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 공시 안건 등 압도적 표차로 부결
버핏, "ESG는 기업이 알아서 해야지 의무화 안돼"
버크셔 올해 1분기 순이익 355억불, 6배로 증가

[ESG경제=이신형 기자] 워렌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에서 6개의 ESG 관련 주주제안이 압도적인 반대로 부결됐다.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들은 온실가스 배출 또는 기후변화 위험에 관한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하고 이에 대한 대응 노력을 촉구하는 3개의 주주제안을 6일 표결에 붙인 결과, 반대표가 최소 3배나 많이 나온 가운데 부결시켰다.
버크셔에 기후정보 공개를 적극 요구하는 주주제안은 미 최대 연기금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캘퍼스)이 주도했으나, 3년 연속 부결됐다.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인 워렌 버핏이 버크셔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주제안 또한 10대 1로 반대표가 많이 나온 가운데 부결됐다. 사업상 필요하지 않으면 버크셔나 계열사가 논란이 되는 사회적, 정치적 이슈에 대해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주주제안은 1%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워렌 버핏을 대체할 독립적인 회장을 선임해야 한다는 주주제안을 지지한 주주들은 이를 통해 버크셔가 버핏의 정치적인 활동과 동일시 되는 측면을 완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버핏은 이에 대해 기업 수준의 정치적 기부는 ”불행하게도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의 일부일 뿐“라고 말했다. 버핏은 버크셔 지분 중 32%에 가까운 의결권을 가진 특별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그가 반대하는 주주제안이 버크셔 주주총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해관계자자본주의론에 반기를 든 버핏은 기후공시 강화 요구 등에 응하지 않고 화석연료 관련 주식에도 거침없이 투자해 왔다. 이런 가운데, 버크셔는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애플 등의 주가 상승으로 355억 달러(약 47조1000억원)를 기록, 지난해 1분기의 55억8000만 달러의 6배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버핏은 전 재산을 이미 빌 게이츠가 주도하는 공익재단에 기부하는 등 미 재계의 대표적인 자선사업가로 통한다. 그러나 ESG경영과 공시의 의무화에 대해서는 '주주가치를 훼손할 소지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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