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계열사간 부당거래 금지 위반’ 판단.
ESG평가원 “ESG경영 개선노력 필요” 지적

[ESG경제=조윤성 선임에디터] 이해욱 DL(옛 대림산업) 회장이 회사가 갖고 있는 상표권을 아들과 본인 소유 회사에 ‘몰아주기’식으로 넘겨준 혐의로 벌금 2억원을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5 단독(재판장 김준혁)에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후 벌금형에 처해졌다. 이 회장과 더불어 DL그룹 법인에는 벌금 5000만원, DL그룹 자회사인 글래드호텔앤리조트에는 벌금 30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 13일 결심 공판에서 ‘계열사 간 부당거래를 금지한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이 회장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오라관광이 APD에 지급한 수수료는 2016년 1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약 31억원에 달했다.
이 회장은 DL그룹이 호텔 사업에 뛰어들면서 만든 호텔 브랜드 ‘글래드(GLAD)’의 상표권을 자신과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 APD에 넘긴 뒤, DL그룹의 자회사인 당시 오라관광(현 글래드호텔앤리조트)에 이 상표를 사용하게 하고 그 대가를 APD에 지불하게 하는 방식으로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당시 오라관광과 APD 사이의) 브랜드 사용에 관한 이익 제공은 정상적인 가격보다 매우 크다고 보인다”며 “정상적인 거래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임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DL그룹은 APD에 상표권 사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오라관광은 APD에 비용을 지급해 특수관계인인 이 회장에게 부당하게 이익을 귀속시킨 점도 인정된다”면서 “이 회장이 이러한 사업계획과 거래행위를 지시하는 위치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DL그룹과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공정위로부터 부과 받은 과징금을 모두 이행했고, 이 회장은 APD로부터 배당 등을 통한 현실적 이익을 보지 않았으며, 범행도중 자신과 아들의 지분 전부에 대한 위법상태를 해소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손종원 한국ESG평가원 대표는 “DL이앤씨는 당사의 ESG평가에서 매우 낮은 평가를 받아 건설/유틸리티 업종과 전체 순위에서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하며 “이번 판결은 경영자 범법행위에 따른 지배구조 감점요인으로 작용하여 현재의 평가점수가 앞으로 더 낮아질 소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판결을 반영하여 DL이앤씨의 ESG를 평가할 경우, 최하위 기업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건설회사의 ESG경영 어려움과 한계점도 있지만 업종 평균에 비해서도 모든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보이고 있어, DL그룹의 ESG경영 개선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