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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올라탄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익 9.2조 사상최대 행진

  • 기자명 김대우 기자
  • 입력 2025.07.24 10:56
  • 수정 2025.07.24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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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8조 손실에서 엄청난 반전…매출 22.2조, 영업이익률 41%
삼성전자 영업이익 격차 2배로 확대...HBM4 경쟁도 한 발 앞서
"고부가 HBM3E 판매 본격 확대, 낸드 출하량도 예상 웃돌아"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SK하이닉스 HBM 제품에 남긴 사인.   사진=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SK하이닉스 HBM 제품에 남긴 사인.   사진=연합뉴스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SK하이닉스가 고부가제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판매확대로 분기 영업이익이 9조원을 넘어서며 사상최대 실적 경신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3E 12단의 판매 확대에 힘입어 2분기 만에 사상 최대 실적을 또다시 경신했다.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삼성전자 전자 영업이익을 제친 데 이어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2배에 달하는 등 격차를 더 벌렸다. 반도체 침체기였던 2023년 8조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반전이다.

24일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9조212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8.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22조232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5.4% 증가했다. 순이익은 6조9962억원으로 69.8% 늘었다.

이번 매출과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역대최고 실적을 달성한 지난해 4분기(매출 19조7670억원, 영업이익 8조828억원)를 경신한 사상최고치다. 이번 영업이익은 앞서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4조6000억원)의 2배가 넘었다. 영업이익률도 41%를 기록하며 이전 분기(42%)에 이어 40%대를 유지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에 적극 투자하면서 AI용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늘어났다"며 "D램과 낸드플래시(이하 낸드) 모두 예상을 웃도는 출하량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D램은 HBM3E 12단 판매를 본격 확대했고, 낸드는 전 응용처에서 판매가 늘어났다"며 "업계 최고 수준의 AI 메모리 경쟁력과 수익성 중심 경영을 바탕으로 좋은 실적 흐름을 이어왔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실적으로 2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17조원으로 전 분기 대비 2조7000억원 늘었다. 이전 분기 각각 29%와 11%였던 차입금과 순차입금 비율은 25%와 6%로 낮아졌다. 순차입금은 1분기 말보다 4조1000억원이나 줄었다.

SK하이닉스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4.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4.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고객들이 2분기 중 메모리 구매를 늘리면서 세트 완제품 생산도 함께 증가시켜 재고 수준이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하반기에는 고객들의 신제품 출시도 앞두고 있어 메모리 수요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AI 모델 추론 기능 강화를 위한 빅테크 기업들의 경쟁도 고성능, 고용량 메모리 수요를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각국의 AI 주권 강화를 위한 소버린 AI 구축 투자가 장기적으로 메모리 수요 증가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HBM3E의 제품 성능과 양산 능력을 바탕으로 HBM을 전년 대비 약 2배로 성장시켜 안정적인 실적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6세대 제품인 HBM4 역시 고객 요구 시점에 맞춰 적기 공급이 가능하도록 준비해 업계 최고 수준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서버용 LPDDR 기반 모듈 공급을 연내 시작하고, 현재 16Gb(기가비트)로 공급하고 있는 AI 그래픽처리장치(GPU)용 GDDR7은 용량을 확대한 24Gb 제품도 준비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AI 메모리 제품군 다양화로 AI 시장에서의 선도적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했다. 낸드는 수요에 맞춘 신중한 투자 기조와 수익성 중심 운영을 이어가며 향후 시장 상황 개선에 대비한 제품 개발도 지속 추진한다.

특히 고용량 QLC 기반 기업용 SSD(eSSD) 판매 확대와 321단 낸드 기반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코퍼레이터 센터)은 "내년 수요 가시성이 확보된 HBM 등 주요 제품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올해 일부 선제적인 투자를 집행하겠다"며 "AI 생태계가 요구하는 최고 품질과 성능의 제품을 적시 출시해 고객 만족과 시장 성장을 동시에 이끌어가는 '풀 스택 AI메모리 프로바이더(Full Stack AI Memory Provider)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연간적자에서 2년새 역대최고 실적...3분기 영업익 10조원 시대?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M16.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M16.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실적을 올리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 재편에 나설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은 단연 HBM이다. SK하이닉스는 당분간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제품의 고부가 HBM 시장에서 주도적 지위를 유지하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새로 써나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분기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넘어 가전·모바일 등을 모두 포함한 삼성전자 전사 영업이익을 3개 분기 연속 추월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업이익을 1조원 미만으로 추정한다.

양사의 운명은 AI 칩에 쓰이는 HBM 기술력에서 갈렸다. HBM은 양산 난이도가 높고 생산 수율 확보에 시간이 필요한 제품군으로, 선제적으로 기술을 확보하고 공급망을 구축한 SK하이닉스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전체 D램 출하량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대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은 HBM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도 선두권에 올라섰다.

SK하이닉스는 AI 큰손 엔비디아 외에도 브로드컴,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HBM을 납품하고 전략적 협력 관계를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에는 영업이익률이 높은 HBM3E 12단 공급 비중이 늘면서 3분기에는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K하이닉스 독주 언제까지?…경쟁사 진입에 가격하락 예상

한편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추격이 계속되는 데다 공급 확대에 따른 단가 하락 우려로 SK하이닉스의 독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에 이어 두 번째로 엔비디아에 HBM3E 12단을 공급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하반기 HBM4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HBM3E 가격이 올해보다 30% 하락하고, HBM4 가격 프리미엄도 이전 세대의 45%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내년 HBM 평균 가격은 올해보다 약 10%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의 HBM 1위는 당분간 유지될 거라는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반기 본격화할 HBM4 경쟁에서도 SK하이닉스가 기술우위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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