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에너지스 광고 오해 소지 있고 온실가스 감축 약속 지키기 어려워
유럽 소비자법 위반 혐의...회사측은 그린워싱 주장은 부당하다고 반박

[ESG경제=이신형기자] 유럽의 환경단체가 프랑스의 거대 정유사 토탈에너지가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프랑스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3일 보도했다.
‘그린피스 프랑스’와 ‘지구의 벗 프랑스’ 등 소송을 제기한 환경단체는 토탈에너지가 지난해 5월부터 내보낸 광고를 문제 삼고 있다.
문제의 광고는 토탈에너지스가 에너지 전환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변신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할 것이라고 약속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환경단체는 이 광고는 화석연료인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을 계속해서 늘린다는 토날에너지스의 사업계획과 배치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따라서 이 광고가 소비자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잘못된 정보를 포함해 오해의 소지가 있는 관행을 금지하는 유럽 불공정 소비자 관행 지침(UCPD: European Unfair Consumer Practices Directive)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그린피스 프랑스의 클라라 곤잘레스 법류자문은 “긴급한 기후변화 대응을 지연시키는 잘못된 (기업의) 홍보 전략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경운동가들은 그린워싱을 '오염 물질 배출 행위를 숨기거나 기업의 친환경 활동을 실제보다 과장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기업들이 그린워싱을 저지르고 있다는 불만을 표시해 왔다.
토탈에너지는 로이터 기자에게 "투자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통해 탄소중립 달성 전략을 구체적인 방식으로 이행하는 동시에 자사가 정한 목표에 맞춰 행동하고 있다"며 "그린워싱 혐의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토탈에너지는 석유 생산이 2026년까지 약 3%씩 늘어나는 등 2020년대에 정점을 찍은 후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2022~2025년 사이에 새로운 에너지원 개발을 위해 130억~15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며 이중 50%는 주로 재생에너지와 발전 분야에, 나머지 50%는 천연가스 생산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구 온도 상승폭을 2100년까지 산업화 이전 시대대비 1.5℃로 억제하려면 올해부터 새로운 유전과 가스전을 개발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거대정유사 수난 이어져
토탈에너지는 엑손모빌과 BP, 셰브런, 쉘, 코노코필립스와 함께 6대 오일메이저 중 하나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대표적인 화석연료인 석유와 가스를 생산하는 정유사들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5월 네덜란드 법원은 ‘지구의 벗’ 등 7개 환경단체가 로열더치셸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주며 로열더치셸에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수준의 45%로 감축하라고 명령했다.
미국의 거대 정유사 엑손모빌은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하는 행동주의 헤지펀드 엔진넘버원(Engine No.1)이 주도한 주주 반란으로 2명의 이사를 엔진넘버원이 추천하는 이사로 교체했다.
옥스퍼드대학의 토마스 헤일 연구원은 “(기업들이) 저탄소 전환을 서둘러 추진하고 있고 심지어 탄소중립 달성이 정말 어려운 정유사들도 에너지 전환을 말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목표를 제시한 기업들은 실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나아가고 있는지 추가적인 검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