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SK그룹 보안 강화 총력전…해킹사태 최태원의 승부수 통할까

  • 기자명 김대우 기자
  • 입력 2025.05.08 10:59
  • 수정 2025.05.08 11:05
  • 댓글 0

SNS 기사보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부 전문가 포함 '보안 정보보호 혁신위' 구성...보안투자 확대
14일 유심포맷 기술 개발…15일 해외 유심보호서비스 업데이트
"SKT 해킹 사태 뼈아프게 반성…"고객신뢰는 SK그룹 존재 이유"
"위약금 면제 형평성 고려 및 법적 검토 필요…SKT 이사회 논의중"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유심 정보 유출 관련 일일 브리핑에 참석, SK텔레콤에서 일어난 해킹 피해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유심 정보 유출 관련 일일 브리핑에 참석, SK텔레콤에서 일어난 해킹 피해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SK텔레콤 해킹 사태로 위기에 봉착한 SK그룹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보안 정보보호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는 등 보안체계 강화 대책을 마련한 가운데 점증하는 고객 불만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SKT 측이 오는 15일까지 로밍 상품 이용시 유심보호 서비스에 가입하지 못하는 이용자까지 모두 유심보호 서비스에 자동 가입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만큼, 그 때를 기점으로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지 주목된다.

8일 SK텔레콤에 따르면 SK텔레콤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가입자를 포함해 2411만명에 대한 유심보호 서비스 자동 가입 절차가 끝났다. 오는 14일에는 유심 소프트웨어 변경(유심 포맷) 기술을 개발 완료하고, 15일에는 유심보호 서비스를 로밍 상품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업데이트가 완료되면 현재 로밍 상품 이용으로 인해 유심보호 서비스에 가입하지 못하는 이용자들도 모두 자동 가입된다. 부족한 유심 재고도 15일 이후에는 대량 입고될 예정인 만큼 이날을 기점으로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K텔레콤은 스미싱·스팸 감지 기술을 고도화했으며 유심 대신 이심(eSIM)으로 바꾸려는 고객을 위해 내주 안에 '셀프 개통'을 더욱 편리하게 개선할 계획이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7일 SK텔레콤 해킹 사고 19일 만에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선 자리에서 수펙스 추구 협의회를 중심으로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보안 정보보호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전체 그룹사 보안 수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수펙스 추구 협의회는 SK그룹 관계자가 모여 의사결정을 진행하는 협의기구다.

최 회장은 "이런 위원회는 주로 수펙스 협의회에 구성하도록 돼있다"며 "가능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7일 서울 중구 T타워에서 열린 해킹 사태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은 단순히 보안 문제가 아니라 국방(문제)이라고 생각해야 할 상황"이라며 "국방 상황을 짜고 안보 체계를 제대로 세우는 게 중요한 상황이고 생명을 다룬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확한 투자 규모 등은 아직 사고 원인 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어느 계열사가 위원회를 주도할지와 함께 향후 발표하겠다고 했다.

최 회장이 전면에 나서 사과를 진행한 이유는 SK텔레콤 해킹 사고가 단순 기업 정보 유출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생존과 국가 인프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이 공유됐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국가기간통신사업자인 데다 관계사인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반도체 또한 국가 전략물자로 여겨지는 만큼, 이번 사태를 더욱 엄중히 생각하고 사태 수습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사진=jtbc화면 캡쳐
사진=jtbc화면 캡쳐

그럼에도 SK텔레콤은 가입자 규모에서 국내 통신 3사 가운데 최대 규모지만 정보보호 투자규모에 '꼴찌'를 달려, 개인정보 보호에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수 없는 상황이다. 국회 이해민(조국혁신당) 의원실에 따르면 2024년 기준 SKT 정보보호 투자는 600억원으로, KT(1238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LGU+(632억원)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한편 정치권을 비롯해 외부에서 요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위약금 면제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이전 입장을 보였다. 최 회장은 "가능한 불편이 없게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면서도 "이용자 형평 문제와 법적 문제 같이 검토해야 해서 SK텔레콤 이사회가 현재 상황을 논의 중이고, 저는 이사회 멤버가 아니라서 드릴 말씀은 여기까지다"라고 했다.

만약 이사회 검토 결과 위약금을 면제하는 쪽으로 결정난다면 SK텔레콤이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인공지능(AI) 수익화 사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SK텔레콤은 그래픽처리장치(GPU) 6만 장이 들어가는 100MW급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었는데, 위약금 면제로 인한 재무 분야 충격이 프로젝트 진행에 지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SK텔레콤은 지난달 18일 오후 11시께 해커에 의한 악성코드로 고객 유심(USIM) 정보 일부가 탈취당했고, 민관 합동 조사단이 정확한 피해 규모와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유출된 정보는 가입자별 유심을 식별하는 고유식별번호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초반 유심보호 서비스 가입만을 권장하던 SK텔레콤은 늑장 신고와 문자 발송 지연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자 지난달 25일 유심 무상 교체를 전격 결정했다. 이후 유심을 신규 가입에 쓰지 말고 교체에만 사용해야 한다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지적이 제기되자 이달 5일부터는 신규 가입도 전면 중단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서울 시내 한 SKT 대리점에 시민들이 줄을 서서 유심 교체를 기다리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SKT 대리점에 시민들이 줄을 서서 유심 교체를 기다리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SKT 사태에 고개숙여 사과한 최태원…'고객신뢰' 확보 총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텔레콤 해킹 사고 19일 만에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선 것은 사태가 확산하면서 느끼는 심각성이 그 어느때 보다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특히 이번 사태로 SK그룹이 핵심 경영 철학으로 삼는 '고객 신뢰'가 크게 훼손된 만큼 이를 하루라도 빨리 회복하기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사과가 절실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유심 정보 유출 관련 일일 브리핑에 참석, SK텔레콤에서 일어난 해킹 피해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유심 정보 유출 관련 일일 브리핑에 참석, SK텔레콤에서 일어난 해킹 피해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SK텔레콤의 미등기임원이어서 엄밀히 따져 법적으로 직접적인 책임을 지는 위치는 아니지만, 이번 해킹 사고와 이후 대응을 두고 여론이 악화하는 만큼 책임감 있는 소통과 진정성 있는 사과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앞서 2022년 10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당시에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 이번 정전 사태와 관련해 책임을 많이 느낀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이번에 대국민 사과에 나선 것은 그만큼 이번 해킹 사고로 사이버 피해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분노가 확산하며 SK텔레콤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여기에 오는 8일로 예정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건 청문회에는 대미 통상 관련 일정상 참석이 어려운 만큼 대국민 사과의 방식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전날 "(청문회 당일에는) 5월 15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를 대비한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과의 대미 통상 관련 행사 참석이 예정돼 있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전날 서울 중구 SKT 본사에서 열린 해킹 사태 관련 일일 브리핑에 참석해 "최근 SK텔레콤 사이버 침해사고로 고객과 국민에게 불안과 불편을 초래했다. SK그룹을 대표해서 사과드린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최 회장은 이번 사태를 SK그룹의 위기로 인식하며 "고객의 입장에서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 이는 저를 비롯한 경영진 모두 뼈아프게 반성한다"며 "고객뿐 아니라 언론이나 국회, 정부 기관 등 많은 곳에서의 질책은 마땅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특히 "고객의 신뢰는 SK그룹이 존재하는 이유이자 앞으로도 존재하는 이유가 될 것"이라며 '고객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는 SK 경영철학을 재차 강조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저희에게 던지고 있다"며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본질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돌이켜 생각하고 고객의 신뢰를 얻도록 다시 한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ESG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