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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 확정...K-원전, 유럽 진출 성공

  • 기자명 김도산 기자
  • 입력 2025.05.02 08:41
  • 수정 2025.05.02 0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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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7일 최종계약…사업비 26조원 체코 정부가 일단 대기로
AI발 수요 증가에 세계 원전시장 커져…추가 수출 발판 기대
현지화율·웨스팅하우스 로열티…수익성 확보 관심

체코 두코바니 원전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체코 두코바니 원전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ESG경제신문=김도산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4월 30일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 수주를 확정하면서 유럽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중동에 처음 원전을 수출한 데 이어 선진 시장 유럽에 두 번째 원전 수출까지 이뤄내 K-원전의 수출 지형이 크게 넓어지게 됐다.

한수원은 사업비 26조원으로 추산되는 체코 신규 원전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30일(현지시간) 각료회의를 열어 두코바니 원전 신규 건설 예산을 승인했으며 5월7일 한수원과 본계약을 맺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수원과 발주사인 체코전력공사(CEZ) 산하 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사(EDUⅡ)는 체코 프라하에서 양국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최종 계약서에 서명할 예이다.

한국 기업의 원전 수출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6년 만이다. 계약이 체결되면 한수원은 현재 원전 4기를 운영 중인 체코 두코바니 원전 단지에 5·6호기를 새로 짓는다. 체코 정부가 나중에 테멜린 단지 내 원전 3·4호기 건설 계획을 확정하면 한수원은 이 사업에도 우선협상권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체코 정부가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 지분의 80%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매체들은 체코 정부가 사업비를 대출 형식으로 일단 대고 발주사가 완공 이후 30년에 걸쳐 상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 원전 2기 사업비로 4천억 코루나(26조2천억원)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전 해외 수주 2009년 UAE 바라카 원전에 이어 두번째

중동과 달리 유럽은 상업용 원전 이용이 시작된 세계 원전 시장의 중심이다.

게다가 유럽은 유럽 원전 시장의 거인인 프랑스전력공사(EDF)의 '안방 시장'이라는 점에서 정부와 원전업계는 '팀 코리아'가 EDF와의 치열한 정면 대결 끝에 유럽에 교두보를 확보한 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한국은 우수한 가격 경쟁력과 계획된 일정대로 원전을 완공하겠다는 '온 타임 위딘 버짓'(on time within budget) 구호를 앞세워 체코 측의 선택을 받는 데 성공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선진 시장인 유럽은 진출 조건이 까다로워서 유럽에 수출하면 시장에서 더욱 존중받을 수 있게 된다"며 "선진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의미가 가장 크다"고 평가했다.

한국 업체가 건설한 UAE 바라카 원전. 사진=연합뉴스
한국 업체가 건설한 UAE 바라카 원전. 사진=연합뉴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세계적으로 크게 위축된 원전 수요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안보 우려 고조, 인공지능(AI) 혁명이 촉발한 전력 수요 급증 등의 영향으로 다시 회복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유럽에서는 원전을 주요 전력원으로 쓰던 프랑스와 핀란드 말고도 체코, 폴란드, 불가리아, 터키, 영국, 네덜란드 등이 새로 원전 건설 추진에 나섰다. 한국 원전 업계는 중동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동아시아에서는 베트남에서 각각 신규 원전 건설 참여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있다.

전력 수요 폭증...“2050년까지 세계 원전 용량 3배로”

세계원자력협회(WNA) 사마 빌바오 레온 사무총장은 지난 29일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AI 산업이 부상함에 따라 많은 기업이 더욱 원자력 에너지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며 2050년까지 원전 용량을 지금의 3배로 늘려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제안대로라면 매해 1GW(기가와트) 규모의 대형 원전 20개와 700㎿(메가와트) 규모의 소형모듈원자로(SMR) 70여개를 지어야 한다.

이처럼 체코 원전 수주가 한국이 세계 원전 산업의 중심에 다가서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많지만, 다른 한편에선 '팀 코리아'가 체코 원전 사업에서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UAE 바라카 원전의 경우 수주 때 10%의 이익률이 기대됐다. 하지만 공기 지연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의 여파로 최근 기준으로 사실상 누적 수익률이 마이너스권으로 떨어진 상태여서 해외 원전 사업 수익성에 관한 우려가 커진 측면도 있다.

이번 체코 원전 수주와 관련해 정확한 수주 가격, 현지화율 등 '팀 코리아'의 사업 수익성에 영향을 줄 계약 핵심 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와 한수원은 앞서 체코 원전 2기 사업 비용이 총 20조원대로 예상되는 만큼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수주 가격 외에도 체코 측이 원하는 '60% 현지화율 목표'와 '미국 웨스팅하우스 몫' 변수가 체코 원전 사업의 수익성 확보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 중 웨스팅하우스와의 관계 문제는 체코 원전 사업 수익률에 보다 직접적 영향을 줄 요인으로 손꼽힌다. 한수원·한전과 웨스팅하우스는 지난 1월 전격적으로 지식재산권 분쟁을 풀고 제삼국 시장 진출에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의 원전 수출 관련 일지

▲ 2009년 5월 = 한전 등 팀코리아, UAE 바라카 원전 건설 프로젝트 입찰 자격 획득

▲ 2009년 12월 = UAE 바라카 원전 4기 건설 계약 체결(약 20조원 규모)

▲ 2012년 7월 = UAE 바라카 원전 1호기 착공

▲ 2020년 8월 = 바라카 원전 1호기 가동 후 첫 송전

▲ 2022년 8월 = 한수원, 이집트 엘다바 원전 기자재 공급 및 터빈 건물 시공 등 건설 계약 체결(약 3조원 규모)

▲ 2022년 10월 = 美 웨스팅하우스, 미국 법원에 한수원 상대 지식재산권 소송

▲ 2023년 6월 = 한수원,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 건설사업 수주(약 2천600억원)

▲ 2024년 6월 = 한수원,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2+α기'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 2024년 8월 = 美 웨스팅하우스, 한수원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 수주 결정 항의, 체코 반독점사무소에 진정

▲ 2024년 10월 = 체코 반독점사무소, 원전 신규 건설 사업 계약 일시 보류 조치

▲ 2024년 11월 = 체코 반독점사무소, 美 웨스팅하우스·佛 EDF의 체코 원전 신규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한수원 선정 관련 이의제기 기각

▲ 2024년 11월 = 한미, 원자력 수출 및 협력 원칙에 관한 업무협약(MOU) 가서명

▲ 2024년 11월 = 현대건설·美 웨스팅하우스 컨소시엄, 불가리아 코즐로듀이 원전 설계 계약 체결

▲ 2024년 12월 = 한수원·캐나다 캔두 에너지, 이탈리아 안살도 뉴클리어 컨소시엄,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 설비 개선 사업 수주(총사업 2조8천억원·한수원 역무 약 1조2천억원)

▲ 2025년 1월 = 한미, 원자력 수출 및 협력 원칙에 관한 기관 간 약정(MOU) 정식 서명

▲ 2025년 1월 = 한전·한수원, 美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분쟁 종결 합의

▲ 2025년 4월 = 체코 반독점사무소, 한수원의 체코 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관련 佛 EDF 이의 제기 항소 기각, 계약 일시 보류 조치 해제

▲ 2025년 4월 = 한수원·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수주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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