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개념 친숙도 2년 동안 그리 늘지 않아
미국인, 지지 정당 상관없이 "ESG 낯설다"
기업 활동,투자 때 ESG 역할엔 나름 의견

[ESG경제=이진원 기자] 미국의 정치권에서 ESG 활동을 투자할 기업을 선정하는 중요 잣대로 삼는 게 올바른지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일반인들은 이런 논란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으로 갤럽 조사 결과 나타났다.
ESG 활동을 중시하는 쪽에서는 이것을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사회적 공익활동을 조장하기 위해 해야 하는 활동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반대하는 쪽에서는 진보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주들에게 피해를 주는 활동에 불과하다며 깎아내리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공화당이 후자와 같은 입장을 취하며 ESG 활동에 공공연히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자신들이 장악한 몇몇 주에서는 ESG 기준에 따라 운용되는 펀드에 투자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최근 하버드 로스쿨은 “미국에서 ESG와 관련하여 가장 극적인 사건은 주정부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데올로기 싸움으로, ESG 중심 투자를 수용한 진보 성향의 주정부와 이를 막으려는 보수 성향의 주 정부가 대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갤럽이 지닌 달 3~25일 사이 미국 50개 주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성인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오차 범위 ±4p, 신뢰 수준 95%) 일반인들은 민주당과 공화당 중 어느 당을 지지하느냐와 상관없이 2년 전 조사 때나 이번 조사 때나 ESG 개념에 대해 낯설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성인들의 ESG 개념 인지도 낮아
ESG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를 묻는 '친숙도' 조사에서 ‘아주 친숙하다(very familiar)’와 ‘다소 친숙하다(somewhat familiar)'고 답한 미국인은 2년 전 조사 때보다 불과 1%p 높은 37%에 그쳤다. 또 ’아주 친숙하지는 않다(not too familiar)‘와 ’전혀 친숙하지 않다(not familiar at all)‘는 미국인들은 2년 전 조사 때와 같은 62%나 됐다.

일반 미국인들이 ESG에 얼마나 친숙하지 않은지는 ”기업 활동과 투자에서 ESG 요소들을 중시하는 운동을 어떻게(긍정적 or 부정적) 평가하는지“를 묻는 질문으로도 확인됐다. 이러한 질문에 미국인 10명 중 6명에 가까운 59%는 ’모른다(의견 없음)‘고 대답했다.
나머지 10명 중 4명 사이에선 긍정적 의견(22%)과 부정적 의견(19%)이 거의 반반씩으로 갈렸다.
민주당과 공화당 중 지지하는 정당에 따른 ESG에 대한 친숙도도 거의 차이가 없었다. 지지 정당과 상관없이 ESG에 '아주 내지 다소 친숙하다'고 답한 사람은 모두 10명 중 4명도 채 되지 않았다.
또 2021년 조사 때와 비교해서도 두 정당 지지자들의 ESG에 대한 인식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공화당 지지자의 33%와 민주당 지지자의 38%만 ESG에 대해 '아주 내지 다소 친숙하다'고 답했는데 이는 2년 전 조사 때와 비슷한 결과다.
다만 공화당 지지자들이 ESG에 대해서 긍정적 시각보다 부정적 시각을 가진 경우가 조금 더 많았다. 반대로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이와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갤럽은 ”지지 정당에 상관없이 ESG 개념에 대해 낯설어하는 사람이 많은 가운데 미국인들의 ESG에 대한 견해는 미국에서 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정쟁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도 ESG는 아직 낯선 개념
국내에서도 ESG 경영 바람이 불고 있지만 여러 조사 결과들을 통해 여전히 일반인들 사이에서 ESG 개념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이 같은 사실은 가장 최근인 이번 달 7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경기도 소재 중소기업 538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진행한 중소기업 ESG 경영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된 ‘경기도 중소기업 ESG 실태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 기업 절반(52.0%)은 ESG 경영을 ‘인지’하지만 용어를 들어 본 정도라고 했다. 내용을 정확하게 안다는 답변은 4.6%에 그쳤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 ESG 전문가는 ”아직 일반 대중이나 기업들의 ESG에 대한 관심과 인지도가 크지 않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래도 공시 등 기업들의 ESG 활동에 대한 법제화 바람이 불면서 기업들에 ESG는 거스르긴 힘든 대세“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