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피해 남기고 폐광된 상동광업소, 환경친화적 재탄생 기대

대학을 졸업하고 잡은 첫 직장이 강원도 영월 대한중석의 상동광업소였다. 1988년 2월 상동광업소엔 17개에 달하는 채광 갱도 말고도 공장 건물이 3개 있었다. 채광된 원석을 분쇄, 분급, 부선 등의 공정을 거쳐 반제품을 생산하는 선광공장, 액상고압처리를 담당하는 화공 1공장, 암모늄 파라 텅스테이트(APT)를 생산하는 화공 2공장이었다. 광업소 입구에 들어서면 암모니아 냄새가 코를 찔렀다.
텅스텐의 순도가 0.5%인 2000톤 가량의 원석이 매일 위 세 공정을 거치며 순도 89%의 정광 10톤으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처리가 끝난 원석 1990톤과 공정 폐수는 어디로 갔을까? 이 광미(鑛尾)는 인근의 산과 산 사이 골짜기를 막아 만든 콘크리트 폐재 댐 안에 쏟아부어졌다.
광산에서 2km쯤 떨어진 폐재댐까지 대형 파이프가 연결됐고 압력 펌프를 이용하여 보냈다. 첫 번째 댐이 다 차서 두 번째 댐까지 사용하고 있었다. 시약과 화학제품이 뒤섞인 처리수는 댐 위로 넘치기도 했고, 바닥으로 흘러 나가기도 했다. 파이프를 따라 흐르는 하천의 색깔이 잿빛에 가까워 퇴근길의 마음이 무거웠다.
상동 광산은 이미 전성기를 한참 지나 있었다. 한창 때는 직원이 2,400 명이었으나 내가 입사했을 무렵엔 이미 반토막이 났다. 중국산 반정광의 수입가격에 밀려 내가 회사를 떠나던 1992년 종업원은 800명으로 줄었고 광산은 그 2년 뒤 결국 문을 닫고 말았다.
대한중석을 떠나 석회석 업계로 발을 들여놓았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생산 기술 본부장 등으로 근무하다 2년 전 국내로 돌아왔다. 상동 광산의 재개발에 나선 알몬티 대한중석의 합류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환경 문제로 항상 께름직했던 광미 처리를 과거와 달리 하겠다는 사측의 다짐은 입사를 결정하게 만든 결정적 요인의 하나였다.
이제 상동의 광미는 과거와 달리 폐재 댐으로 야적되지 않고 다시 갱도를 메우는데 사용된다. 매일 2000톤의 원석으로10여 톤의 정광을 생산하고 난 광미는 갱도재충전재 생산공장(Backfill Plant)으로 보내진다.
이곳에서 탈수 작업을 거치지만 여전히 수분이 30% 정도 남은 광미는 시멘트 등과 섞여서 고압 펌프로 보내져 채광이 끝난 공동을 메운다. 이는 광산 지반과 암질의 안정성을 증대시키고 갱내 작업 안전도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또한 탈수 공정에서 분리된 액체는 수질 개선 설비를 거쳐 방류 허용 수질 기준에 적합한 물이 되도록 완벽하게 재처리된다. 이 과정엔 수질의 관리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지 환경부가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온라인 점검 장치도 설치된다. 앞으로는 수자원을 더욱 절감하고, 더 환경친화적으로 바꾸고자 처리수의 방류를 전면 중지하고 재처리된 물을 100% 재활용하겠다는 목표도 있다.
첫 직장이었던 곳으로 34년 만에 다시 돌아와 환경 피해는 최소화하고 채광 여건을 더욱 안전하게 만드는 선광장과 광미 처리 시설의 건설과 운영을 담당하게 돼 감개가 무량하다. 수 십 년간 잠자던 상동 광산을 하루 빨리 다시 깨우고 싶다.
[한관수 알몬티대한중석 플랜트팀 공장장]



이젠 광업에서도 친환경적인 개발이 필수인 시대 입니다.
아무쪼록 화이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