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랜드로버·폭스바겐 등도 제재 부품 사용해
공급망 깊이 침투한 中 부품... 자동차 업계 어려움 우려도

[ESG경제신문=박가영 기자] 독일의 자동차 제조업체 BMW가 강제 노동 금지법안의 제재 목록에 오른 중국 제조사의 부품을 사용한 차량 8000대를 미국에 수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론 와이든 상원 재무위원장의 참모진이 발표한 보고서에서 BMW는 2021년 금지된 중국 공급업체로부터 받은 부품이 포함된 미니쿠퍼 8000대를 미국으로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Uyghur Forced Labor Prevention Act)은 바이든 행정부가 강제노동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새로운 통상 제재의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2021년 제정한 법이다.
2022년 6월 발효된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생산된 제품은 물론 이 법에 의해 식별된 특정 단체(기업)가 생산한 모든 제품을 강제노동에 의해 생산된 것으로 추정하고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BMW는 올해 4월까지 제재 대상인 중국 기업 쓰촨 징웨이다 기술 그룹(JWD)에서 부품을 공급받았다. BMW 그룹은 "영향을 받은 제품의 미국 수출을 중단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며 ”수출된 차량을 구입한 이들에게 교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BMW는 공급업체가 따라야하는 고용 관행과 인권 규정, 근무 조건 등에 대해 엄격한 기준과 정책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제재 목록에 이름을 올린 쓰촨 징웨이다 기술 그룹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인 번스(Bourns Inc.)에 물품을 공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번스는 BMW를 비롯한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부품을 직접 공급하는 리어코퍼레이션(Lear Corporation)에 물품을 조달해왔다. 번스는 JWD가 제재 대상이 된 후, 지난 1월 리어코퍼레이션에 그 사실을 알렸다.
리어코퍼레이션은 BMW 외에도 재규어랜드로버와 폭스바겐, 볼보에 자동차 부품을 직접 공급해왔다. 리어 측은 1월 11일 해당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공급하던 부품에 공지된 항목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통보했다. 리어 측은 "금지된 항목에 대해 고객에게 즉시 통보하고 하청업체와 협력하여 해당 부품 제조를 다른 하청업체로 신속하게 재배치했다”고 설명했다.
BMW 측은 이러한 통보 이후에도 지난 4월까지 JWD에서 공급받은 부품을 사용한 미니쿠퍼 8000대를 미국에 수출했다. 재규어랜드로버 역시 번스로부터 제재 품목이라는 통보를 받은 이후 1월에 차량을 미국에 수출했다.
제규어랜드로버 측은 "보고서에 언급된 부품은 이전 세대에 사용된 기술이기 때문에 현재는 판매되지 않고 있다"며 "제재 부품이 포함됐다는 통지를 받은 뒤 선적을 중단하고 폐기 조치를 밟고 있다"고 해명했다.
폭스바겐은 지난 2월 그룹 산하 포르쉐, 벤틀리, 아우디 차종 수천대가 제재 부품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을 미 국경 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볼보는 해당 부품을 공급받았지만 이를 이용한 차량 생산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와이든 의원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자체적인 내부 제재는 효과가 없다“며 ”제재 대상인 물품을 사용함으로써 중국에서의 강제 노동을 부추기는 기업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일련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급망 깊이 침투한 中 부품... 자동차 업계 어려움 우려도
뉴욕타임스는 "일각에서는 자동차 부품에 수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가운데 중국의 부품이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어 자동차 업체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밀러 앤 슈발리에의 리차드 모지카 관세 변호사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공급망 전체를 추적하는 데 있어 '엄청난'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태양광 패널이나 중요한 광물 등 여러 자재와 부품을 중국에서 구매하는 기업들 역시 공급망에서 신장위구르지역과 연관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중국 소수민족 강제노동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중국 섬유업체 26곳 이상을 새롭게 '블랙리스트'에 올릴 것이라고 16일 밝혔다. 26곳이 새롭게 추가될 경우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에 따른 수입 제한 대상 기업은 65곳으로 늘어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