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핏, 기후 정보 공개 등 ESG 공시 요구에 일관되게 반기
캘퍼스 등 ESG 투자 기관투자가들 버핏 견제 카드...주총 통과는 힘들듯

[ESG경제=이신형기자] 미국 최대의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기금(CalPers: 캘퍼스)가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에서 이 회사 워렌 버핏 회장의 '이사회 의장 해임안'에 찬성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 보도했다.
버핏은 이사회 의장 해임안이 주총에서 통과돼도 최고경영자(CEO) 직은 유지하게 된다. 캘퍼스는 이달 30일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리는 버크셔 주총을 앞두고 이같은 결정 내용을 공개했다.
자산규모가 4500억 달러(약 556조 원)에 달하는 캘퍼스는 버크셔에 23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영리기구 내셔널 리걸 앤 폴리시 센터(National Legal and Policy Center)는 "버크셔 에 독립적인 이사회 의장직을 마련해야 한다"며 버핏 의장 해임 안건을 제안했다. CEO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할 경우 이사회의 독립성이 훼손되고, CEO의 역량이 최대로 발휘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버크셔는 이 제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버핏이 사실상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영진에 포함되지 않는 인물이 이사회 의장을 맡아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버핏은 의장과 CEO를 겸임하고 있어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버핏은 올해 91세로 1965년부터 버크셔를 이끌고 있다.
버크셔는 버핏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 그의 아들인 하워드 버핏이 회장(이사회 의장) 자리를 이어받고 CEO는 그렉 아벨 부회장이 맡는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버핏, ESG 정보공시 요구에 반발
지금까지 버크셔가 거부한 주주 제안은 대부분 주총에서 통과되지 못해, 이번에도 부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편 캘퍼스는 버크셔의 온실가스 감축과 인종 및 젠더 다양성 개선 계획을 공개하라는 주주 제안에도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고 밝혔다.
캘퍼스 등 미국의 주요 기관투자가들은 그동안 버크셔에 대해 기후변화 대응 등 ESG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지만, 버핏은 일관되게 반대해 왔다. 주주들을 위해 높은 성과를 올리는데도 부족한 인력을 ESG 공시 업무에 돌릴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버핏은 "이 돈은 주주들의 것"이라며 ESG 투자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론에 반기를 들어왔다.
캘퍼스는 버크셔에 기후변화 리스크 대응 계획을 공개하라는 주주제안을 직접 내놓기도 했다. 물론 캘퍼스는 올해도 이 제안에 대해 찬성표를 던질 계획이다.
캘퍼스는 또 기후변화 대응 정보 공개가 미흡하다며 수잔 데커 이사와 메릴 위트머 이사 재선임에 대한 투표는 보류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