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십대, 지속가능한 의류 소비에 적극 참여
전문가들 “십대가 지속가능한 패션 운동 앞장서“
패션 산업은 인류 배출 탄소의 10분의 1 배출

[ESG경제=이진원 기자] 최근 미국에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은 십대가 의류업계에서 지속가능한 패션 ‘붐’을 일으키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들이 단순히 멋을 부리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환경까지 고려하면서 옷을 사 입는 ‘의식 있는 의류 소비’에 적극 나서면서 지속가능한 패션이 의류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뿌리내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암룻 사다차르 오번 대학교 의류 상품학 부교수는 ‘더힐’에 십대가 지속가능한 패션 운동의 최전선에 서 있다“면서 ”소셜 미디어의 영향을 많이 받는 이들은 이전 세대보다 환경 문제에 더 민감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높은 환경 의식이 이들이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를 선택하거나, 중고 쇼핑, 의류 대여, 재판매, 업사이클링, DIY 패션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만드는 동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사이클링은 주로 오래된 옷이나 섬유 제품을 재활용하여 새로운 의류나 액세서리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지속가능한 패션은 친환경 패션
지속가능한 패션이란 환경과 사회적 영향을 고려하여 의류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이다.
전통적인 패션 산업은 대량 생산과 소비로 인해 자원 낭비, 환경 오염, 노동 착취 등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지만, 지속가능한 패션은 이러한 문제와 거리를 두려고 애쓴다.
업체 입장에서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거나 의류를 생산할 때 에너지와 물을 덜 사용하고 유해한 화학물질 배출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패션 운동은 1970년대에 시작됐지만 젊은 소비자들이 새로운 관점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이 운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젊은 소비자들이 의류 생산 방식을 더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중고 쇼핑에 관심을 가지자 업체들도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혁신에 나설 수밖에 없어졌다는 것이다.
최근 중고 의류 재판매 사이트 쓰레드업(ThredUp)이 발표한 글로벌 데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중고 의류 판매액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2110억달러(약 276조원)에 달했다. 보고서는 2027년까지 이 시장이 3500억달러(약 457조원)로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코넬 대학교 섬유 과학 및 의류 디자인 교수이자 인간 중심 디자인 학과 임시 학과장인 후안 히네스트로자는 “요즘 십대는 의류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까지 궁금해 한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라면서 “이는 우리가 직면한 패션 업계의 환경 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후변화 주범 패션 산업
패션 산업은 현재 환경 문제와 관련해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2020년 세계경제포럼(WEF) 보고서에 따르면 패션 산업은 인류가 배출하는 탄소의 10분의 1이나 배출한다. 패션 산업은 또 농업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물을 소비하고 있다.
켄트 주립대학교 패션 스쿨 교수인 노엘 팔로모-로빈스키 “의류 산업은 글로벌 산업으로서 기후 변화에 기여하는 두 번째로 큰 오염원으로 꼽힌다”면서 “패션 업계가 현재 하는 일 중 기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일은 거의 없으며, 종종 해외에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젊은 세대가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더라도 지속가능한 패션은 고등학생 이하의 연령대에서는 여전히 어려운 주제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드렉셀 대학교 패션 디자인 부교수인 리사 헤이스는 “젊은이들은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 하지만, 좋은 답변을 찾기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면서 “특히 교복 등은 수명이 제한적이라 결국 사용 후 몇 년 만에 폐기해야 하는데, 이러한 처리 문제는 누구나 걱정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기업은 교복 제작에도 친환경적인 방식을 도입하려 하고 애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네소타 대학교 의류 디자인 및 리테일 학과 강사인 캐서린 레일리는 “실제로 친환경적인 교복을 만들려는 회사들이 있다”면서 “또한 많은 사립학교에서는 학생이 교복을 더 이상 입을 수 없을 때 학교에 기부하고, 다른 학부모들이 필요한 사이즈를 구입할 수 있도록 교환 또는 판매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더힐’에 따르면 미국의 젊은 세대는 학교나 교회에서 열리는 의류 교환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고, 의류를 대여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인 눌리(Nuuly) 같은 서비스도 애용하고 있다.
십대는 또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 미디어에서 중고 상점에서 찾은 빈티지 의류나 소규모 지속가능한 의류 회사 제품을 자랑하며, 이러한 활동은 의류가 매립지로 가는 시간을 더 연장시키고 있다.
헤이스는 “지속가능한 패션과 관련된 주제를 더 일찍 공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젊은이들이 이에 대한 요구나 질문을 시작할수록, 산업계와 정부는 물론 모든 사람들이 더 빠르게 답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