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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탄소 리스크' 부각...유럽 최대 연기금 APG, 공개 감축 요구 '파장'

  • 기자명 김민정 기자
  • 입력 2022.02.21 16:17
  • 수정 2022.02.23 0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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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APG, 삼성 등 국내 기업에 기후 위기 대응 촉구
2020년 삼성전자 직접 탄소 배출량 572만6300톤, DS 부문 환경 지표 관리 필요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이 삼성전자에 탄소배출량 감축을 요구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이 삼성전자에 탄소배출량 감축을 요구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ESG경영=김민정 기자] 유럽 최대 연기금인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APG)이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 10곳에 탄소 배출 감축 등 기후위기 대응을 공개적으로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특히 공개 서한은 삼성전자의 탄소배출 감축에 방점이 찍혀있어 국내 재계와 증시에 'ESG 리스크' 파장을 몰고올 가능성도 있다. 

APG는 연금자산 규모가 850조 원에 달하는 세계 3대 연기금 운용사로, 삼성전자 지분 0.5%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다.

삼성전자는 이미 5년 전 경쟁사인 애플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3.5배가 더 많이 배출된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APG는 삼성전자, 현대제철, SK, SK하이닉스, LG화학, LG디스플레이, 롯데케미칼, 포스코케미칼, LG유플러스, SK텔레콤 등에 '기후 위기 대응 및 탄소배출 감축 전략의 혁신적인 실행에 대한 제언'이라는 제목으로 서한을 보냈다고 17일 밝혔다.

APG는 삼성전자에 대해 2020년 기준으로 매출액 대비 탄소 배출량(가격 환산)이 8.7%로 애플(0.3%) 등 같은 동종 기업보다 과도하게 높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기존 탄소 감축 전략을 평가하고, 기후 변화 관련 과제에 대해 장기 투자자들과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특히 APG는 삼성전자 주요주주로서 탄소 배출 감축 등 친환경 경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ESG 경영을 표방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탄소배출량은 어느 정도 심각한 수준일까. 삼성전자가 지난해 탄소배출 정보공개 프로젝트(CDP·Carbon Disclosure Project)에 제출한 자료를 살펴보면, 2020년 삼성전자 직접 탄소 배출량 Scope1은 572만6300톤이다. 탄소 배출은 성격과 범위에 따라 Scope 1~3 3단계로 구분된다. Scope 1은 사업장에서 직접 배출되는 탄소를 의미한다.

삼성전자 Scope 1 탄소배출 추이. 출처=CDP
삼성전자 Scope 1 탄소배출 추이. 출처=CDP

이중 반도체를 담당하고 있는 DS 부문이 배출한 탄소 배출량이 544만8000톤에 달한다. 비중으로 따지면 95.1%다. 즉, 삼성전자의 친환경 경영은 DS 부문 환경 지표 관리에 따라 달라진다고도 볼 수 있다. 최근 6년간 DS부문 Scope1을 살펴보면 2015년 216만3000톤이었던 것이 2019년 476만6000톤에서 다시 2020년 68만2000톤이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DS부문 배출량이 전체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88.4%였던 것이 2020년 95.12%까지 올라섰다. 스마트폰이나 가전 등의 부문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핵심인 DS부문 탄소 배출량이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탄소배출량을 애플과 직접 비교하는 건 무리다. 애플은 최대 탄소배출원인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지 않고 있고, 전 세계에서 부품을 소싱해 스마트폰의 조립생산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도체 제조업체인 인텔이나 마이크론 등에 비해 과다한 탄소배출량은 시급히 감축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CDP는 지난해 삼성전자 기후변화대응(Climate Change) 등급을 B로 평가했다. 전년(A-) 대비 한 단계 떨어진 등급이다. 경쟁사들의 절대탄소 배출량 감축 계획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D램 부문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절대 탄소배출량을 30% 줄이겠다고 밝혔고, LG전자는 이미 절대 탄소배출량 감축에 들어갔다.

또한 삼성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애플은 지난해 7월 공급망 탄소배출 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애플 2020년 탄소발자국’ 그래프에 따르면 애플은 2020년 총 2260만톤(metric tons of CO2e)의 탄소를 배출했는데, 사실상 Scope 1과 Scope 2에서는 이미 탄소중립을 실현했다.

전체 탄소배출량 중 Scope 1에 해당하는 직접배출은 매출액 대비 1% 미만이며, 간접배출 나타내는 Scope 2는 0%로 나타났다. 이는 애플 공장은 이미 재생에너지 전환이 성공했다는 것을 뜻하며, 대부분의 탄소배출은 Scope 3인 공급망 발생 단계에 집중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따라 삼성전자 또한 절대 탄소 배출량 관리를 시작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애플 2020 사업연도 탄소발자국 그래프. 출처=애플 '2020 환경보호 성과 보고서
애플 2020 사업연도 탄소발자국 그래프. 출처=애플 '2020 환경보호 성과 보고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DS부문 내 별도로 지속가능경영 사무국을 개설해 운영 중이며, 2020년 하반기에는 기업 대상 환경 컨설팅 업체인 ERM코리아의 대표를 역임한 서현정 삼성전자 상무가 DS부문 지속가능경영 사무국에 부임했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DS부문에 적용할 수 있는 자체 친환경 평가 지표인 SEPI(Semiconductor Environmental Performance Index)를 개발했다. 반도체에 한정된 환경 평가 지표로, 이달 진행된 세미콘코리아에서 내용이 공개됐다.

서현정 상무는 “MSCI, CDP 등의 평가 기관이 반도체 산업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강하게 환경 경영 요구를 하고 있다”라며, “향후 SEPI가 투자자의 기업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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