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말 글로벌 ESG 펀드 운용액은 2조 달러 육박…3분기 만에 2배로.
국내에서도 6000억 원 넘는 자금이 ESG 펀드로 유입돼

[ESG경제=이진원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지속가능성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로 기록적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글로벌 펀드 정보업체 모닝스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중 전 세계에서 ESG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지난해 1분기 때보다 17% 증가한 1853억달러(약 208조원)를 기록했다.
이로써 글로벌 ESG 펀드 운용액은 1분기 말 현재 1조9840억달러로 불어나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2조달러에 바짝 다가갔다. 지난해 2분기에 1조달러를 넘어선 뒤 3분기 만에 거의 2배로 늘어난 것이다.
모닝스타의 홀스텐 비오이 글로벌 지속가능성 연구 디렉터는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성 투자 수요가 기록적으로 급증한 가운데 올해도 ESG 기업과 관련 자산에 대한 투자 열풍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역별로는 유럽 ESG 펀드로 전체 자금 79%가 몰려
1분기 중 가장 많은 돈이 유입된 ESG 펀드는 △아이셰어스 글로벌 클린 에너지 ETF △아이셰어스 ESG 어웨어 MSCI USA ETF △퍼스트 트러스트 나스닥 클렌 엣지 그린에너지 ETF △아이셰어스 ESG 어웨어 MSCI EAFE ETF △아이셰어스 ESG 어웨어 MSCI EM ETF 등이다.

ESG 투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이미 관심이 커졌지만, 지난해 이상 기후가 극심해지고 미국의 사회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희생자가 늘자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모닝스타는 보고서에서 "지난 1년 동안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기후 위기를 다뤄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했다"면서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투자 기회로 보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들이 신속하게 새로운 위기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고, 혁신적인 상품을 출시하면서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1분기에도 ESG 펀드 169개가 새로 출범해 전 세계 ESG 펀드는 총 4523개로 늘었다고 모닝스타는 집계했다.
국내서도 ESG펀드에 6000억원 신규 유입...주식형펀드 자금이탈과 대조
국내에서도 ESG 투자 열풍이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펀드시장 전반이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달리 ESG 투자 상품으로는 꾸준히 돈이 유입되면서 ESG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실감케 해주고 있다.
모닝스타 자료보다 하루 전에 나온 에프앤가이드 자료에 따르면 27일 기준 올해 ESG 주식형 펀드에는 5430억원이 신규 설정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조1524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614억원이 신규 설정된 ESG 채권형까지 합치면 6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ESG 펀드로 유입됐다.
이 같은 투자자들의 수요에 운용사들도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해 경쟁적인 ESG 상품 출시에 이어 4월 BNK자산운용이 ‘BNK지속가능ESG’ 펀드를 선보이는 등 올해에도 11개 운용 펀드가 신규 설정됐다.
운용사들은 마케팅 측면에서도 ESG를 선도한다는 인식을 구축하고자 비재무적 정보 공시 가이드라인 관련 기구인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전담협의체(TCFD) 가입과 ESG 경영 위원회 설치 등을 적극 알리고 있다.
TCFD는 지난 2015년 12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의 위임을 받은 금융안정위원회(FSD)가 만든 조직이다. 올 3월 기준 78개국 1900개 이상의 기관이 가입하고 있다. 국내는 환경부, 한국거래소 등 34개사가 가입돼 있다.
금융사 중에서는 KB금융지주가 2018년 10월 가입했고. 국내 운용사 중에는 KB자산운용과 안다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이 가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