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주주제안 올들어 540건 넘어
반ESG 법안 급증해도 투자자 관심 여전

[ESG경제=이신형 기자] 올해 미국의 ESG 관련 주주제안이 500건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반ESG 법안 발의 건수가 급증하는 등 정치 공세가 격화하고 있으나, ESG 이슈에 대한 투자자 관심은 여전하다.
기업의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비영리기구 애즈 유 소우(As You Sow)와 프록시 임팩트(Proxi Impact), 지속가능투자연구소(Si2)가 지난 달 공동 작성한 ‘프록시 리뷰(Proxi Review 2023)’에 따르면 올해 미국 기업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나온 ESG 관련 주주제안은 542건 이상으로 사상 최대치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 로펌 모건 루이스(Morgan Lewis)에 따르면 이달 3일 현재 미국의 여러 주에서 발의된 반ESG 법안은 9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9건보다 2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중 7건이 법으로 제정됐고 20건은 사실상 폐기됐다. 나머지 72건은 주 의회에 계류 중이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하이디 웰시 Si2 전무는 “환경과 사회적 이슈에 대한 문제 제기가 (반ESG) 논란 때문에 사그러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ESG 투자에 대한 공격으로 인해, 자본시장 작동을 돕는 (ESG) 정보 공개에 대한 투자자 열망을 꺾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상장기업 기후공시 의무화 조치가 임박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올해도 기업에 탄소중립 목표 설정과 기후변화 위험 및 기회 공시를 적극 요구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특히 정교한 탄소회계와 “공정한 전환(just transition)”에 대한 다양한 제안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공정한 임금과 처우, 병가, 노조 설립 권리, 건강보험, 개인정보 보호 등에 관한 주주제안도 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업은 일찌감치 주주제안을 수용했다. 애플은 노조의 권리에 대해 보고서를 만들기로 했다. 비자카드는 인종과 성별 임금 격차를 공시하기로 주주들과 합의했다.
보고서 발행인인 앤드류 베허 '애즈 유 소우' CEO는 “지속가능성에 기반한 새로운 경제가 부상하고 있고 이런 흐름을 선도하는 기업들은 기후변화나 인종적 불의와 같은 시스템 리스크를 피하지 않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문제에 대한 주주제안의 혁신 아이디어를 수용한다면 기업은 더 좋은 경영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미국, 반ESG 법안 급증...투자자 반발도 격화
- SEC 기후공시를 둘러싼 2가지 핵심 쟁점...'중대성'의 정의와 공시 범위
- SEC, 기후정보 공시 내년부터 단계적 의무화...미국 상장기업들의 대응은
- 주주행동주의 ESG 투자 확산..."한국이 아시아 주도할 가능성"
- 세계적 의결권 자문사들, 공화당 反ESG 공세에 맞불
- ISS, 한국에도 기후변화 대응 소홀 기업 이사 선임 반대 권고
- 미국 올해 주주총회서 반ESG 안건 늘어...주주들은 알아차리고 외면
- 작년 미국 CEO 평균 임금은 218억원...근로자의 272배 받아
- 뱅가드, 기업 환경‧사회 분야 주주제안 중 고작 2% 지지
- 구글, 개인정보 침해 50억달러 손해배상 소송에 합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