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S, 현대차·SK가 투자 개발한 세계 최초 100+Ah 하이브리드 리튬메탈 배터리 공개
성능·안전성·에너지밀도 우수, 2025년 양산 돌입
고용량·고밀도 배터리…12분 만에 10%에서 90% 고속충전 가능

[ESG경제= 김민정 기자] 차세대 배터리 스타트업인 미국 SES사가 새로운 배터리 기술의 상용화 일정을 내놓아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4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1회 ‘SES 배터리월드’(Battery World)에서 SES는 전기차용 하이브리드 리튬메탈 배터리 ‘아폴로’(Apollo™)를 선보였다. 특히 SES(구. 솔리드에너지시스템)는 SK㈜와 현대자동차·기아, LG테크놀로지벤처스 등이 투자해 한국과 협업 중인 미국 스타트업이다.
SK는 두 차례 투자를 통해 2대 주주가 됐으며, 현대차도 올해 1억 달러(약 1,200억원)를 투자했다. 또 GM과 상하이차·지리(중국) 등도 투자에 참여했다. SES는 세계 최초로 제작된 대용량 리튬메탈 배터리를 한국에서 개발하고 시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번에 공개된 이차전지와 향후 전망에 대해 Q&A로 정리했다.

Q1. SES가 개발한 전기차용 하이브리드 이차전지가 주목 받는 이유는?
아폴로는 배터리의 수명, 충전속도 등을 책임지는 음극재를 흑연 혹은 실리콘 대신 리튬메탈로 적용했다. 리튬메탈 표면에 리튬이온이 쌓이는 덴드라이트 현상을 해결하고자 음극재에 보호 코팅을 입히고, 리튬이온의 양·음극 이동을 돕는 전해질로 고농도 염중용매를 자체 개발했다.
게다가 107Ah(암페어아워) 용량인데도 무게 0.982㎏로 가볍다. 100Ah 이상 리튬메탈 배터리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무게도 동일 에너지밀도의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35% 정도 가볍다.
에너지밀도는 ㎏당 417Wh로,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에너지밀도에 비해 두배 가량 높다. GM 전기 픽업트럭 허머에 시험한 결과 한 번 충전했을 때 주행거리가 800㎞에 달했다. 10%에서 90%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2분에 불과했다.
SES는 내년 중 A샘플을 공개하고 오는 2023년 B샘플, 2024년 C샘플 테스트를 마쳐 2025년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중국 상하이에 파일럿 플랜트도 짓고 있다. 연간 생산량 1GWh를 갖추며 2023년부터 가동한다.
아폴로 배터리는 대형 트럭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엔 300여개가, 이보다 작은 세단 차량에는 100∼150개가 각각 들어갈 전망이다.
Q3. 아폴로 하이브리드 이차전지의 안전성은 어떤가?
하이브리드 리튬메탈 배터리는 다양한 온도와 전력에서도 전례 없는 수준의 에너지밀도를 보여 완성차업체가 요구하는 안전성·주행거리·비용 절감·성능에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 SES 측의 설명이다.
하이브리드 리튬메탈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인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밀도가 높고, 에너지밀도가 높지만 개발이 더딘 전고체 배터리에 비해 상용화에 앞서있다.
안전성과 관련해선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트윈 소프트웨어 ‘아바타’(Avatar)로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배터리 상태를 미리 감지하고 경고를 보내 안전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Q4. 전기자동차용 이차전지 시장전망은?

일리노이 공과대학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전기자동차용 이차전지 시장은 소형 이차전지(100억불) 대비 매우 작지만 2011년 이후 급속하게 성장하여 2018년 160억달러(약 19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JP모건은 2018년 이후에도 전기차용 이차전지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2020년에 약 250억불(약 30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SNE리서치는 향후 10년간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 규모가 8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특히 전기차용 이차전지는 10년간 10배 성장을 예상했다.
리튬이온 이차전지는 19’91년 일본이 최초 상용화하며 시장을 형성했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모바일 산업 성장과 함께 소형 이차전지는 한국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010년대 들어서는 중·대형 이차전지는 넓은 내수 시장을 가진 중국과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한국·일본이 경쟁하는 형태다.
Q5. 한국의 이차전지 산업은 세계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나?

IT기기용 소형 이차전지는 2011년부터 세계 1위를 유지 중이며, 전기차용 중·대형 이차전지도 중국을 바짝 추격 중이다. 최근 배터리 전문 조사기관인 B3에 따르면 모바일·IT용 리튬이온 전지 시장에서 삼성SDI는 점유율 25.2%로 1위를 차지했다. LG화학은 17%로 2위를 차지한 가운데, 일본 파나소닉이 14.7%, 중국 ATL 11.4%, 소니 8.5% 등이다.
전기차용 이차전지도 월등한 수준이다. 기업설문에 따르면 리튬이온전지 한국 생산능력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6년간 4배 수준으로 확대 됐다. 수출도 5년 연속 증가 추세다. 전기차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로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고, 삼성SDI는 BMW에 공급하는 등 시장 초기부터 해외 시장에 진출해 선전하고 있다.
친환경자동차인 전기자동차 성공여부는 주요부품인 배터리의 성능에 의해 좌우된다. 배터리는 미래 산업을 주도해 갈 핵심부품 전략사업이다. 이번 SES에 투자한 현대차·기아는 하이브리드 리튬메탈 배터리를 포함해 다양한 배터리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