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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E&S 합병에도 실적부진…CEO '중도 교체'로 쇄신 나서

  • 기자명 김대우 기자
  • 입력 2025.05.28 18:34
  • 수정 2025.05.28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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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 추형욱·총괄사장 장용호 선임...박상규 합병 7개월만에 '용퇴'
합병 시너지·운영 개선 가속화...SK온 턴어라운드·리밸런싱 지속 추진

SK이노베이션이 추형욱(왼쪽) SK이노베이션 E&S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28일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에는 장용호 SK㈜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추형욱(왼쪽) SK이노베이션 E&S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28일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에는 장용호 SK㈜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사진=SK이노베이션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의 여파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CEO 중도 교체로 쇄신에 나섰다.

지난해 알짜 계열사인 SK E&S와의 합병법인을 출범시킨지 7개월만에 인적 쇄신을 통해 리밸런싱(사업재편)과 운영 개선(OI)에 더 속도를 내고 합병 시너지를 가속화한다는 포석이다.

SK이노베이션은 28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추형욱 SK이노베이션 E&S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장용호 SK㈜ 대표이사를 총괄사장으로 각각 선임하는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장 총괄사장은 SK㈜ 대표이사도 겸임한다.

그간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전략을 수립·실행해온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대표이사 사임을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추 대표이사는 사내이사, 장 총괄사장은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아왔다.

이번 선임에 따라 추 대표이사는 장 총괄사장과 함께 지난해 11월 합병한 SK이노베이션과 E&S 사업 시너지를 가속화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온의 턴어라운드와 에너지·화학 사업 실적 개선을 위해 리밸런싱과 운영 개선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1974년생인 추 대표이사는 SK E&S와 SK㈜에서 사업 개발, 재무, 경영 진단, 투자 업무 등을 두루 경험했으며, 2020년 SK㈜ 투자1센터장을 맡아 그룹의 친환경에너지, 반도체 소재·배터리 소재 분야의 신규 사업 개발과 인수·합병 등을 주로 맡았다.

임원 선임 3년 만인 2020년 말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추 대표이사는 2021년 SK E&S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저탄소 액화천연가스(LNG), 재생에너지, 에너지설루션, 수소 사업 등 4대 핵심사업 기반 성장 전략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이후 사내 독립 기업(CIC) 형태인 E&S 사장과 시너지추진단장을 겸임하며 양사의 역량 결집을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 왔다.

1964년생인 장 총괄사장은 SK그룹 내 반도체 및 반도체 소재 사업의 성장 전략을 주도한 전략가로, 투자와 기업 인수합병(M&A) 영역에서도 전문성을 입증해 왔다. 장 총괄사장은 1989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한 후 SK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 SK실트론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치며 SK그룹의 반도체 소재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특히 2015년 SK㈜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PM) 부문장으로 재직하면서 반도체 특수가스 제조사 SK머티리얼즈와 반도체용 웨이퍼 제조기업 SK실트론 인수를 주도하고, 이들 기업 경영에 직접 참여해 사업 기업가치를 높였다.

박상규 사장 1년 5개월만에 물러나…'리밸런싱' SK그룹 연중 수시 인사

박 사장은 지난 2023년 12월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맡은지 불과 1년 5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연말 정기 인사철이 아닌 시기에 CEO의 중도 퇴진은 이례적이다. 특히 박 사장은 SK E&S와 합병한 SK이노베이션의 조직 안정화를 이끄는 중책을 맡아왔다.

그런데도 CEO가 교체된 것은 SK이노베이션의 실적 부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11월 알짜 계열사인 SK E&S와 합병하면서 자산 105조원 규모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민간 최대 종합 에너지 회사로 새롭게 출발했다.

주력 사업인 배터리, 정유, 석유화학 등이 줄줄이 부진을 겪는 가운데 액화천연가스(LNG) 등 안정적 수익창출원을 확보한 SK E&S 합병을 통해 재무 구조 개선에 나섰다.

하지만 합병 후 올해 1분기에도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다. 영업손실 446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60247억원을 낸 작년 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배터리 사업의 적자가 이어지고 정유 사업도 유가와 정제마진의 동반 약세로 고전했다. 화학 사업도 공급 과잉에 따른 구조적 불황이 길어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갈등 심화, 관세 전쟁, 공급망 불안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최근 SK이노베이션 계열 사장단은 솔선수범의 차원에서 연봉의 20∼30%를 자율적으로 반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자를 지속하는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이석희 사장도 작년 초 취임 후 첫 임원 간담회에서 흑자 달성 시까지 연봉의 20%를 자진 반납하기로 한 바 있다.

박 사장은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표했으나, 분위기 쇄신과 국면 전환을 위해 사실상 용퇴를 결정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재계 안팎에서는 나온다. 경영진이 허리띠를 졸라매도 어려운 경영 환경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와중에 CEO 교체 카드가 나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또 CEO 중도 교체는 SK그룹이 작년 초 본격적으로 리밸런싱에 돌입한 이후 수시 인사를 통한 조직 재정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지난해 정기 인사를 5∼6개월가량 남겨두고 이례적으로 SK에코플랜트, SK스퀘어 등 일부 계열사 CEO가 교체됐다. 또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의 통합법인 출범을 앞둔 작년 10월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3개 계열사 CEO를 새로 선임했다.

SK그룹 서린사옥.  사진=SK그룹
SK그룹 서린사옥. 사진=SK그룹

SK그룹은 다음 달 13∼14일 경영전략회의를 열어 계열사별로 추진 중인 리밸런싱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사업 계획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박상규 사장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에서 사임하는 대신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인재육성원위원회 위원장과 SK그룹 사내교육 플랫폼 써니(mySUNI) 총장으로서 SK그룹 인재를 키우는 일에 힘을 쏟는 동시에 SK이노베이션 일본 담당으로서 일본 내 사업 기회 확보 등에 매진할 예정이라고 SK이노베이션 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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