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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국 주가 상승률 세계 최고...기대 수익률 낮춰야 할 때

  • 기자명 김광기
  • 입력 2020.12.27 15:31
  • 수정 2021.01.01 2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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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경제지표에 비해 주가 과대평가 국면 진입 분석.
ESG투자의 기본은 지속가능한 안정적 수익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김영익 ESG경제연구소장]

2020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30.8%와 44.6%나 상승했다. 세계 주요국 주가지수 가운데 최고의 상승률이다. 코로나 팬데믹을 감안할 때 놀라운 수익이다. 투자자들은 고민스러워 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 아니면 팔아야 하나?

한국 증시, 올들어 세계 최고의 수익률

상승 탄력이 신규 투자자금을 불러들이는 등 관성이 작동하는 점을 감안할 때 오름세는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각종 경제지표에 비해 주가가 과대평가 국면에 이미 들어선 만큼 투자의 기대수익률을 점차 낮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언제 하락국면으로 돌아설지를 정확히 예측하긴 힘들다. 하지만 한바탕 크게 오른 뒤 시장이 어떤 계기에선가 꺽이면, 하락 조정폭도 그만큼 컸던 게 과거 시장의 교훈이다. 지금 주가가 과대평가 상황이라고 보는 근거는 무엇인가.

먼저 주가(KOSPI)와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관계부터 살펴보자. 장기적으로 주가는 명목 GDP 성장률보다 더 오르는 경향이 있다. 주식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 수익률이 명목 GDP 성장률을 조금이라도 앞질러야 위험을 감수하며 투자할 의욕이 생기기 때문이다. 명목 경제성장률에는 실질 경제성장률뿐만 아니라 물가 상승률도 포함된다.

실제로 1981~2019년 통계로 보면 우리나라의 명목 GDP 성장률은 연평균 10.6%였고, 코스피 상승률은 12.9%였다. 주가 상승률과 명목 GDP 성장률 차이인 2.3% 포인트가 주식 투자에 따른 위험프리미엄이었다고 할 수 있다. 2000년 이후에는 명목 GDP 성장률과 코스피 상승률이 각각 6.1%와 7.5%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주가는 GDP 성장 이상으로 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1~19년에는 ‘박스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주가가 장기간 조정을 보였다. 이 기간에는 주가 상승률이 연평균 1.4%에 그쳐, 명목 GDP 성장률(4.2%)보다 2.8% 포인트나 낮았다. 그만큼 주가가 저평가되었던 셈이다.

올들어 '박스피' 저평가 국면 완전 탈피

그러나 올해 들어 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2011년 이후 누적으로 쌓였던 저평가 상황이 모두 해소됐다. 필자가 2000~2020년 코스피를 종속변수로, 명목 GDP를 설명변수로 설정하고 회귀식을 추정해 본 결과, 2020년 말 적정 코스피지수는 2620 정도로 나왔다. 2020년 명목 GDP 성장률을 마이너스(-) 0.3%로 전제로 한 추정 결과이다. 지난 주말 지수가 2806이었음을 고려하면, 주가가 GDP를 과대평가하는 국면으로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주가는 당시의 경제나 금융 여건, 특히 유동성 규모에 따라 적정 주가를 크게 웃돌거나 밑돌기도 한다. 예를 들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 해였던 2007년에는 주가가 적정 수준을 51%나 상회했고, 2018년에는 21% 하회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결국 다시 장기 추세흐름으로 복귀한다. 지난 20년 평균으로 보면 실제 주가는 명목 GDP로 추정한 적정 주가를 평균 1.5% 넘어서는 수준으로 장기적 흐름을 보여왔다.

앞으로 주가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명목 GDP 성장률을 먼저 예상해야 한다. 필자가 추정해보면 2020년 현재 우리나라 잠재 성장률(실질 GDP 기준)은 2.1% 정도이다. 문제는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잠재 GDP를 결정하는 노동투입은 이미 감소세로 전환됐다. 기업들이 자본투자를 충분히 해놓았기 때문에 투자도 크게 늘어나기는 힘들다.

잠재 성장률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총요소 생산성이 향상되어야 한다. 그러나 생산성은 단기간에 개선되는 것이 아니다. 잠재 GDP를 결정하는 이런 요인을 고려할 때 머지않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1%대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코스피 기대수익률 연 5%선이 현실적

최근 4년 동안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이 0.6%에 그친 것처럼 물가도 안정되고 있다. 실질 GDP 성장률을 2%, 물가상승률 1% 안팎을 고려하면 앞으로 5년 정도는 명목 GDP 성장률이 3%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코스피 기대수익률은 4~5%로 낮춰보는 게 현실적이다.

다른 월별 통계를 보아도 현 주가는 주요 경제지표에 앞서가고 있다. 특히 수출지표가 그렇다. 2005년 이후 코스피와 일평균 수출금액의 상관계수는 0.87나 됐다. 두 변수가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왔다는 얘기다. 일평균 수출금액이 지난 10월부터는 2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다.

그러나 지난 11월 말 현재 코스피는 27% 정도 수출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07년 7월의 31%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와 더불어 대표적 유동성지표인 광의통화(M2)를 모형에 포함시켜 추정해보아도, 주가의 과대평가 정도가 15%로 나타났다.

주가는 장기적으로 명목 GDP와 동행하며 오른다. 앞으로 최소 5년 간 명목 GDP가 감소세로 전환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주가도 더 오를 수 있다. 그러나 명목 GDP 성장률이 3% 안팎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주식투자에서 기대수익률을 그만큼 낮추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개별 종목 철저히 분석하며 투자해야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시장 전체의 평균적 흐름을 얘기한 것이고, 개별 기업의 주가 흐름은 미래 성장 스토리와 실적 증가 속도에 따라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전체 시장이 언제든 조정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철저히 개별 실적과 재료를 따져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ESG투자의 핵심은 지속가능하게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해 장기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이다. 시장에 탐욕이 팽배하다고 판단될 때는 덩달아 흥분하지 말고 한발짝 물러서 여유를 가져보자. 좋은 투자 기회는 계속해서 열리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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