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 루이스, "기후변화는 기업의 위험 및 수익 요소"
ISS, "ESG 요소에 대한 의결권 행사는 투자자에 도움"

[ESG경제=이신형기자]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 루이스(Glass Lewis)와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은 미국 공화당의 반 ESG 공세에도 불구하고 ESG 이슈에 관한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권고를 밀고나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두 회사는 세계 의결권 자문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한다.
수많은 주주총회 안건을 손수 분석하기 어려워 의결권 자문사에 자문을 맡기는 국내외 기관투자자가 늘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이 자문사의 지침을 그대로 따르지는 않는다. 지침을 참고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곳이 있고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경우 자문사와의 협의를 거쳐 자체적인 지침을 마련한다.
블룸버그 로(Bloomber Law)의 1일 보도에 따르면 글래스루이스는 기후변화와 다양성 등에 관한 자사의 주총 의결권 행사 권고가 “주주의 경제적 이익”을 증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텍사스주와 유타주, 웨스트버지니아주 등 공화당이 집권한 21개 주의 법무장관은 글래스 루이스와 ISS에 2023년 주총 의결권 행사 지침을 겨냥한 서한을 보냈다. 이들 주는 ESG 이슈 의결권 행사 권고가 투자자에게 그리 중대한(material) 주제가 아니라며 자기 주의 투자자와 연기금의 “경제적 가치를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글래스 루이스는 “기업활동의 위험 완화와 장기적 주주이익 증진과 밀접하다는 점에서 이사회나 직원 구성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관한 의결권 행사 권고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응수했다. “기업이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과 기회를 관리하는 방법은 중요한 위험 및 수익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다만 “사회적 가치가 있지만 주주가치와의 연관성을 입증하지 못한 ESG 이슈에 대해서는 주주제안이 들어와도 대체로 반대를 권고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미 공화당은 블랙록 등 ESG 투자에 적극적인 자산운용사와 금융회사를 겨냥해 반ESG 공세를 펼쳐왔고 의결권 자문회사까지 전선을 넓혀가고 있다.
세계 최대의 의결권 자문사 ISS도 ESG 요소에 대한 의결권 행사 권고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통신의 1일 보도에 따르면 ISS의 게리 레텔니 CEO는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ESG 요소에 대한 고려가 투자자에게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 가운데 “고객에 대한 계약상의 책임을 이행하는 것은 사업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테슬라의 일런 머스크 CEO는 ISS와 글래스 루이스와 같은 의결권 자문사의 영향력이 과도하다고 지난달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주식시장의 많은 패시브 펀드들이 의결권 행사와 관련 자문사의 자문을 받는다. 의결권 자문사가 사실상 주식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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