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초안, SEC 내부적으로 찬성 3표, 반대 1표로 통과
공화당과 재계의 반대 극복 과제...스코프 3 공시 놓고 논란

[ESG경제=이신형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1일 기후변화 대응 공시 표준 초안을 발표하자 월가의 투자자들은 환영의 뜻을 표시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현재 기후변화 관련 ESG 공시가 기업 자율로 이뤄지면서 기업마다 공시의 질과 범위가 크게 달라 혼선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월가의 투자자들은 미국 SEC의 기후 공시 표준안이 확정되면 기업이 기후변화 관련 기회와 도전 과제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종전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EC는 초안 공개 후 전문가와 업계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올 연말 공시 표준을 확정할 예정이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ESG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710억 달러(약 86조 1200억 원)으로 2020년의 510억 달러에 비해 40%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상장사들이 양질의 ESG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캔사스시티에 있는 아메리칸 센추리 인베스트먼트( American Century Investments)의 사라 브래튼 휴스 ESG 투자 책임자는 로이터 기자에게 “현재 (투자자들은) 수많은 다양한 (ESG) 정보를 받고 있다”며 “ESG 투자에 초점을 맞추는 투자자뿐 아니라 모든 투자자가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ESG 정보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의 투자자문사 더글러스 윈스롭 어드바이저의 댄 아바시는 "SEC의 표준안이 펀드매니저에게도 저탄소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성장할 기업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업 경영진이 기후변화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와 함께 저탄소 전환에서 발생하는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투자자의 ESG 정보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공시가 단순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거버넌스 앤 어카운터빌리티 인스티튜트(Governance & Accountability Institute)의 보고서에 따르면 러셀 1000지수 상장 기업의 65%가 2019년 지속가능 보고서를 발표했으나, 통신이나 금융 등의 업종에서는 지속가능 보고서를 낸 상장사가 50% 정도에 머물렀다
버크셔 뱅크(Birkshire Bank)의 게리 르반테 지속가능성 담당 선임 부사장은 “현재 지속가능 보고서 발표는 자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보고서를 내지 않는 기업도 있고 질적으로 미흡한 보고서를 내는 기업도 적지않다"고 말했다.
공화당과 재계 반대 극복해야...스코프 3 공시 놓고 논란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초안은 SEC 내부적으로 찬성 3표, 반대 1표로 통과됐다. 반대표를 던진 인물은 유일한 공화당 소속 위원 헤스터 피어스다. 미국 최대의 기업 단체인 미국상공회의소는 "SEC의 초안이 지나치게 권위적“이라고 비판했다.
반면에 환경운동가들은 "SEC가 스코프 3 온실가스 배출량 공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SEC의 초안을 지지하고 있다.
국제적인 투자자 단체 ICI(Investment Company Institute)도 홈페이지를 통해 SEC의 초안을 지지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ICI는 다만 스코프 3 온실가스 배출량 공개 규정에 대해서는 적절한지 면밀하게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SEC는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와 관련, 스코프 1과 스코프 2는 물론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스코프 3 배출량까지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다만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스코프 3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 의무가 면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