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도 ESG 관련 주주제안 지지율 7%에 그쳐
미 공화당의 반ESG 공세에 위축됐을 가능성도

[ESG경제=이신형 기자] 세계 2위의 자산운용사 뱅가드가 올해 미국 기업에 대한 환경 및 사회 분야 주주제안 중 찬성표를 던진 비율이 2%에 불과하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뱅가드는 같은 주주제안에 대해 12%의 찬성률을 보였다.
찬성률이 급락한 것은 이런 주주제안이 지난해의 290건에서 올해 359건으로 증가한 가운데 기업들의 관련 공시가 개선돼 주주제안이 불필요해진 경우가 많은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뱅가드는 “기업의 중대한 위험을 지적한 일부 주주제안의 경우 이사회가 이미 위험에 대한 적절한 대응에 나선 것을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뱅가드의 운용자산은 8조2000억 달러(약 1경800조원)에 달한다.
이에 앞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2022~2023년 중 투자대상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환경 및 사회 분야 주주제안 399건 중 7%에 불과한 26건에 대해서만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2021~2022년 같은 주주제안에 대해 22%의 찬성률을 보였다. 그 이전 해에는 절반 가까운 47%의 찬성률을 보였다. 해마다 찬성률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셈이다. 블랙록은 운용자산 규모가 9조4000억 달러(약 1경2441조원)에 달한다.
블랙록은 이처럼 반대표가 늘어난 것은 "이 분야 주주제안이 너무 많거나 규범적이고 경제적으로도 이득이 없는 것들이었고 이런 내용들이 자주 반복되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블랙록은 이런 주주제안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다는 점에서 수년 간 주주들의 지지를 잃어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2022~2023년 중 ESG 관련 주주제안은 증가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의 ESG 이슈 관심이 커지고 미 기업의 주총 투표권 제한이 완화된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자의 이런 주주제안에 대한 찬성률은 하락세를 보였다.
뱅가드는 블랙록과 마찬가지로 미 공화당 정치인 등 보수층으로부터 지속가능성 이슈를 지나치게 강조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뱅가드와 블랙록은 공화당의 반ESG 공세가 환경과 사회 분야 주주제안에 대한 자사의 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관련기사
- 블랙록, 환경‧사회 분야 주주제안 중 7%만 찬성
- 글로벌 자산운용업계 기후행동 3년째 제자리 걸음
- 美, 기업경영에도 정치 바람...정파적 현안 주주제안 늘어
-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6개 ESG 주주제안 부결
- 미국 올해 주총 ESG 주주제안 사상 최대
- 국내 주주행동주의 본격 확산..."상장사 거버넌스 개선 시급"
- 일본 3대 은행도 화석연료 산업 지원 축소 압력 받아
- 애플, 주총서 반ESG 주주제안 압도적 표차로 부결
- 거세지는 'K-주주행동주의'...유행 아닌 대세로 봐야할 이유
- 美 트럼프 다시 집권해도..."IRA 등 기후 관련 정책 폐기 힘들 것"
- 미국 하원 법사위, 블랙록‧스테이트 스트리트에 소환 통보...ESG 투자 반독점법 위반 여부 조사
- 글로벌 자산운용사들, 'Climate Action 100+' 잇따라 탈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