은 작년 11월 중순 기록한 사상 최고치 톤당 59만7500위안(1.13억원)에 비해  절반 이하로 빠졌다. 지난 네 주 기준으로는 34%가 빠져서 작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석 달 동안의 하락률 22%를 훨씬 상회했다.

출처=트레이딩이코노믹스닷컴
출처=트레이딩이코노믹스닷컴

전기차는 물론이고 휴대폰 같은 각종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배터리에 없어서는 안 될 원재료라는 점에서 ‘백색 금(white gold)’으로 불리며 투자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던 리튬 가격 운명은 불과 몇 달 새 180도 바뀌었다.  

2021년과 2022년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적 전기차 붐이 불면서 리튬 배터리 수요가 급증했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리튬 가격은 2년 가까이 폭등해왔다. 

수급 불균형 정도 따라 가격 급등락

리튬 가격이 불과 몇 달 사이에 반토막이 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거론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해 보면, 먼저 수요 측면에서 재정 부담을 의식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 감축으로 이 나라 전기차 판매량이 작년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정책은 지난 몇 년 동안 중국에서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보조금 덕에 작년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를 통칭하는 일명 ‘신에너지차(NEV)’ 판매량이 전년 대비로 무려 90% 급증했다.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이 2월 들어 되살아나긴 했으나 1월 판매량은 40만8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한 것으로 최근 중국승용차협회(CPCA) 집계 결과 나타나자 전기차 수요 둔화를 둘러싼 우려가 고조됐다.

네덜란드 은행인 ING는 2월 말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중단 결정으로 올해 중국 내 신형 전기차 판매량이 작년에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CATL 리튬 가격 인하+공급 증가도 가격에 부정적

두 번째로는 중국의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이자 리튬 채굴업체인 CATL이 지난달 중순 리튬 가격을 전격 인하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결정이 리튬 가격 하락을 부채질했다는 것이다.

CATL이 니오(Nio)와 지커(Zikr) 등 자국 내 전기차 제조업체에 납품하는 배터리 가격을 인하하자 시장에서는 CATL이 리튬 가격이 추가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해서 이처럼 배터리 가격을 인하한 것으로 판단하면서 리튬 가격 매도세가 가속화했다는 것이다.

공급 측면에서 중국뿐 아니라 호주와 칠레 등 주요 리튬 채굴 국가의 공급 증가 우려도 리튬 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컨설팅 기업인 라이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는 전 세계 시장에서 리튬 부족량이 작년 7만6000톤에서 올해는 2만~3만 톤 정도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판매 회복해야 리튬 가격 반등 기대

전문가들은 향후 리튬 가격의 방향은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동차 가격 인하 경쟁에서 전기차가 승리할 수 있느냐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도 불구하고 내수와 함께 승용차 판매가 본격적으로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배출가스 규제 강화를 앞두고 폭스바겐과 지리(Geely) 등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40개 넘는 브랜드에 대한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재고 정리를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그러자 테슬라를 중심으로 전기차 제조사들도 가격 인하로 맞불을 놓고 있다. 테슬라는 작년 10월에 이어 올해 1월 또다시 자사 전기차 가격을 최대 14%까지 낮췄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를 두고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가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가격 인하 전쟁을 시작했다’란 제하의 기사를 23일자에 내보냈다. “테슬라가 일부 자동차 제조사들을 파산 위협으로 내몰만큼 엄청난 할인을 통해 중국 자동차 시장을 재편할 정도로 강력한 가격인하 경쟁을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CPCA에 따르면 올해 1~2월 승용차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20% 급감했다. 하지만 커진 NEV 관심과 테슬라 가격 인하 덕에 NEV 2월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61%가 급증하며 신차 판매 비중 30%를 넘어섰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피치레이팅스의 양징 중국기업리서치 팀장은 “가격이 낮아진 전기차가 휘발유차에 비해서 훨씬 매력적일 것”이라며 중국 내 전기차 시장 회복을 기대했다.

국내 리튬 관련주들은 영향 無

한편 ESG경제의 결과, 중국의 리튬 가격 폭락이 아직은 국내 리튬 관련주들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리튬 관련주는 포스코홀딩스, 하이드로리튬, 이브이첨단소재, 미래나노텍, 이엔플러스 등이 거론되는데, 이 종목들은 리튬 가격 급락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올해 최대 두 배까지 급등하는 등 하락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작년 27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으나 27일 33만2000원에 마감했다. 리튬 가격 급락에도 불구하고 올해 오히려 20% 정도 오른 것이다. 하이드로리튬 주가도 같은 기간 2만2900원에서 3만250원으로 32%나 올랐다. 이브이첨단소재, 미래나노텍, 이엔플러스의 주가도 올해 두 배 정도 급등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 리튬 가격 급락보다 올해 2차 전지주가 질주한 것이 더 큰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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