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보고서 제출할 때까지 거래 정지
거세지는 윤리적·지속가능한 소싱 요구

[ESG경제=박가영 기자] 비철금속 선물 거래의 중심지인 런던금속거래소(LME)가 ‘책임 있는 소싱(responsible sourcing)’ 감사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생산 브랜드를 거래 정지시키거나 브랜드 등록을 폐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LME는 15일 성명을 통해 금속제품 기업들이 책임감 있는 원자재 조달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할 때까지 등록된 금속 브랜드의 약 10%를 거래 정지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2019년에 도입된 아동 노동, 부패, 갈등 등과 관련 없는 윤리적이고 투명한 공급망 구축을 위한 '책임 있는 소싱' 정책의 일환이다.
LME는 50%가 넘는 등록업체에 2023년 말까지 책임 있는 소싱 이행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LME는 현재도 여러 브랜드들의 보고서를 검토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금속 브랜드들이 소싱 정책을 준수하고 있으나 검토 결과에 따라 추가로 거래 정지되는 브랜드가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브랜드 등록이 폐지될 경우 LME의 요구를 충족하면 다시 등록이 가능하다.
농산물 시장의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와 함께 원자재 시장의 양대산맥으로 불릴만큼 영향력 있는 거래소인 LME의 이러한 행보는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LME에서는 주로 동·아연·납·주석·알루미늄·니켈 등 비철금속이 거래되며, 이곳에서 결정되는 가격이 세계 거래 가격의 기준이 된다. LME의 선물은 세계 비철금속 선물의 8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LME는 거래되는 금속들에 대해 일종의 '브랜드 코드'를 부여해 금속의 품질을 보증해준다. 브랜드 등록 절차는 까다로운 편이다. 생산 제품의 정보를 LME에 제공한 뒤 통과되면 불순물 조사 등 각종 품질 조사가 이루어진다. 이후 LME의 브랜드로 등록된 금속만 거래소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따라서 LME 등록 폐지 위험에 직면한 생산 업체의 경우 시장에서 신뢰도를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책임 있는 소싱 규정을 준수하는 업체의 경우 원자재 부문에서도 거세지고 있는 윤리적·지속가능한 소싱 요구에 부합함으로써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