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물질 배출 많은 샌드오일 사업 지원액도 51% 급증
대부분 2050년 탄소중립 약속하고도...신한은행 58위

[ESG경제=이신형 기자] 전 세계 60개 주요 은행이 지난해 화석연료 산업에 대출과 주식 및 채권 인수를 통해 지원한 자금이 무려 7420억 달러(약 89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의 7500억 달러에서 거의 줄어들지 않은 규모다.
지난해 11월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계기로 대다수 주요 은행이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약속했고, 탄소중립 달성에 금융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서도 여전히 막대한 자금이 화석연료 산업에 제공되고 있는 것이다.
레인포레스트 액션 네트워크(Rainforest Action Network)와 뱅크트랙( BankTrack), 오일 체인지 인터내셔널(Oil Change International) 등의 NGO 단체들은 공동으로 작성한 ’기후 혼돈에 관한 금융(Banking on Climate Chaos)‘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 확대를 위해 100개 관련 기업에 지원된 금액도 185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석유와 천연가스 유전의 신규 개발을 중단해야 한다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권고가 통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레인포레스트 액션 네트워크의 앨리슨 키르쉬 연구 및 정책 담당자는 “이들 금융기관은 미래의 기후 안정을 해치는 데 직접적으로 가담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화석연료 기반 시설 확충에 대한 지원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미 은행 상위권 차지...오염물질 배출 많은 샌드오일 사업 지원액도 51% 급증
보고서에 따르면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지원은 JP모건과 웰스파고, 스코티아뱅크, 로열 뱅크 오브 캐나다(RBC)을 포함한 미국과 캐나다 은행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 은행의 지난해 지원액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JP모건은 5년 연속 화석연료 사업에 가장 많은 자금을 지원한 은행으로 기록됐다.국내 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이 58위를 차지했다.
샌드오일로 불리는 타르샌드(tar sands)에서 석유를 추출하는 사업에 대한 지원액도 233억 달러로 51%나 급증했다.
셰일오일 등과 함께 비전통석유자원으로 분류되는 샌드오일은 모래와 점토, 물, 비투멘의 혼합물로 이루어진 고체와 같은 자원이다.
샌드오일에서 석유를 분리하는데 막대한 양의 물이 사용되는데 이 물이 오염수가 돼 수자원을 오염시킨다. 또 샌드오일로 생산한 석유는 일반 석유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샌드오일을 활용한 석유 생산은 높은 생산비와 다량의 오염 물질 배출 때문에 외면받았으나, 최근 유가가 급등하면서 정유사들이 샌드오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라시다 틀라이브 미국 하원의원은 “지구는 돌아올 수 없는 지점을 지나고 있다”며 “세계적인 대형 금융기관은 불난 곳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말했다.
JP모건 대변인은 “전 세계의 에너지 수요를 안전하고 소비자들이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충족시키도록 돕는 한편” JP모건의 2030년 거래 기업의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실용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RBC는 주주들과 함께 거래 기업의 탄소 배출량 감축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RBC는 또 NGO의 보고서는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돈의 사용처와 금융기관과 거래하는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저탄소 전환 계획에 대해 적절하게 설명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