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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선언한 '투자 거장' 워런 버핏...ESG에 대한 생각은?

  • 기자명 김도산 기자
  • 입력 2025.05.04 14:34
  • 수정 2025.05.07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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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정기주총서 전격 발표, 후계자는 에이블 부회장
버핏, ESG 기후공시 의무화에 반대...ESG 투자 소극적
전재산 사회환원 약속, 개인으로선 ‘ESG적 삶’ 적극 실천

워렌 버핏 버크셔 헤더웨이 회장. 로이터=연합뉴스
워렌 버핏 버크셔 헤더웨이 회장. 로이터=연합뉴스

[ESG경제신문=김도산 기자] 이 시대 최고의 주식 투자자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0년간 이끌어온 버크셔에서 올해 말 은퇴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버핏은 3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에서 은퇴 계획을 밝혀 주주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4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그레그 에이블 버크셔 비(非)보험 부문 부회장이 올해 말 CEO 자리에 오르도록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버핏 회장은 은퇴해도 보유 중인 버크셔 주식 14%(시가 약 164억 달러)를 팔 계획이 없다면서 이는 에이블 부회장이 버크셔를 더 잘 이끌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버핏은 버크셔를 최고의 위치로 올려둔 순간 물러나게 됐다”고 했다. 버크셔 해서웨이 A주는 2일 주당 80만9808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초 이후 주가는 20%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S&P 500 지수는 3% 하락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버핏은 미국 자본주의의 선봉에 서 있었고 그가 일군 복합기업(버크셔)은 이제 시가총액 1조1000억달러에 달하는 거대 기업이 됐다”고 보도했다.

에이블 차기 CEO는 캐나다 출신으로 알버타대 경영학과를 나와 에너지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세계 4대 회계감사법인 가운데 한 곳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서 공인회계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1992년 지열발전 업체 캘에너지에 합류하면서 에너지 분야에 발을 들였다. 캘에너지는 1999년 미드아메리칸에너지를 인수했고 버크셔가 1999년 미드아메리칸을 인수하면서 에이블도 버크셔에 합류했다. 에이블은 2008년 미드아메리칸 CEO로 취임했고 2018년부터는 버크셔의 비보험 부문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버핏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무역이 무기가 되어서는 안된다"며 "세계 다른 나라들이 더 번영할수록 우리도 그들과 함께 더 번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버핏은 "우리는 전 세계와 무역을 하려고 해야 하며 우리는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을 하고, 다른 나라들도 자기가 가장 잘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공시 의무화에 반대...개인은 “ESG적 삶”

버핏의 투자 철학은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가치투자다. 그는 철저히 자신이 이해하는 사업에만 투자하며, 기업의 본질적인 경쟁력과 경영진의 혁신 역량, 그리고 시장에서의 지속가능한 경쟁 우위를 갖춘 기업을 찾아 장기간 보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버핏은 눈앞의 주식가격의 움직임을 쫓지 않고,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혁신능력을 고려하여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자신의 투자방법을 ‘좋은 기업을 적정한 가격에 사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버핏은 기업의 내재가치를 정확히 파악한 뒤 시장 가격이 저평가됐을 때 매수해 장기 보유하는 단순한 방식을 취한다. 이를 통해 버핏은 1965∼2024년까지 60년간 연평균 19.9%라는 놀라운 투자 수익률을 올렸다. 이는 해당 기간 세계 최고의 전설적인 투자 성과로 평가받는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지수의 연평균 수익률은 10.4%였다.

       올 연말  버크셔 해서웨이의 새 CEO가 될 그레그 에이블 버크셔 비(非)보험 부문 부회장. 로이터=연합뉴스
       올 연말  버크셔 해서웨이의 새 CEO가 될 그레그 에이블 버크셔 비(非)보험 부문 부회장. 로이터=연합뉴스

버핏이 말하는 기업 내재가치는 ‘재무적 가치’을 의미한다. 환경 및 사회 등 비재무적 가치까지 고려하는 ESG투자와는 거리가 멀다. 환경 및 사회 책임을 다하더라도 재무적 가치가 나쁘면 투자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물론 재무적 가치와 비재무적 가치를 겸비했다면 버핏에게도 환영한 만한 투자 대상이다. 

버핏은 ESG 관련 주주 제안에 대해 대체로 반대하는 입장을 유지했다. 2023년 주주총회에서 기후변화 관련 자발적 정보공개와 투자에 탄소배출량 고려 등 6개의 ESG 관련 주주제안을 거부하며 반대 표결을 이끌었다. 당시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사인 ISS는 버크셔가 투자 결정 과정에서 ESG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버핏은 미 SEC(증권거래위원회)의 기후공시 의무화 방침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했다. 그는 “공시 의무화 대응 등에 많은 비용이 든다. 이 돈은 주주들의 것이다”며 기후변화 대응 투자 등은 기업가치 측면에서 기업이 알아서 결정할 일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런 공인으로서의 태도와 달리 그의 개인적 삶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버핏은 2006년 자신의 재산 99%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고, 지난해까지 약 580억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그의 기부 철학은 ‘부의 대부분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의 결과이므로 다시 사회로 돌려주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자신이 기부한 돈이 세상을 더욱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있도록 기부처를 신중히 선택하고 기부금의 효과성을 엄격히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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