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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림 KT 차기대표 후보 끝내 사퇴

  • 기자명 홍수인
  • 입력 2023.03.27 23:15
  • 수정 2023.03.28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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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반대와 검찰 수사 기류에 두 손 들어
정기주총 선임 무산...리더십 공백 불가피
민간기업 경영에 정치 간여한 선례 남겨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에서 사퇴한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급). 사진=KT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에서 사퇴한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급). 사진=KT 

[ESG경제=홍수인 기자]  윤경림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가 27일 공식 사퇴했다.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급) 이던 그는 이날 이런 의사를 이사회에 재차 확인하고 사퇴서를 제출했다고 KT 측이 전했다.

KT 측은 "윤 후보가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기대 수준을 넘어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새로운 CEO가 선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사퇴의 변을 전했다. 그가 물러난 것은 대표이사 후보 내정 20일만이자 사의 표명 후 닷새 만이다.

지난주부터 흘러나온 그의 사퇴설이 기정사실화하면서 KT는 31일 정기주주총회 의안에서 대표이사 선임 건을 빼는 등 부랴부랴 후속 비상절차에 나섰다. 윤 후보 사퇴로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과 송경민 경영안정화TF장 2인의 사내이사 후보 자격도 자동 폐기된다.

KT 초유의 경영공백 사태

당장 다음달부터 대표이사는 물론 최고경영진이 없는 초유의 경영공백 사태가 빚어지게 됐다. KT가 2002년 민영화 후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 후보는 22일 이사진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자진 사퇴가 회사를 위하는 길" 이라고 털어놨지만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사내외 이사들의 만류로 숙고를 거듭하다 결국 그만둘 뜻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그의 사퇴에는 여당과 대통령실,국민연금 등 범여권의 사퇴 압박, 그리고 배임 등에 대한 검찰수사 가능성 등이 두루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달 초 KT 이사회에서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 낙점을 받았지만, 곧바로 국민의힘 등 여권의 반대 목소리에 부닥쳤다. 국민의힘은 구현모 현 대표의 연임을 극구 반대한 데 이어 대안으로 나선 윤 후보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배임 의혹이 있는 구 대표의 "아바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 후보 측은 지배구조개선TF를 구성해 KT의 대표나 사내외 이사 선임 절차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등 경영체질 개혁 약속을 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후보 당시 대선캠프 경제특보나 대통령 친분인사를 사외이사나 자회사 대표로 영입하려는 시도가 본인들의 고사로 무산되기도 했다.

한편 국내 간판 통신 대기업의 대표이사 선임에 정부 여당이 깊숙이 간여한 선례를 남긴 가운데 “계기야 어쨌든 자유시장경제 체제의 정부 여당이 민간기업 지배구조와 자율경영을 침해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여권, “소유분산 대기업의 CEO 전횡” 문제 삼아

특히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의결권 강화 움직임과 함께 주총 때 적극 의사 개진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윤 후보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국민연금은 KT 차기 대표 선임 과정 초기부터 절차가 공정,투명하지 않다는 문제를 현 정권을 대리해 제기해 왔다.  31일 정기주총에서도 윤 후보 대표 선임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 유력시된다.

대형 협력사업 인연 등 그간 우호 지분으로 분류된 2대 주주 현대차그룹마저 KT에 대표이사 선출 등 주요 이슈에서 이사회가 대주주 의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윤 후보는 더욱 궁지에 몰렸다. 이어 3대 주주인 신한은행도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 의사에 반하기 쉽지 않으리란 전망 등이 KT의 사면초가 처지를 더욱 부추겼다. 1∼3대 주주 지분은 총 23% 정도지만, 여타 중소 주주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판세를 흔들 키라는 것이 업계 평가다.

윤 후보로 KT는 31일 주총 전이라도 긴급이사회를 열어 대표 직무대리 지명 등 후속 조치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표 대리를 할 다음 서열은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급)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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