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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ESG경영 논란...비트코인 투자는 환경에 역행한다?

  • 기자명 전혜진 기자
  • 입력 2021.03.08 11:32
  • 수정 2021.03.23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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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_ 픽사베이 제공
비트코인 _ 픽사베이 제공

[ESG경제=전혜진 기자] 비트코인 투자는 ESG에 역행하는 것인가.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비트코인 투자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전력 소모량이 엄청난 점을 감안할 때 ESG 환경부분에 악영향을 준다는 지적이다.

일론 머스크가 지난달 비트코인 15억 달러(약 1조 6580억원)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동안 주춤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세를 탔다. 이는 테슬라가 보유한 현금준비금의 약 8%에 해당하는 규모다. 비트코인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머스크의 투자 결정은 성공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머스크는 최근 음성 소셜미디어 앱인 클럽하우스 토론방에서 “비트코인은 좋은 것”이라며 “최소한 8년 전에 샀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에 대한 우호적인 관점을 내비치며, 테슬라의 전기자동차도 비트코인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결제수단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ESG 경영 관점에서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는 재무적으로 성공적이었을지는 모르지만, 비재무적인 관점에서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탄소 배출 감축이 전 세계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테슬라는 이제껏 ESG 투자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테슬라의 이번 비트코인 투자는 ‘환경에 강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활발하다.

UBS 폴 도노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가상화폐는 환경에 큰 악영향을 주지만, 사람들의 생활수준을 특별히 향상시키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이 과연 암호화폐를 사들인 기업에 투자해도 괜찮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테슬라는 ESG 기업인가

테슬라는 모든 협력사에 탄소배출 저감을 요구할 정도로 ESG 경영에 적극적이다. 일론 머스크는 최근 1억 달러의 상금을 내걸고 탄소포집 기술 경연대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 투자 소식이 알려지자, 로이터는 “일론 머스크는 청정에너지를 원한다면서 더러운 비트코인 가방을 메고 있다” 비판했다.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를 채굴에는 엄청난 전력소모가 발생하며, 이는 곧 다량의 탄소배출을 의미한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과학자들은 암호화폐 시장이 커지면 파리기후협정의 목표 달성이 힘들 것이라고 예측한다. MS, 구글 등 IT업체의 데이터센터가 내뿜는 온실가스를 지적하는 이유도 소비하는 전력이 방대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채굴에 소모되는 연간 전력량 _ 디지코노미스트 제공
비트코인 채굴에 소모되는 연간 전력량 _ 디지코노미스트 제공

비트코인 채굴 이산화탄소 배출, 뉴질랜드 수준

블록체인 전문매체 디지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연간 비트코인 채굴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36.95Mt으로 뉴질랜드가 연간 배출하는 양보다 많다. 연간 소비전력은 77.78Twh로 칠레와 맞먹는 수준이다.

디지코노미스트는 비트코인 블록을 추가로 하나 더 생성하는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약 303.36kg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67만 번의 비자 결제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에 해당한다. 다른 결제수단과 비교해도 비트코인으로 인한 환경오염은 심각한 수준이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대안금융센터(CCAF)의 추정치는 이보다 더 높다. CCAF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에 소모되는 연간 전력량은 총 121.36Twh로 아르헨티나를 넘어 노르웨이에 근접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비트코인에 소비되는 에너지 양은 믿기힘들 정도”라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채굴에 소모되는 에너지 비중 _ 캠브리지대학 대안금융센터(CCAF) 제공
암호화폐 채굴에 소모되는 에너지 비중 _ 캠브리지대학 대안금융센터(CCAF) 제공

비트코인으로 인한 탄소 배출이 과장됐다는 반론도 있다. 지난해 9CCAF가 발표한 글로벌 가상자산 벤치마킹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암호화폐 채굴에 들어가는 전력의 39%가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것으로 발표됐다. 또한 암호화폐 채굴업자의 76%가 소비 전력 중 일부를 재생에너지에 의존하고 있었으며, 특히 수력에너지를 사용한다고 답한 경우가 62%로 가장 많았다.

비트코인... 끝나지 않은 논쟁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와 ESG를 바라보는 관점은 투자자들에 따라 다르다. S&P글로벌은 테슬라의 가상화폐 구매가 “ESG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결론내렸다. 가상화폐가 아직 경제의 주류가 아니기 때문에 주요 ESG 점수 산출 방식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비주류 분야기 때문에 오히려 ESG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서스테이널리틱스는 “비트코인은 사회(S) 측면에서 해킹 우려·사이버 보안 취약이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구매 방법으로 비트코인을 허락한 테슬라의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며 “테슬라를 평가하기 위해 ESG 분석 방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대훈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MSCI 등 글로벌 평가사의 기준을 봤을 때, 비트코인에 투자하거나 채굴한다고 감점하는 기준은 없다”면서도 “(기업의 비트코인 투자가) 당장은 영향을 안 줘도 향후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 다른 요소보다도 ‘E(환경)’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테슬라는 ESG 평가를 굉장히 좋게 받는 기업인데, 비트코인 투자는 E 분야 등급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 채굴로 인한 탄소 배출량을 무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아타나시오스 파로파기스(Athanasios Psarofagis) 블룸버그 ETF 분석가도 “MSCI가 환경적, 사회적 관점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며 “환경적인 관점에서 볼 때 채굴 관련 전력 효율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MSCI는 환경 요소와 관련, 테슬라에 높은 점수를 부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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