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전문가 53%, ESG 문제로 M&A 취소 경험
2분기 글로벌 M&A에 가장 큰 영향 준 테마도 ESG
M&A 향후 추진 시 ESG 실사 지금보다 강화될 듯

[ESG경제=이진원 기자] 최근 몇 년 사이 기업들이 경영활동에 적극 반영하기 시작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가 기업의 M&A 활동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 조짐을 보여주는 두 건의 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먼저 글로벌 전문 서비스 기업인 KPMG가 최근 실시해 11일(현지시간)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1%가 M&A ‘실사(due diligence)’ 과정에서 ESG 위험 신호를 발견하면 거래를 중단시킬 수 있다고 답했다.
52%는 거래 성사 추가 조건을 요구할 수 있다고, 53%는 ESG 실사 결과 때문에 거래가 취소된 적이 있다고 답했다. 44%는 ESG 위험 신호가 발견되면 인수 대상 기업의 가치가 줄어들 수 있다고 믿었다. 반면 응답자의 60%는 ESG 요소를 우선시하는 기업을 인수할 때 프리미엄(웃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KPMG가 미국에서 활동 중인 기업과 금융 분야 M&A 전문가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다.
M&A 시 ESG 실사가 대세
이 밖에도 응답자의 4분의 3인 74%는 이미 M&A 어젠다에 ESG 요소를 고려했다. 46%는 ESG에 관한 위험과 기회를 알아보기 위해서 ESG 실사를 수행하고 있었다.
응답자들은 또 향후 M&A 추진 시 ESG 관련 실사 빈도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72%는 향후 20% 이상의 M&A 거래에 대해 ESG 실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 2년간 실시한 조사 때의 56%에 비해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또 27%는 80% 이상의 M&A 거래에 대해 ESG 실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2년간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 같은 계획을 내놓은 응답자 비율이 16%에 그쳤다.
KPMG의 미국 ESG·기후 서비스 담당자인 마크 골로브센코는 “이번 조사 결과는 기업과 투자자들이 옳고 책임 있는 행동이라서 뿐만 아니라 ESG가 가진 가치 때문에 M&A 전략에 ESG 요소를 반영하는 기업과 투자자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2분기 글로벌 M&A의 핵심 테마가 ESG
KPMG 조사 결과보다 일주일 전 나온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의 조사 결과에서는 2분기 전 세계 다양한 업종에서 진행된 대부분의 M&A의 핵심 테마 1위가 ESG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데이터가 2분기 중 모든 업종에서 일어난 M&A 활동에 영향을 미친 주제들을 살펴본 결과 가장 많은 총 104건의 M&A 목적이 ESG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M&A 규모를 돈으로 환산해 보니 총 1450억 달러(약 193조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특히 ESG 중 E, 즉 환경과 관련된 목적의 M&A가 활발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크리스토퍼 파파도풀로스 글로벌데이터 수석 애널리스트는 “경제의 탈탄소화를 추진하는 정부가 늘면서 기존 에너지 기업과 광산업체들은 재생 에너지와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자재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탈탄소화는 산업의 M&A 활동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고, 규제가 강화되고 청정에너지에 대한 국가의 재정 지원이 확대됨에 따라 탈탄소화 전략에 대한 자문 서비스를 찾는 기업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2분기 중 M&A 활동을 주도한 다른 상위 4개 테마들은 ▷ 신흥 경제 ▷ 인공지능(AI) ▷ 공급망 교란이었다.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에는 총 6020억 달러(약 801조 원) 규모의 M&A 거래가 체결됐다. 이는 1분기 때의 4690억 달러(약 624조 원)보다 28% 증가한 수준이다. 하지만 거래 건수는 1분기 8275건에서 2분기 8001건으로 274건 감소했다.

