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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에 ‘삐거덕’...초대형 풍력 발전 프로젝트 줄줄이 좌초

  • 기자명 이진원 기자
  • 입력 2023.07.25 17:06
  • 수정 2023.07.26 0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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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비 등 건설단가 상승에 프로젝트 비용 부담 커져
스웨덴 바텐폴, 英 북해 풍력 건설 중단...LG전선에도 불똥
스페인 이베르드롤라, 美와 풍력 전기 판매 계획 취소 합의
덴마크 오스테드는 로드아일랜드 해상 풍력 발전 입찰 탈락

 2013년 9월 20일 美  메인주 캐스틴 앞바다에서 보트 한 척이 이 나라 최초의 부유식 풍력 터빈을 지나고 있다. AP=연합
 2013년 9월 20일 美 메인주 캐스틴 앞바다에서 보트 한 척이 이 나라 최초의 부유식 풍력 터빈을 지나고 있다. AP=연합

[ESG경제=이진원 기자]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커진 비용 부담으로 초대형 해상 풍력 발전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한 주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수십억 달러 상당의 프로젝트들이 좌초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스웨덴 국영 전력회사 바텐폴(Vattenfall AB)이 영국 노퍽주 보레아스(Boreas) 풍력 발전소 건설 계획을 중단하자 한국의 LG전선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바텐폴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올해 반기 실적 발표에서 "어려운 시장 상황으로 인해 영국 해상 풍력 발전 프로젝트인 노퍽주 보레아스 개발을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보레아스 외에 뱅가드(Vanguard) 프로젝트를 포함한 노퍽주에서 진행하는 전체 프로젝트를 위한 최선의 방법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내 한 언론은 LS전선이 보레아스와 뱅가드 풍력 발전 프로젝트에 모두 참여한 가운데 이 회사가 유럽에서 따낸 초고압 케이블 대규모 수주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LS전선은 작년 10월과 12월 바텐폴로부터 2건의 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 수주를 했다. 보레아스 프로젝트(약 2400억원)와 뱅가드 프로젝트(약 4000억원)를 합쳐 총 6400억원 규모라는 것이다.

잇따르는 풍력 발전 프로젝트 취소

블룸버그에 따르면 바텐폴 외에도 스페인 전기 유틸리티 회사인 이베르드롤라(Iberdrola SA)는 美 매사추세츠 연안에서 계획했던 풍력 발전 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판매하기로 한 계약을 취소하기로 금주 합의했다.

또 덴마크의 개발업체 오스테드(Orsted A/S)는 미 로드아일랜드주에 해상 풍력 발전을 공급하는 입찰에서 탈락했다. 로드아일랜드주 주요 전력회사는 비용 상승으로 인해 입찰 제안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 오스테드를 탈락시켰다고 설명했다.

탈(脫) 화석연료 움직임 속에 풍력 같은 재생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지만 자재비 급등에 따라 커진 비용 부담으로 이처럼 해상 풍력 프로젝트가 이처럼 삐걱대고 있다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바텐폴의 풍력 사업 책임자인 헬렌 비스트롬은 블룸버그에 "이러한 프로젝트들에서 나오는 청정에너지가 절실히 필요하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시장 여건이 새로 바뀌면서 프로젝트를 계속하는 게 타당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금주 차질을 빚은 세 프로젝트가 무사히 진행된다면 현재 미국과 유럽 해역에 배치된 전체 해상 풍력 발전기의 11%가 넘는 3.5기가와트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자재비 상승 등에 부담 커져 

해상 풍력 발전 단지는 고층 빌딩보다 더 큰 터빈을 사용하여 바람이 강하고 일관되게 부는 바다 공기에서 전력을 얻는다. 그런데 최근 특히 철강을 비롯한 자재비가 치솟자 터빈 제조업체들은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고, 터빈을 설치하는 데 필요한 특수 선박 같은 다른 주요 서비스 비용도 급등했다는 게 블룸버그의 설명이다. 여기에 금리가 오르면서 업체들은 빚을 내서 사업을 추진하기도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해상 풍력 발전은 탈탄소화 목표 달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해상 풍력 터빈의 크기가 큰 만큼 이는 재생 가능한 전기를 생산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에 속한다.

블룸버그NEF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해상 풍력 발전소의 설치 용량 1메가와트당 태양광 발전소의 3배에 달하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다. 날씨가 흐린 영국에서는 풍력 발전 단지가 비슷한 규모의 태양광 발전 단지보다 5배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한다.

각국 정부가 풍력 발전을 늘리기 위해 애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도까지 미국에 30기가와트의 해상 풍력 발전소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사실상 해상 풍력 발전이라고 할 것도 없는 수준이다.

유럽에서는 영국, 독일, 네덜란드를 포함한 국가들이 연초 역시 2030년도까지 현재 용량의 4배가 넘는 총 120기가와트의 풍력 발전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각국 정부가 이처럼 친환경 목표를 통해 소비자들의 전기료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과연 얼마나 발전 프로젝트를 확대해 나갈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영국의 환경인증 단체인 카본트러스트(Carbon Trust) 해상 풍력 담당 부국장 메간 스미스는 "노퍽주 보레아스 풍력 발전 단지 개발을 중단하겠다는 바텐폴의 발표는 진정한 위기가 시작될 수 있다는 신호”라면서 “정책 당국자들은 다른 개발자와 풍력 발전 단지가 같은 길을 걷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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