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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은퇴설계]③ 노후준비의 골든타임 ‘4말5초’ 아세요?

  • 기자명 서명수 기자
  • 입력 2023.05.14 22:59
  • 수정 2023.05.15 15: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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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10년 전 노후설계 골든타임 진입
40대 말~ 50대 초부터 본격 준비해야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노후준비는 은퇴 후 쓰게 될 생활비·여가활동비 등 ‘군자금’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다. 군자금 재원 중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은 강제저축이니 준비하고 말 것도 없고, 나머지 부족한 자금은 저축이나 투자를 통해 채워넣어야 한다. 그럼 노후준비는 언제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은퇴설계에 관한 서적이나 이 분야 전문가들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노후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명이 늘면서 은퇴기간은 점점 길어지고 시장은 종잡을 수 없을 만큼 혼란스러워 재산증식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노후자금을 모을 수단이 마땅치 않으므로 시간을 벌어 복리효과라도 누려보자는 것이다. 이는 최선은 아니라도 차선은 된다.

그러나 노후 준비를 일찍 시작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실제로 30대에 은퇴 계획을 세우고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거의 없지 싶다. 젊은 시절엔 노후보다는 좀 더 현실적인 목표, 즉 결혼이라든가 육아, 내집마련 등에 힘을 쏟을 수 밖에 없다. 당장 생활하기도 바쁜 사람에게 20~30년 뒤 닥칠 은퇴를 대비하라는 것은 한가한 소리다. 결국 ‘나중에 어떻게 되겠지’하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노후준비는 또 다시 뒷전이다.

조기 노후준비, 생애 효용 떨어뜨릴 수도

2021년 주택 구입을 위해 퇴직연금을 중간 정산한 인출자가 3만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54.5%에 달한 사실이 이런 현실을 방증한다. 중도해지를 하지 않더라도 퇴직금을 연금화하지 않고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비율이 95%나 된다. 퇴직연금이 노후대비라는 애초의 취지와 달리 급할 때 꺼내 쓰는 ‘비상금’처럼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퇴직연금 뿐 아니라 개인연금도 도중에 깨는 비율이 절반 가까이 된다고 한다.

노후준비에는 ‘시간 비일관성’이란 것도 작용한다. 지금 당장 실행해야 장기적으로 높은 효용을 얻게 된다는 것을 잘 알지만 현재의 효용을 중시하기 때문에 실행을 뒤로 미루려 한다는 의미다. 이는 국가의 경제정책이 단기적이고 정치적으로 운영될 때 사용하는 용어인데, 우리의 노후준비 행태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노후의 안정된 생활을 꿈꾸면서 준비를 내야겠다고 결심하지만 정작 실행해야 할 때가 되면 망설이거나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실행을 미룬다. 이처럼 ‘미래의 나’보다 ‘현재의 나’를 앞세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이다.

엄밀히 말해 조기 노후준비가 꼭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 은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런 의견이 많다. 노후 준비를 일찍 시작하면 비용이나 효과 측면에서 유리한 건 맞지만 그럴 경우 다른 목표를 희생해야 해 전체 생애 효용이 줄어들 위험이 있다.

젊은 사람이 노후준비에 발목잡혀 사는 것은 한번 뿐인 인생을 너무 삭막하게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노후준비를 하지 말라는 의미는 물론 아니다. 모든 일엔 때가 있듯이 노후준비도 시기를 놓치면 힘들어진다. 말하자면 ‘골든타임’이 있다는 뜻이다.

은퇴 레드존 설계 따라 노후 삶 크게 달라져

골든타임은 의학 용어로 생사를 오가는 환자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을 말한다. 한 예로 2015년 메르스 사태를 들 수 있다. 당시 초동 대응 실패로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한 것처럼, 노후준비도 골든타임을 놓치면 은퇴 이후 삶이 피폐해진다.

나는 ‘퇴직 10년 전’을 그 때로 본다. 나이로 보면 40대 말에서 50대 초, ‘4말5초’다. 이 시기가 되면 머지 않아 퇴직하리란 생각을 이전 어느 때보다 구체적으로 하게 된다. 연금저축 등 세제 혜택을 주는 은퇴상품은 의무납입 기간이 5년 이상이지만 복리효과를 제대로 누리려면 은퇴 10년 전에는 가입하는 게 좋다

이 시기는 보험업계에서 이야기하는 ‘은퇴 레드 존(Retirement Red Zone)’에 해당한다.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할 마지막 기회이자 중요한 시기를 뜻한다. 미식축구에서 상대방에게 득점을 허용할 수 있는 위험 지역 ‘레드 존(Red Zone)’에서 파생했다.

은퇴 레드존은 은퇴 전 10년부터 은퇴 후 5년을 말한다. 미국의 한 보험회사와 미 경제학자들이 수십 년의 은퇴 설계 사례와 경험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다. 은퇴 레드 존은 지출과 소득이 역전되는 기간이며 이 시기의 은퇴설계에 따라 노후의 삶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연금 3층 피라미드

은퇴 5년 전부터 노후 도상훈련을

골든타임에 하는 노후준비는 젊을 때 하는 것보다 더 밀도 있고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시간이 없다고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국민연금으로 쌀을 사고, 퇴직연금으로 반찬을 사고, 개인연금으로 편히 살 생각을 하라."

은퇴설계 전문가들이 연금을 두고 하는 이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노후를 위한 연금 투자는 개인연금으로 완성된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만으로는 원하는 노후가 아닌, 먹고 사는 생활만 가능한 노후가 될 뿐이다. 안락한 여생을 위해서는 개인연금으로 노후 곳간을 차곡차곡 채워나가야 한다.

그래도 모자라면 사는 집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을 연금으로 활용하는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된다. 아울러 은퇴 전에 은행대출금을 청산해 빚을 안고 은퇴생활로 접어드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은퇴 5년 전부터는 소비를 단계적으로 줄이는 은퇴 도상훈련에 들어가도록 하자. 노후에 다가올 소득 절벽의 충격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골든타임 노후준비 5단계 전략

[서명수 ESG경제 칼럼니스트]

                                      서명수 ESG경제 칼럼니스트
                                      서명수 ESG경제 칼럼니스트

서명수는 중앙일보에서 30년 넘게 금융·증권·재테크 분야를 취재ㆍ보도하고 주간 이코노미스트 편집장, 재산리모델링센터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한화투자증권에서 투자분석가로 일하기도 했다. 금융시장, 재테크, 노후준비 등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  <누구나 노후월급 500만원 벌 수 있다> <거꾸로 즐기는 1% 금리(공저)> <2012 행복설계 리포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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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군 2023-05-14 23:30:48
알면서도 깨야하는 사람들은 오죽 하겠습니까.. 지금당장 주거와 자녀양육을 위해 자기자신을 희생하는 가장이 우리나라 가장의 책임감 있는 모습이지요. 내 노후를 위해 자라는 자식들을 행복하게 해주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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