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다호 국립 연구소, 전기차 손상 없이 초고속 충전 기술 설계
美 캘리포니아·EU 등, 2035년 가솔린 신차 금지 법안 잇따라 발표

[ESG경제=김민정 기자] 지난 달 미국에서 처음으로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신차 판매를 금지하는 것으로, 가솔린 구동 자동차 중에서는 일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만 판매가 허용될 예정이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나 퀘백 등을 비롯해 유럽 연합 (EU)에서는 지난해 이미 비슷한 금지령을 발표했다. EU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고, 향후 20년 안에 내연기관차를 퇴출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값비싼 차량구입 비용이나 배터리 충전의 불편함 등으로 인해 전기차 구입을 망설이는 경향이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미국 화학 학회에서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소비자들의 불편은 생각보다 빨리 해결될 전망이다.
캐나다 경제전문지 코퍼레이트 나이츠는 최근 “전기차 소유자는 동등한 화석연료 자동차를 운행하면서 10년간 지출하는 비용에 비해 총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포드의 일반 등급의 연료를 사용하는 트럭과 전기차를 비교했을 때, 전기차 소유자는 10년 동안 약 1만2334달러(한화 1700만원)를 아낄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최근 통과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소법에 따르면, 새롭게 전기차를 구매하는 경우 7500달러(한화 1020만원)만큼 연방 세금을 공제해주는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충전기술도 빠르게 발전
전기차 구매의 또 다른 걸림돌인 충전 문제도 곧 해소될 전망이다. 미국 화학 학회는 지난달 22일 아이다호 국립 연구소의 ‘초고속 전기 자동차 충전, 맞춤형 터치’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다양한 유형의 전기 자동차 배터리를 손상 없이 10분 이내에 90%까지 초고속으로 충전할 수 있는 방법이 나왔다.
기존 충전 프로세스에서는 리튬 이온 배터리의 충전 속도를 높이면 배터리가 손상되고,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다호 국립 연구소 연구자들은 기계 학습을 통해 다양한 유형의 배터리가 오랜 사용에 따라 고장이 날 수 있는 특정 조건을 파악했다. 정보를 사용해 배터리 셀에 더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을 최적화시켰다.
해당 보고서를 발표한 연구원 에릭 듀펙 박사는 “전기차 충전을 더 빠르게 하는 것이 소비자들의 전기차에 대한 신뢰도와 구매율을 높이는 첩경”이라며, “향후 전기차 충전은 주유소에서 가솔린을 채우는 것과 비슷한 수준까지 충전속도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초고속 배터리 충전 모델은 새로운 배터리를 설계하는 데 적용될 수 있다. 다만 연구원들은 실제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기까지는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수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현재 테슬라가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출시했지만, 다른 종류의 전기차와 호환되지 않아 실용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테슬라의 슈퍼차지 네트워크는 15분 이내에 최대 200마일(322km) 상당의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앞으로 다른 전기차가 슈퍼차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새 장비를 생산할 계획이다.
한편, 국제 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서 집계한 전 세계 2021년 공용충전기 수는 약 175만개 정도다.
전기차 충전 시장은 향후 연평균 35~37%로 높은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LG전자는 글로벌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이 내년 550억달러(한화 약 70조원)에서 2030년에 3250억달러(한화 약 41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