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퐁 주총, 플라스틱 관련 환경오염 보고 안건 81% 찬성
ESG 경영 요구에 '화이트바이오산업' 성과 기대감
국내 기업들도 관련 산업 투자 확대

[ESG경제= 김민정 기자]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4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화학기업 중 하나인 듀퐁의 주주총회에서 플라스틱 관련 환경오염 보고 안건에 투자자 81%가 찬성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듀퐁 주총에서는 회사가 매년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을 방출하는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환경오염 관련 정책의 효과를 평가하는 보고서가 필요하다는 안건이 상정됐다. 해당 안건에 대해 주주들 중 약 81%가 찬성했다.
투자자들은 또한 직원의 다양성에 대한 데이터를 게시하라는 안건도 상정했다. 해당 안건에는 투자자 총 84%가 찬성하면서 ESG 경영 요구에 대한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듀퐁이 규제보고서에 따라 친환경 산업에 대한 강제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으며,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에 대한 투명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와 같이 최근 미국·EU 등의 선진국에서는 기업들의 ESG 경영에 대한 투자자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와 탄소저감을 위한 대안으로 바이오플라스틱 등, 화이트바이오 산업 육성에 나서는 기업들이 많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미국 듀퐁(Dupont)이다. 듀퐁은 이미 수년 전부터 바이오 화학산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실제 듀퐁은 바이오 기업들과 손잡고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 선점에 앞장서 온 기업이다. 지난 2013년에 이미 향후 15년 내에 자사 플라스틱 제품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재생 가능한 자원에서 생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에 앞서 2011년 63억 달러를 들인 대니스코(Danisco) 인수를 통해 식품 첨가제 및 바이오연료용 산업 효소 등, 화이트바이오과학의 역량을 강화했다.
화이트바이오 산업은 환경과 건강에 유해한 석유기반 플라스틱을 옥수수와 같은 식물성 원료로 만든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바꾸는 연료·플라스틱·생활용품 산업이다. 화이트바이오 제품은 생산단계에서 석유화학제품 대비 10~100%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한다. 일부 썩는 바이오플라스틱은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돼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한다.
최근에는 우리 정부도 화이트바이오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지난 연말 산업통상자원부는 '혁신성장전략회의’를 열고 범부처 바이오 산업 혁신 TF에서 마련한 ‘화이트바이오(white BIO) 산업 활성화 전략’을 확정했다.
국내 기업들에서는 LG화학을 비롯해 SK그룹, CJ제일제당 등이 바이오 기반 원료와 플라스틱 제품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화학은 옥수수 성분의 포도당과 폐글리세롤을 활용한 100% 생분해성 신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LG화학이 독자 개발한 소재로, 합성수지와 동등한 성질을 구현한다. 업계에서는 이 소재가 향후 친환경 포장재에 사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LG화학은 핀란드 바이오 디젤 기업인 네스테 등, 해외 바이오 기업과 협력해 바이오 원료를 활용한 친환경 합성수지 생산에도 나선다. 회사 측에 따르면 네스테의 바이오 원료는 재생 가능한 폐식용유, 팜오일 등의 식물성 기름으로 생산하는 것이 특징으로, 기존 화석원료 대비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SK그룹은 계열사인 SKC와 SK케미칼에서 친환경 소재 생산과 관련한 성과들을 보고하고 있다. SKC는 내년부터 기존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의 잘 찢어지고 늘어지는 단점을 보완해 고강도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을 생산할 계획이다. SK케미칼은 연내 100% 바이오 원료를 사용한 고기능성 바이오폴리올(PO3G) 설비 착공에 나선다. 옥수수 성분으로 만드는 바이오 원료 기반의 PO3G는 운동화, 패션 의류, 가구 등에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화이트바이오 산업에도 어쩔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가격이 2배에서 3배까지도 높기 때문에 상용화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하지만 향후 유럽이나 미국 등의 선진국들에서 탄소 저감에 대한 노력이 이어지고 친환경 규제도 강화되고 있는 만큼, 관련 시장은 점차 규모가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