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자산운용, ‘2023년 ESG 투자 시장 전망’ 보고서
주주행동주의 대상 한국 기업 2년 새 4배로 급증

[ESG경제=이신형기자] ESG 투자의 확산과 더불어 환경 및 사회적가치 창출,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 ESG 성과 창출 목표의 주주행동주의가 아시아에서도 본격 확산할 조짐이다. 주주행동주의는 미국과 유럽 자본시장 중심이었고, 아시아권은 부진한 편이었다. 유교적 전통의 영향인지 기업 경영권에 대한 공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정서가 많았다.
하지만 ESG 투자의 활성화와 더불어 아시아에서도 주주행동주의가 확산하기 시작했고 한국이 이런 흐름을 주도할 기운이 엿보인다. 신한자산운용이 최근 내놓은 ‘2023년 ESG 투자 시장 전망’ 보고서를 보면 아시아 지역에서 주주행동주의의 대상이 된 기업은 2021년 134개였다가,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 이에 버금가는 126개에 달했다. 특히 한국 기업은 2020년 10개에서 2021년 27개, 지난해 상반기에만 38개로 급증 추세였다.

아시아 지역의 주주행동주의 안건 중 환경 관련 안건이 2019년에는 한 건도 없었으나 지난해 상반기에는 20건으로 가장 두드러졌다.
하지만 다수의 안건은 주주환원과 이사 선임, 지배구조, 임원 보수 같은 거버넌스 관련 이슈로, 지난해 상반기 전체 안건의 72%를 차지했다. 환경 관련 안건은 23%였다.사회 분야 안건은 4%에 불과해 미국의 31%와 유럽의 19% 보다 훨씬 적었다. 이는 역으로 사회 분야 주주행동주의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았다.
국내에 임팩트 투자, 주주행동주의 늘어날 듯
국내 ESG 펀드는 ESG 통합 투자나 포지티브/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가 절반 이상이다. 주목되는 건 이런 펀드에서 최근 자금 유출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ESG 통합 투자란 기존 재무지표 중심의 투자에다 ESG 요소를 포괄적으로 통합하는 투자 방식이다. 포지티브/네거티브(Positive/Negative Screening) 투자는 ESG에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기업을 투자 대상에 포함하거나 배제하는 투자 전략을 말한다.
반면에 특정 분야의 ESG 목표에 집중하는 펀드나 주주 관여 전략을 구사하는 ESG 펀드는 순유입세를 보였다. 앞으로 주주관여 전략 도입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을 가능케 했다.

국내 자산운용 업계의 주주관여 활동도 더욱 구체화하고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됐다.지금까지 국내 주주관여 활동은 외국계 헤지펀드가 주도했으나 2020년경부터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주주관여 활동이 시작됐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보고서는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적대적인 기업 사냥꾼이 아니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파트너로 주주관여 활동에 대한 인식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산운용사와 기업 양측의 ESG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구체적이고 본격적인 관여활동이 가능해졌고 주주관여 활동 이후 주주환원이 늘어난 사례가 많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올해 ESG 투자 시장은 환경 관련 상품 주도
올해 ESG 투자 상품은 환경에 집중한 상품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제정으로 친환경 투자에 대한 혜택이 늘면서 태양광 등 관련 산업의 사업성이 개선되고 친환경 투자처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ESG 투자 시장은 경기 둔화 우려와 고물가, 고금리 부딤이 지속되고 각종 ESG 관련 규제 도입으로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유럽연합(EU)에서는 지속가능금융 공시규제(SFDR) 도입 후 ESG 펀드 재분류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 SEC는 펀드명에 ESG를 쓸 경우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런 제도 정비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내년에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제정과 자산운용사의 자체 기준이 마련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ESG 투자지수 제공업체이자 ESG 평가기관인 MSCI도 올해 주요 트렌드 의 하나로 ESG펀드 규제 강화를 꼽았다. ESG 펀드의 투명 공시를 요구하는 EU의 SFDR을 필두로 각국 금융당국이 유사한 규제를 도입할 것으로 MSCI는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올해 ESG 투자는 친환경 투자처의 저변이 확대되고 연기금의 ESG 투자 자금 집행이 늘어나는데 힘입어 적어도 소폭의 성장세는 유지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PwC에 따르면 글로벌 ESG 투자 자산은 향후 5년간 1.8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역별로 유럽이 1.5배, 북미 2.3배, 아시아태평양 지역 3.3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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