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호엔하임대 연구팀, 백합과 채소 발효물에서 고기맛 성분 발견
미 식품화학저널에 발표, 식물성 고기에서 합성 첨가물 대체할 듯

[ESG경제=권은중 기자] 콩 패티 버거, 콜리플라워 고기, 비트뿌리 갈비 등 지금까지 수많은 식물성 대체육이 등장했지만, 대체육이 실제 구운 고기가 주는 풍미를 완벽하게 구현하지는 못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대체육은 진짜 고기와 비슷한 풍미를 주기 위해 인공적인 합성 첨가물을 써 ‘기존 육류보다 건강한가’라는 의심도 받아왔다. 이런 식물성 대체육의 고민을 한번에 해결해줄 수 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8일 미국화학협회(ACS)의 ‘농업과 식품화학저널’ 최신호를 보면, 독일 호엔하임대 얀얀 잔 교수 연구팀은 양파 발효물을 이용해 식물성 대체육에 구운 고기의 풍미가 나게 만드는데 성공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천연 성분으로 식물성 대체육에 실제 고기 같은 풍미를 줄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는 뜻이다.
고기 향을 내는 역할은 뜻밖에도 폴리포루스 움벨라투스(Polyporus umbellatus)라는 담자균류 곰팡이였다. 연구팀은 부추 생강 피망 양파 등을 포함해 15종의 식물을 여러 종류의 균을 이용해 1~2주간 발효시켰다.
연구팀은 이 가운데 백합과의 양파, 부추, 차이브 등의 발효물에서 고기 향이 나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가장 강한 고기향이 나는 채소는 폴리포루스 움벨라투스를 이용해 18시간 동안 양파를 발효시킨 것이었다. 연구팀은 “양파 발효물질에서 나는 향기는 갈아놓은 소시지처럼 지방이 많은 고기 풍미가 났다”고 설명했다.
기체나 액체의 화학 성분을 식별할 수 있는 크로마토그래피 질량분석법을 사용해 이 물질을 분석해본 결과, 연구팀은 이 발효물질에서 실제 고기 조리시 발견되는 동일한 성분의 5가지 화학물질이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 그중의 강력한 하나는 진짜 고기 요리에서도 발견되는 비스 이황화물이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소비자가 식물성 고기 대체품을 거부하는 이유는 식물성 대체육이 고기의 맛과 풍미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로 황 함량이 많은 양파를 비롯한 백합과 채소의 발효물이 다양한 식물성 고기 대체품에 사용되어 온 인공 합성물을 곧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보스턴 컨설팅 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의 자료를 보면, 쇠고기가 같은 양의 두부보다 6~30배 더 많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만든다. 식물성 대체육은 동물성 고기보다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4분의 1 수준이라는 옥스포드 대학 연구 결과도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환경을 위한 가치소비 차원으로 대체육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늘어왔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를 보면, 대체육 세계 시장 규모는 2021년 54억 달러에서 2025년 약 71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AT커니는 2040년 대체육 비중이 전체 육류시장의 6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