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F, 피할 수 없는 ESG 공시 의무화 적극 활용 권고
기업들, 단일한 ESG 공시 기준 요구 목소리 높여야

[ESG경제=이신형기자] 유럽과 미국 등이 ESG 공시 의무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세계경제포럼(WEF)은 ESG 공시가 자금 조달에서 인재 확보에 이르기까지 기업 경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WEF는 또한 여러 ESG 공시 기준의 난립에 따른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기업들이 단일한 공시 기준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WEF는 22일자 보고서를 통해 "기업은 피할 수 없는 ESG 공시 의무화를 오히려 활용해야 한다"며 ESG 공시, 특히 WEF의 지표를 활용한 공시가 기업의 성공적인 변화를 이끈 4가지 유형을 소개했다.
WEF는 "오랫동안 자율의 영역이었던 ESG 공시에 구조적인 변화가 일고 있다"며 "유럽연합과 미국을 포함해 국제적으로 ESG 공시를 의무화하는 것은 피하기 힘든 대세"라고 진단했다.
기업의 투명하고 지속적인 ESG 공시는 매우 중요하다. WEF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지표 사례 연구(Stakeholder Capitalism Metrics Case Studies series)는 ESG 공시를 하는 주요 기업과 WEF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지표(Stakeholder Capitalism Metrics)가 어떻게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냈는지 보여주고 있다.
보고서의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1. 조직의 변화(Organizational transformation)
프랑스의 다국적 에너지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은 10여 년간 지속가능성 공시를 해왔다. 2020년 CDC 생물다양성(CDC Biodiversité)과 함께 생물다양성 발자국 평가를 개척했다.
하지만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WEF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지표의 토지 사용과 생태학적 민감성 지표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WEF의 지표는 기업이 소유하거나 임대, 관리하는 토지 중 보호구역이나 핵심 생물다양성 유지 지역에 인접한 토지의 수와 면적을 공표하도록 하고 있는데 슈나이더는 이를 따르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슈나이더는 WEF의 지표에 기반한 정보 공개에 나섰고 마침내 사용하는 모든 토지의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마련했다.
생물다양성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기업의 노력이 주목 받고 있다. 진화하는 ESG 공시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기업은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관련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 생물다양성 발자국 분석에 착수해야 한다.
2. 문화적 변화
ESG 공시는 사내 협력 방식을 변화시킨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다른 상장사처럼 ESG 공시를 위한 인적 구성을 갖추고 있었다. 구성원은 각기 다른 공시 기준 제정기관과 네트워킹이 형성돼 있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ESG 공시 관련 교육을 강화하고 적기에 재무정보 공시와 같은 수준의 공시를 할 수 있는 체계를 수립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WEF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지표는 뱅크오브아메리카 내부 조직간의 협업을 통해 내부 ESG 공시 기준 마련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ESG 공시를 담당하는 팀과 재무회계팀 간의 보다 긴밀한 협력이 가능했다.
ESG는 기업 경영의 거의 모든 영역과 관련이 있어 부서 간 협력은 성공적인 ESG 공시의 핵심 요인이다. 이게 바로 ESG의 내재화다.
3. 디지털 전환
ESG 공시는 기업의 데이터 활용을 돕는다. 콜롬비아의 국영 정유사 에코페트롤(Ecopetrol)은 기업에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고 이해관계자에게 가치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ESG 공시 솔루션이 필요했다.
이 기업은 기술의 역할에 우순 순위를 두고 온라인을 통해 TESG(Technology, 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공시를 위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에코페트롤은 신속하고 추적가능한 데이터 수집에 필요한 기술을 찾았고 온라인 데이터베이스 사용을 통해 지속가능성 정보 수집 과정을 간소화했다. 이 기업은 현재 TESG 성과를 측정한 모든 지표와 정보를 한 곳에 모아두고 이해관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4. 브랜드 변화
ESG 경영 확산으로 기업의 행동이 자사가 추구하는 가치를 강화하는데 얼마나 기여하는지 보여주는 게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인력전문컨설팅 기업인 아데코그룹(Adecco Group)은 WEF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지표가 자사의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알리는데 WEF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지표가 유의미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데코그룹의 관심은 “사람 우선”이라는 가치에 있었고 WEF의 지표를 활용해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특히 평생 학습에 대한 목표 4와 양질의 일자리에 관한 목표 8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화했다.
결과적으로 아데코그룹은 자사가 단순히 수익 창출을 위한 기업이 아니라 평생 고용과 성취를 가능하게 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대중에 전달할 수 있었다.
ESG 공시는 기업 활동이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일치하는지 명확히 보여주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