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산운용사 3곳, 30일 탄소배출권 ETF 4종 첫 상장 예정.
탄소배출권 시장 급성장...이르면 2025년 석유시장 규모 상회 전망도.
정확한 가격 책정 어려운 점은 해결 과제로 지적

[ESG경제=이진원 기자] 국내에서도 전 세계적인 ESG 열풍과 더불어 새로운 투자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는 글로벌 탄소배출권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2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이 출시하는 탄소배출권 ETF 4종이 30일 국내 최초로 상장된다.
신한자산운용은 글로벌과 유럽시장에 투자하는 2종을 출시하고 삼성자산운용과 NH아문디운용은 각각 유럽과 글로벌 탄소배출권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내놓는다.
미국 탄소배출권 ETF 올해 수익률 65%
미국에는 지난해 7월 탄소배출권 ETF가 처음으로 상장됐다. 유럽·미국 등 탄소배출권 선물에 투자하는 ‘KraneShares Global Carbon ETF’로, 한국시간 27일 오전 기준 연초 이후 수익률은 무려 65%에 달한다.
탄소배출권은 지구온난화 유발 및 이를 가중시키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배출권을 할당받은 기업들은 할당 범위 내에서 온실가스를 사용하고, 남거나 부족한 배출권은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새로운 고수익 투자 기회 열리나
전문가들은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이 탄소 가격 움직임을 통해 수익을 내려는 트레이더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줬다고 평가한다.
최근 32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아시아의 헤지펀드 트리베카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Tribeca Investment Partners)가 탄소배출권에 대규모 투자를 했고, 월트디즈니와 마이크로소프트, 로얄더치셸 등의 대기업들도 배출권 매입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테슬라는 거꾸로 배출권을 팔아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글로벌 정보제공업체인 레피니티브는 전세계 탄소배출권시장 규모가 지난해 2,810억 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23% 성장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석유시장 규모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탄소배출권 시장이 아직은 수조 달러 규모에 이르는 다른 에너지시장에 비해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에너지 컨설팅 회사인 우드 맥킨지는 세계 탄소 시장이 2050년까지 22조 달러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실제로 성장 신호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탄소배출권 시장 확대 계획을 밝혔고, 중국은 심지어 탄소 거래를 기반으로 한 자체적인 제한적 거래 시스템 가동을 시작했다. 미국은 아직 시장과 관련된 표준화된 계획 수립 면에서 다른 경제국들에 비해 뒤쳐져 있다.
일각에서는 시장 제도가 정비되고 규제가 마련되면 2025년께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이 석유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제 거래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시장에 느슨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고, 무엇보다 탄소배출권 가격의 정확한 산정이 어렵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