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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로 '나쁜 기업' 혼내는 MZ세대...ESG경영의 든든한 우군

  • 기자명 전혜진 기자
  • 입력 2021.04.13 15:25
  • 수정 2021.04.13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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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로 가치관 드러내는 '미닝아웃' ESG와 일맥상통.
착한 제품‧선행 스스로 온라인 홍보

픽사베이 제공
픽사베이 제공

[ESG경제=전혜진 기자] 20~30대인 MZ세대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아우르는 말). 최근 서울과 부산의 시장 보궐선거에서 놀라운 표심을 보여줬다.

MZ세대는 기업의 ESG 행보에 민감하다. 자신이 알게된 기업 미담이나 악행은 혼자 알고 있지 않는다. SNS와 커뮤니티에 공유해 칭찬하거나 혼쭐내 주는 걸 좋아한다.

최근 형편이 어려운 어린 형제에게 무료로 치킨을 나눠준 서울의 한 치킨집이 임시로 영업을 중단했다. 치킨집 점주는 형제가 가게 앞을 서성이자 공짜로 치킨을 대접했다. 도움을 받은 고등학생이 치킨집 점주의 선행을 온라인에 올리면서 주문이 폭주했다. 부산이나 강원도 등 지방에서는 돈만 내고 음식은 받지 않는 주문이 이어졌다. 쏟아지는 전화와 메시지에 결국 영업을 일시 중단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른바 착한 기업을 추려 이들에게 소비를 집중하는 형태가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배경에는 ‘미닝아웃’을 추구하는 MZ세대가 있다. 미닝아웃(Meaning Out)은 미닝(Meaning:신념)과 아웃(Coming Out:나오다)이 합쳐진 말이다. 소비를 통해 자신의 정치, 사회적 성향을 드러내는 소비패턴을 의미한다.

선행을 하는 기업에는 흔쾌히 지갑을 열어 돈으로 보답한다. 또한 부도덕한 기업에는 가차없이 불매운동을 이어간다. 오랜 선행으로 미담을 쌓아온 기업 '오뚜기'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갓뚜기'(God과 오뚜기를 합친 말)로 불리며 사랑받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부도덕한 기업에 대해서는 불매운동이 일어난다. 2013년 대리점 갑질 사건이 불거진 남양유업은 아직까지도 불매운동 대상이 되고 있다. 당시 남양유업 제품인지 아닌지를 판독해주는 웹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이런 트랜드는 내가 소비하는 것이 곧 나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있기에 가능하다. 과거 가격과 성능을 따졌던 단순한 소비가 아니다. 소비행위에 사회적 가치를 부여하고 올바르게 사용되고 있는가 하는 기준이 부여된다.

MZ세대의 이런 소비 트렌드에 대해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바이콧(buycott, 어떤 물품을 사는 것을 권장하는 행동) 운동의 일환"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MZ세대는 공정과 정의 같은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러한 가치를 통해 좀 더 나은 사회, 미래 세대에게 이익이 되는 소비문화를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또한 “선한 의도를 세상에 널리 알리고 그 일에 많은 이가 동참하게끔 여론을 모으는 일에도 앞장서는데, 이 과정을 통해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주체가 되는 데 만족감을 얻는다”고 분석했다.

이재흔 대학내일 20대연구소 연구원은 "MZ세대는 '내가 소비하는 물건이 나를 보여주는 것'이란 인식이 있어 소비를 할 때 단순히 가격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나 올바름도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MZ세대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불편한 것에 대해서는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나의 참여가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건강한 자존감을 가진 세대"라며 "동시에 이들이 주로 활동하는 SNS에서 챌린지를 이어가거나 착한 소비 등을 하면서 자신이 가능한 선에서 적극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표현한다"고 분석했다.

ESG경영에 나서는 기업 입장에서 MZ세대는 든든한 응원군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린위싱' 등이 드러날 경우 기업에 치명타를 가하는 무서운 존재가 된다. 그만큼 MZ세대와 교감하고 소통하는 능력이 ESG 기업들에게 요구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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