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내년 3차례 금리 인하 시사
고금리, 올해 태양광 업계 주가 부진 원인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주가 랠리 변수 가능

[ESG경제=이진원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연준’)가 13일(현지시간) 내년에 금리 인하를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자 올해 부진했던 미국의 태양광 관련주가 일제히 급반등에 나섰다. 재생에너지 관련주 중에 가장 돋보이는 상승세를 나타낸 것.
무엇보다 금리가 인하되면 태양광 패널 수요가 살아나면서 태양광 업계에도 온기가 돌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 랠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태양광 패널 고객은 보통 계약금 없이 설치업체와 20~30년짜리 구매 내지 렌탈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설치업체는 세금 혜택이나 선불 보조금을 팔고, 모기지 대출이나 채권 발행을 통해 이러한 장기 지불금을 조달한다.
그런데 금리가 상승하면 자금 조달이 더 힘들어지고 설치업체가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지 않는 한 마진이 줄어든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이래로 태양광 업계가 고통을 받은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에 美 태양광 관련주 일제히 급등
하지만 연준이 올해 마지막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발표한 점도표를 통해 내년 세 차례의 금리 인하를 시사하자 이런 고통이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태양광 관련주에 대한 투자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이 영향에 ESG경제 확인 결과 14일 엔페이즈 에너지(11.72%), 선노바 에너지 인터내셔널(16.37%), 선런(19.92%), 선파워(15.33%), 퍼스트 솔라(7.98%) 등 미국 증시에서 거래되는 주요 태양광 기업들의 주가는 대부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태양광 부문의 벤치마크로 간주되는 인베스코 솔라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8% 이상 오르며 마감됐다.

국내의 대표적인 태양광 관련주인 한화솔루션 주가도 15일 정오 현재 10% 가까이 급등 중이다. 다만 한화솔루션 주가의 경우 정부가 미국에 제품 생산 시설을 갖춘 태양광 업체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투자 매체인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에 따르면 마켓스미스 에너지-태양광(MarketSmith Energy-Solar) 그룹에서 추적하는 24개 종목은 이날 8.6% 상승했고, 태양광 주식도 비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태양광 주식들은 올해 누적 평균 32% 하락하며 마켓스미스가 추적하는 197개 그룹 중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모건스탠리의 앤드류 퍼코코 애널리스트는 지난 8일자 고객 노트에서 “이코노미스트와 전략가들의 예측대로 2024년에 금리가 하락하면 청정에너지 밸류에이션이 의미 있게 개선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고금리로 인해 높은 수준의 부채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갑자기 비경제적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덧붙였다.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주가 상승 변수
일반적으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는 다른 어떤 에너지 분야보다 고금리에 매우 민감한 경향을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금리가 5% 상승하면 태양광과 풍력 발전의 균등화발전비용(LCOE·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kWh당 소모 비)은 33%까지 상승하지만, 천연가스 발전소의 경우 소폭 상승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리 인하가 태양광 관련주에 큰 호재임이 분명하나 치열해진 중국 기업과의 경쟁은 주가 상승을 제한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고금리 외에도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는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 역시 최근 미국 태양광 주가 부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은 특히 유럽 시장에서 더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경쟁이 단기간에 끝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
미국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에 따르면 에너지 컨설팅업체인 우드 맥켄지의 분석가들은 1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 내 태양광 모듈 생산 비용이 지난 12개월 동안 42% 하락했다”면서 “현재 태양광 모듈 공급에서 중국의 지배력은 향후 10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선런, 선파워, 솔라엣지 테크놀로지스 등은 3분기에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며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금리 인상뿐 아니라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 심화 등에 따른 태양광 장비 공급 과잉도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