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리티, 약 4,900개 기업 연구 결과 배당률과 ESG 사이에 강력한 상관관계 확인.
ESG A 등급 기업들의 과거 배당률은 평균 5% 상회 .

[ESG경제=이진원 기자] 대형 정유회사인 쉘과 BP는 지난해 배당금 지급 액수를 크게 줄였다. 저탄소 자산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재생에너지에 투자하라는 압박이 커지면서 다른 에너지 기업들도 이 두 기업의 전례를 따를 가능성이 크다.
반면 재생에너지에 거액을 투자한 유틸리티 기업이자 현재 전력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최대 재생에너지 공급 업체인 에넬(Enel)은 2023년까지 매년 배당금을 7%씩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생활용품 기업인 유니레버 역시 20년 동안 매년 약 6%씩 배당금을 올려 지급하고 있다.
지속가능 경영 여부가 배당률 차이 만들어
배당금 지급을 줄이는 기업과 늘리는 기업 사이의 차이는 어디서 생기는 것일까?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기업의 ESG 경영 성과에서 찾았다. 4,900여 개 기업들의 ESG 등급을 분석해본 결과 역사적으로 기업의 높은 배당 성향과 ESG 경영 사이에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이다. 즉, ESG 등급이 높은 기업들이 역사적으로 투자자들에게 높은 배당 수익을 안겨줬다는 결론이다.
물론 과거에 그랬다고 해서 앞으로도 반드시 그럴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피델리티는 ESG 면에서 앞서가는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고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하기 시작하면 인플레이션 충격을 상쇄하는 수준의 배당금을 줄 것으로 기대해도 무리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ESG 등급 최상위 기업들의 배당률은 평균 5% 상회
실제로 쉘과 BP는 현재 구조적인 지속가능성 문제에 시달리는 섹터에서 종사하고 있는 반면, 에넬이나 유니레버는 ESG 경영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규제와 투자 면에서 수혜를 받고 있어 높은 배당 성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피델리티는 “ESG 등급이 최상위인 A에 해당하는 기업들의 과거 배당률은 평균적으로 5%가 넘지만, 최하위 등급에 속하는 D와 E 등급에 속한 기업들의 배당률은 등급만큼이나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이어 “강력한 지배구조는 과도한 차입 경영이나 위험한 인수합병(M&A) 관련 위험을 낮춰줌으로써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주주에게 높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효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