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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 시급...“기후위기 대응 퀀텀점프 초석”

  • 기자명 김연지 기자
  • 입력 2025.08.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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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게이츠의 벤처캐피탈이 투자한 주요 기후테크 기업 20개사 선정
하늘과 바다 위 탄소 줄여야...전기로 움직이는 차세대 운송 기술 소개
고탄소산업(건설, 철강, 화학)의 대전환 이끌 기후테크 기업 선보여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7일 ‘빌 게이츠 Pick 기후테크 스타트업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7일 ‘빌 게이츠 Pick 기후테크 스타트업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사진=연합뉴스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빌 게이츠 등 글로벌 벤처펀드 기관들이 기후테크 육성을 통한 글로벌 탄소중립의 미래지도를 그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관련 스타트업 육성에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7일 ‘빌 게이츠 Pick 기후테크 스타트업 분석’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빌 게이츠가 설립한 벤처캐피탈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EV)’가 투자한 약 110개사 중 ▲전력·에너지 ▲제조 ▲바이오 ▲운송 ▲건물 분야에서 눈에 띄는 20개사를 선정해 차세대 기술의 흐름과 시사점을 제시했다.

한경협은 "증기기관 개발에서 비롯된 산업혁명처럼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퀀텀 점프를 달성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며, "빌 게이츠의 기후테크 투자 사례처럼 우리나라도 유망한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민배현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한경협 ESG경영자문단 자문위원)는 “기후테크는 향후 우리 산업구조 전환과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 분야"라고 강조했다. 민 교수는 이런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브레이크스루에너지벤처스 등이 주목하는 기후테크 분야에서 우리나라 산업의 현주소와 기대효과를 정량화해 국내 투자의욕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늘과 바다 위 탄소 줄이기… 전기로 움직이는 차세대 운송 기술

하트 에어로스페이스의 전기로 구동하는 항공기. 사진=한경협
하트 에어로스페이스의 전기로 구동하는 항공기. 사진=한경협

보고서는 운송 분야에서 유망한 기후테크 기업으로 하이브리드 항공기(일반연료·배터리 결합) 개발기업인 하트 에어로스페이스(Heart Aerospace)를 꼽았다. 이 항공기는 최대 200km까지 순수 전기만으로 비행 가능한 30인승 항공기를 개발했으며, 25명 탑승의 경우 하이브리드 모드로 최대 800km까지 비행 가능하다. 필요한 활주로가 짧고 낮은 소음으로 도심 인근 공항에서의 활용도가 높아 지난해 1억 7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함께 소개된 플릿제로(Fleetzero)는 전기 배터리 기반 해상 운송선박을 개발해 화석연료를 대체하고 있으며, 블루월드테크놀로지스(Blue World Technologies)는 메탄올 연료전지 기반 해상용 발전 시스템을 상용화하고 있다.

산업의 뿌리를 바꾸는 기술… 고탄소산업(건설, 철강, 화학)의 대전환

안토라에너지의 열배터리. 사진=한경협
안토라에너지의 열배터리. 사진=한경협

기후테크는 실험실을 넘어 고탄소 산업의 산업현장에서 적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출신 연구진들이 설립한 열배터리 개발 스타트업 안토라에너지가 있다. 이 회사는 재생에너지를 열로 변환해 고체 탄소블록에 저장하고, 필요 시 다시 전기나 열로 사용하는 ‘열배터리’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은 과잉 생산된 재생 에너지가 폐기되는 문제를 해결하고, 고온이  필요한 중공업의 열원을 화석연료 없이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열배터리는 기존 축열재보다 비열이 30~70% 높아 재료 질량당 더 많은 에너지 저장할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하고, 열전도성, 열 충격 저항, 강도 등이 우수하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토라에너지는 지난해 기준 약 1억 5천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으며, TIME ‘2023년 최고의 발명’, Fast Company 2023 ‘세계를 바꾸는 아이디어’ 등에 선정된 바 있다.

보스턴메탈(Boston Metal)은 전기를 활용해 철광석을 환원하는 ‘무탄소 제철 공정’을, 브림스톤(Brimstone)과 에코셈(Ecocem)은 석회석 대신 규산염이나 대체 재료를 활용해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시멘트를 개발 중이다. 

디옥시클(Dioxycle)은 이산화탄소(CO₂)를 전기분해해 에틸렌(C₂H₄)을 생산하는 기술로, 화학산업의 탈탄소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카본큐어(CarbonCure)는 콘크리트 제조 과정에서 CO₂를 주입해 강도를 높이고 동시에 영구 저장하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이러한 기술은 건설, 철강, 화학 등 고탄소 산업의 구조적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

섬유부터 광물까지… 지속가능한 자원·소재 전환 기술

갈리가 개발한 세포 배양 면화. 사진=한경협
갈리가 개발한 세포 배양 면화. 사진=한경협

보고서는 “기후테크가 단순한 탄소 감축을 넘어 자원 활용 방식 자체를 바꾸는 혁신으로 확장되고 있다”면서 지속가능한 자원·소재 전환 기술 기업들을 소개했다. 

갈리(GALY)는 면화 식물 세포를 바이오리액터에서 배양해 ‘세포 배양 면화’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면화보다 물 사용량을 99%, 토지 사용을 97% 줄이고, 탄소 배출량은 77% 이상 줄일 수 있다. 이 기술은 환경 부담을 줄일 뿐 아니라 아동·강제노동 등의 윤리 문제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일본 의료기업과 5천만 달러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상용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또한, 44.01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해수와 함께 지하 암석(감람암)에 주입해 고체 탄산염으로 전환·저장하는 ‘탄소광물화’ 기술을 개발했다. 하루 최대 60톤의 탄소를 제거한 실증 결과를 보유하며, 장기적으로는 시추공 하나당 100톤을 저장하는 것이 목표다. 이 기술은 자연적으로 수천 년이 걸릴 탄소 고정 과정을 1년 내외로 단축할 수 있어, 영구적이고 안전한 탄소 제거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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