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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에 소탈하게 다가가는 CEO들...ESG경영 효과 높여

  • 기자명 전혜진 기자
  • 입력 2021.02.05 22:54
  • 수정 2021.02.06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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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 능력은 CEO의 새로운 덕목.
인간적이고 진정성 있는 면모에 MZ세대도 '좋아요'

[ESG경제=전혜진 기자] 국내 대기업 CEO들이 인플루언서로 온라인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과거 베일에 가려져 접근하기 어려웠던 그들의 일상 단면은 젊은 소비자들에게 친근한 형님이나 오빠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인간적인 그들의 모습에 MZ세대는 '좋아요'를 누른다.

그동안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PI(President Identity·최고경영자 이미지 관리) 마케팅이 활발했다. 최근에는 대기업도 젊은 3~4대 총수 시대를 맞으며 PI에 적극적이다.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부회장은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등장에 맞춰 기업인들이 격의 없이 소통하는 친구 리더십을 부각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추밭에 나타난 정용진 부회장 - 이마트 공식 유튜브 캡쳐 
배추밭에 나타난 정용진 부회장 - 이마트 공식 유튜브 캡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이마트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정 부회장이 유튜버로 활약하는 모습이 최근 공개됐다. ‘정용진 부회장이 배추밭에 간 까닭은?’의 동영상은 현재 132만회를 넘길 만큼 인기를 끌었다. 정 부회장은 땅끝마을 해남을 찾아 배추를 직접 수확하고, 배추로 전을 부치고 겉절이를 만들었다. 앞치마를 두르고 배추를 활용해 요리하는 모습을 선보이는가하면 배추로 2행시(배고파, 추워)를 지어내기도 했다.

이런 그의 모습에 이런 재벌 처음이야’, ‘회장님이 모델이라니 신선하고 친근해서 좋다’ ‘이분 좋아지면서 이마트로 장보러 다닌다등의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 영상이 공개된 후 이마트 배추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 가까이 증가했다. 뜨거운 반응이다. 

앞서 정 부회장은 작년 12월 스타벅스 커피 코리아의 유튜브에 등장해 자신이 가장 즐겨 마시는 스타벅스 음료를 소개해 소비자의 주목을 모은 바 있다. 그가 언급한 음료 중 하나인 '나이트로 콜드 브루'12월 한 달간 전월보다 3배가량 더 많이 팔렸다.

정 부회장은 평소 SNS 활동을 활발히 하는 CEO로 유명하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52만명이 넘는다. 친근하고 위트 있는 말투로 사진과 함께 짧게 올리는 몇 단어의 글에는 보통 1천개가 넘는 댓글이 달린다. 정 부회장이 직접 카트를 밀며 장을 보는 모습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되면 그가 담은 물건과 입고 있는 패션 아이템 등이 모두 화제가 되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장녀 함연지씨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모습. - 유튜브 채널 ‘햄연지’ 영상 캡처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장녀 함연지씨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모습. - 유튜브 채널 ‘햄연지’ 영상 캡처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자신의 딸인 함연지 씨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딸과 쇼핑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평범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딸이 오뚜기 제품으로 요리한 음식을 평가하기도 하고 제품에 대한 탄생 스토리를 풀어주며 주목을 받았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는 지난 6월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유튜버 완'이라는 '부캐'로 변신해 등장하기도 했고,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는 SBS 예능 프로그램 '맛남의 광장'에 등장해 대중과의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윤홍근 제너시스 비비큐(BBQ) 회장은 가수 광희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네고왕'에 출연해 치킨 할인 프로모션을 직접 진행하며 소통의 장을 넓혔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SNS·유튜브 마케팅이 기업을 알리기 위해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기업의 수장이 직접 나와 신뢰도를 높이는 행보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CEO들의 이런 행보에 좋은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간혹 '쇼통'(보여주기와 소통의 합성어)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그래도 그것이 한낯 '쇼'일지언정, 대기업 총수가 온갖 갑질로 눈살을 찌뿌리게 하는 것보다 훨씬 보기 좋다는 의견이 다수다.  

최명화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MZ세대는 코로나 19 이전부터 온라인 커머스 등을 주도하던 세대"라며 "코로나 19 이후 이들이 뉴노멀 세대로 부각되면서 유통업계의 새로운 모멘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MZ세대는 쉽게 마음을 주지는 않지만 한번 마음을 열면 강한 애착을 보인다""가르치려 들기보다는 서서히 끈질기게 유혹해야 하는 세대"라고 말했다.

기업 CEO의 능력은 성과와 실적에 있음이 분명하지만, 과거의 권위를 벗어버리고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호감과 인기를 얻는 것 또한 기업 이미지 개선에 확실한 효과를 낸다. 이를 통해 ESG경영의 효과도 높일 수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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