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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트럼프 관세 직격탄에 실적 '경고등'…2분기 영업익 16% 급감

  • 기자명 김대우 기자
  • 입력 2025.07.2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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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영업이익 3.6조원...트럼프 관세 8282억원 영업익 감소효과
'15% 관세율' 일본보다 불리 우려…25% 유지 시 총부담액 10.5조
25% 자동차관세 여파 하반기 더욱 커...경쟁력 유지, 관세협상에 달려

현대차·기아 양재사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 양재사옥. 사진=현대차그룹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현대차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고율 관세 직격탄을 맞으면서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이 지난 4월부터 자동차에 부과한 25%의 품목 관세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2분기 수익성이 큰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현대차 실적은 한국과 미국 정부가 진행 중인 통상협상에서 결정될 자동차 관세율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최근 미국이 일본의 자동차 품목 관세를 12.5%(기존 관세 2.5% 포함하면 15%)로 낮춘 상황에서 한국이 이에 상응하는 관세율을 적용받지 못할 경우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에서의 입지가 흔들리며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24일 현대차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8조2867억원, 3조601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 늘어 역대 분기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 기존의 최대 기록은 지난해 4분기 46조6237억원이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15.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7.5%로 집계돼 지난해 2분기 9.5%에서 2%포인트 하락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미국이 부과한 자동차 품목별 관세 영향 탓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2분기 관세 여파로 8282억원의 영업이익 감소 효과가 발생했다. 지난해 2분기에 비해 줄어든 영업이익 약 6700억원이 대부분 관세 여파인 셈이다. 

다만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차 등 판매량이 적어도 큰 수익을 남길 수 있는 고수익 차종이 선전하면서 실적 감소 폭을 줄였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를 총 26만2126대 팔았다. 작년 2분기 대비 36.4% 증가한 수치다. 이중 하이브리드차는 38.5% 늘어난 16만8703대가 팔렸다. 전기차는 33.9% 증가한 7만8802대가 판매됐다.

그 결과 전체 판매량에서 하이브리드차 비중은 역대 최고인 15.8%까지 뛰어올랐고, 전기차 판매 비중도 7.4%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북미와 유럽, 국내 등 주요 시장에서 호조세를 이어갔다. 특히 미국에서는 관세 부과에도 가격 인상을 자제한 점과 하이브리드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판매가 성장했다.

지역별 판매량(도매기준)을 보면 미국 시장은 지난해 2분기 25만4000대에서 올해 2분기 26만2000대로 3.3% 늘었다. 유럽 시장은 15만7000대에서 16만1000대로 2.6%, 국내 시장은 18만6000대에서 18만9000대로 1.5% 증가했다.

중남미(7만9000대→8만5000대, 6.6%↑), 아프리카·중동(7만6000대→8만4000대, 10.2%↑) 등 시장에서도 선전했다. 반면 인도 판매량은 14만9000대에서 13만2000대로 11.5%, 중국 판매량은 3만5000대에서 3만1000대로 12.6% 감소했다.

하반기 가장 큰 리스크는 관세…"일본 이하 수준으로 낮춰야"

현대차는 미국이 부과 중인 25%의 자동차 관세 여파가 올해 하반기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8월부터 적용될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방향성을 기반으로 전략 고도화를 통해 대응책을 적극 실행한다는 방침이다.

상호관세 발표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 AFP=연합뉴스
상호관세 발표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 AFP=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지난 23일 미국과 일본이 무역 합의를 이뤄 자동차 관세율을 15%로 인하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최대 라이벌은 주력 모델의 차급이나 가격대가 비슷한 일본의 도요타·혼다 등 브랜드로 꼽히는데, 한국이 빠르게 관세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다면 현대차가 이들 브랜드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밀리게 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도요타 등 일본 브랜드는 미국에서의 현지 생산 비율이 50%대로, 40%대인 현대차그룹보다 높아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데, 적용받는 관세율마저 더 낮아질 경우 현대차 등 한국 브랜드는 더욱 불리한 입지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최대한 미뤄 왔던 미국 판매 가격 인상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나증권에 땨르면 현재와 같이 25%의 수입차 관세가 부과된다면 한국 완성차는 대당 6000달러(약 825만원)의 비용을 부담하게 되며 멕시코산을 포함할 경우 총액은 9조1000억원에 이르게 된다. 최악 시나리오에서 현대차·기아의 총 관세 부담액은 10조5000억원으로 기존 영업이익 추정치 28조원의 37%에 해당한다.

업계에서는 한국 정부가 관세율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다면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동급의 일본 차량보다 10%가량 더 비싼 가격이 책정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한미 FTA 체결을 강조하고 조선업계 협력, 농산물 시장 일부 개방 등 패키지 딜을 통해 일본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관세율을 낮추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는 한편 인센티브 지급 등을 통해 자동차 업계의 경쟁력 유지를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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