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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환경 악화’ 비트코인 결제 중단 쇼크…채굴시 '전기' 얼마나 먹길래

  • 기자명 이진원 기자
  • 입력 2021.05.14 17:15
  • 수정 2021.05.15 2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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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20테라와트 '전기 먹는 하마', 스웨덴 전체 사용량과 비슷.
중국서 암호화폐 채굴 늘며 탄소배출 급증 우려 커져.
빌 게이츠 MS 창업자, 비트코인 채굴로 탄소발자국 증가 경고

비트코인 채굴이 환경에 미치는 피해에 대한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사진 = 픽사베이 
비트코인 채굴이 환경에 미치는 피해에 대한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사진 = 픽사베이 

[ESG경제=이진원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3일(현지시간)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이유로 자사 전기차 결제에 비트코인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뒤 비트코인 시장이 요동쳤다. 그의 발언을 계기로 비트코인 채굴이 환경에 주는 심각한 폐해에 대한 관심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온라인 성명에서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로 인해 특히 배출 시 가장 해로운 연료인 석탄의 사용이 급증하고 있어 걱정된다"면서, 테슬라는 비트코인 채굴에 지속가능한 에너지가 사용될 때까지 전기차 결제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자신이 했던 말을 뒤집은 것으로, 이로 인해 다수의 암호화폐 가격이 두 자릿수 폭락하는 등 암호화폐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머스크는 2월에는 테슬라가 비트코인에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를 투자하고, 비트코인으로 자사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엄청난 전력 소모...비트코인 채굴의 75% 이상은 중국서 

많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 채굴에 드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이유로 머스크의 결정을 비난해왔다. 환경운동가들 역시 암호화폐 채굴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가 인류의 지속가능성 노력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 채굴은 수많은 컴퓨터를 동원해서 수학적 알고리즘이나 퍼즐을 푸는 새로운 코인 주조 과정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소모되는 전력은 웬만한 국가의 소비량과 맞먹는다.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데 엄청난 성능의 시스템이 동원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채굴 활동은 종종 화석연료를 갖고 생성되는 전기에 의존한다.

지난해 4월 현재 전 세계 비트코인의 채굴의 75% 이상이 중국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의 일부 시골 지역은 전기요금이 저렴하고, 채굴장 건설에 필요한 넓은 미개발 토지가 많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채굴의 가장 이상적인 장소로 간주된다.

그런데 중국 채굴업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화석연료 대신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할 유인이 없다. 이들 업자들은 여름철 비가 자주 올 때 수력발전에 기대다가 나머지 기간에는 화석연료, 그 중에서도 특히 석탄발전에 의존한다. 실제로 중국에서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전력의 40% 정도가 석탄 발전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컨설팅 업체 로디움그룹이 지난 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27%에 달했다. 1990년의 3배 이상 수준으로 늘었다.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전력 소비의 증가가 온실가스 배출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 = 픽사베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 = 픽사베이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추산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에 드는 전력은 매년 120테라와트시(Twh) 이상이다. 이는 전 세계 전력 생산량의 0.55%로, 말레이시아나 스웨덴 내지 아르헨티나 같은 국가들의 연간 전력 소비량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케임브리지대는 또 비트코인이 하나의 나라라면 30대 에너지 소비국에 포함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  채굴 급증은 지구 온난화에 악영향 

암호화폐 사이트인 디지코미스트(Digiconomist)가 비트코인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추산해 내놓은 자료에서도 비트코인 채굴에 매년 115테라바이트 정도의 전력이 소비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전 세계 모든 데이터센터에서 소비하는 만큼의 에너지를 소비하며, 그로 인해 배출되는 탄소발자국은 런던의 탄소발자국 규모에 버금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이미 지난 3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의 에너지 소비 문제를 지적하며, 비트코인이 인기를 끌수록 '탄소발자국'이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탄소발자국은 사람이 활동하거나 상품을 생산, 소비하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탄소의 총량을 말한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채굴만으로도 향후 30년 안에 전 세계 온도를 2도 이상 끌어올릴 수 있을 만큼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채굴에 소비되는 전력량은 2015년 말보다 66배나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또 케임브리지대와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금 같은 추세라면 비트코인 채굴의 연간 전력소비가 네덜란드가 2019년에 사용한 총 전력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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