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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 직후 폭발한 스페이스X 스타십, 환경 파괴 논란에 '시끌'

  • 기자명 이진원 기자
  • 입력 2023.04.26 18:14
  • 수정 2023.04.26 2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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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의 화성 탐사용 우주선 스타십 발사 직후 폭발
발사와 폭발로 인한 분진 등이 당초 예상보다 멀리 퍼져
스타십 발사 지역인 보카치카에는 멸종위기종 다수 서식
환경단체들, 발사 전부터 환경 피해에 대한 우려 목소리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달·화성 탐사를 위해 개발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이 2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남부 브라운즈빌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발사되고 있다. 로이터=연합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달·화성 탐사를 위해 개발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이 2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남부 브라운즈빌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발사되고 있다. 로이터=연합

[ESG경제=이진원 기자] 지난 20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발사한 화성 탐사용 대형 우주선인 스타십이 시험 비행 도중 폭발한 이후 이로 인한 환경 피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를 의식한 연방항공청(FAA)은 사고 조사가 끝날 때까지 스타십의 발사를 잠정 중단시켰다.

스타십은 이날 오전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 발사기지인 '스타베이스'에서 수직 이륙한 지 4분여 만에 상공에서 폭발했다. 그런데 이번 발사와 폭발로 인해 생긴 미세 파편과 분진 같은 입자 물질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멀리 퍼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발사 전부터 커지기 시작했던 환경 피해 논란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유로뉴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스타십 발사 당시 발사대 주변으로 엄청난 양의 먼지와 모래 기둥이 생기면서 발사대로부터 약 8km 떨어진 도시인 포트 이사벨(Port Isabel) 카운티에 주차되어 있던 차량들까지 먼지로 뿌옇게 뒤덮였다. 또 이곳에 있는 집과 기업 건물들의 창문도 흔들린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에는 스타십 발사와 폭발로 인한 일명 ‘로켓 먼지’나 ‘콘크리트 비’로 뒤덮인 차량과 벤치들의 사진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트위터에 올라온 스타십 발사 직후 포트 이사벨에 떨어진 분진이 노트북과 의자 등에 쌓여있는 모습. 
트위터에 올라온 스타십 발사 직후 포트 이사벨에 떨어진 분진이 노트북과 의자 등에 쌓여있는 모습. 

스페이스X와 머스크는 FAA에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할 경우라도 잔해가 발사대 주변에서 약 1.2km 정도 떨어진 지역 정도까지만 퍼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보다 훨씬 멀리 떨어진 지역까지 퍼진 것이다.

텍사스주 보카치카는 야생동물 보호지역

문제는 이 정도 선에서 끝나지 않는다. 진짜 문제는 보카치카가 주와 연방정부가 야생동물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들로 둘러싸인 곳이라 이들의 피해도 우려된다는 점이다. 보카치카 해변에서 스페이스X의 로켓 발사가 미치는 환경적 피해를 둘러싼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이곳 해변에서는 멸종위기종인 켐프각시바다거북(Kemp’s Ridley Sea Turtle)뿐만 아니라 오실롯(Ocelot) 야생고양이 등이 서식하고 있다. 멸종위기에 처한 많은 종류의 새들도 서식 중이다.

이런 야생동물이 받을 피해를 걱정한 많은 시민과 환경단체들은 스타십 발사에 앞서 FAA에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야레드 모고리스 ‘생물다양성센터(Center for Biological Diversity)’ 소속 변호사는 CNBC에 “우리가 우주 탐사나 스페이스X가 하는 일을 반대하는 건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별을 보기 위해 지역사회와 서식지와 종들을 기꺼이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스타십 발사 전부터 환경 파괴 우려  

스타십 발사에 앞서 일부 전문가들은 전면적인 환경영향 평가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FAA는 “발사 지역 주변 거주민들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대신 FAA는 신속 부분 환경영향 평가만을 실시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FAA가 스타십 발사 허가를 너무 서두른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스타십 발사 직전 환경공학자인 에릭 로에쉬(Eric Roesch)는 자신의 ’ESG 하운드‘라는 블로그에 ”결과적으로 스타십 발사로 주변 지역과 환경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피해가 확실히 과소평가됐을 뿐 아니라 부적절하고 부정확하게 평가됐다“고 비판했다.

보카치카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지하는 전문가들은 2018년 스페이스X가 이곳에서 처음 로켓 발사를 시작했을 때와 2021년 사이에 멸종위기종인 피리 물떼새(Piping Plover) 개체 수가 54%나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와 같은 개체 수 감소가 스페이스X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텍사스의 비영리재단인 ’야생동물 생태통로 친구들(Friends of the Wildlife Corridor)'은 스페이스X가 스타십 발사로 두 건의 화재를 일으켜 총 10.5헥타르의 지역이 불에 탔다고도 주장했다. 그들은 또 로켓 발사 지역에 떨어진 잔해를 정리하기 위해 중장비를 동원함으로써 주변 토양에 피해를 주고, 교통체증과 도로 폐쇄 등의 문제가 유발됐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FAA는 ‘사고 조사’를 이유로 스페이스X의 추가 로켓 발사를 잠정 중단시켰다. FAA는 스페이스X가 추가 발사를 계획하기 전에 주 및 연방기관들과 발사 영향을 분석하고 ‘환경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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